중동發 돌발 악재에…'물가 최우선' 李정부 경제팀 첫 시험대

배럴당 100달러 이상 초고유가 재연 우려…물가 상방압력 커질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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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으로 치솟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정부의 물가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경제부총리 부재 속에 차관 체제로 출범한 이재명 정부 경제팀은 물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지만 정권 초반부터 대외 악재가 터지면서 시험대에 오른 모습이다.

가공식품과 외식 등 먹거리 가격의 오름세가 여전히 가파른 상황에서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해 공급 측 물가 상승 압력까지 커질 경우 둔화 흐름을 보였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시 높아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6일 국제금융시장에 따르면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한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전장보다 7.3% 오른 배럴당 72.98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일간 상승 폭 기준으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에너지 가격이 급등했던 지난 2022년 이후 최대 일간 상승 폭이다.

경기 침체 우려로 올해 들어 배럴당 50달러대까지 떨어졌던 국제유가는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다시 상승하는 모양새다.

국제금융센터는 지난 13일 발간한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습 관련 해외시각 및 평가'에서 "국제유가는 중동발 공급 불확실성 고조로 100달러 이상 초고유가 재연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급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JP모건은 이스라엘 공격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국제유가는 배럴당 13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제유가는 우리나라 소비자물가에서 가장 큰 변수 중 하나다. 유가 급등에 따라 국내 기름값이 오르게 되면 석유류 가격뿐만 아니라 물가 전반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게 된다.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 안팎으로 비교적 안정된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1.9% 올라 작년 12월(1.9%) 이후 5개월 만에 1%대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 같은 물가 안정세에는 석유류와 농산물 등 공급 측 물가 상방 압력이 축소된 것이 영향을 줬다.

지난달 석유류와 농산물 물가는 각각 2.3%, 4.7% 하락했다. 기여도 측면에서도 석유류와 농산물은 소비자물가를 각각 0.09%포인트(p), 0.2%p 끌어내렸다.

반면, 가공식품(4.1%)과 외식(3.2%) 등 먹거리 물가는 여전히 높은 상승률을 지속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유가 상승으로 공급 측 물가 상방 압력이 커질 경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 위로 다시 고개를 들 수 있다.

문제는 새 정부 출범 직후 물가 상승률이 높아지는 것은 경제팀에겐 큰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경제부총리 지명에 앞서 기획재정부 1·2차관을 먼저 임명하고 생활 물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주문했다.

이형일 기재부 장관 직무대행 1차관은 지난 12일 취임 직후 주재한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물가는 민생의 최우선 과제로 범부처 역량을 총동원해 체감 물가 안정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기재부를 중심으로 물가 안정을 위한 범부처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우선 이번 대책은 최근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계란과 가공식품 등 먹거리 물가 잡기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또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유가 상승 우려가 큰 만큼 정부가 일부 환원했던 유류세 인하 혜택을 다시 확대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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