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다시 1,360원대로…'휴전·매파 변심·外人 매수'
(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달러-원 환율이 1,360원대로 되돌아갔다.
이란과 이스라엘의 무력 충돌, 미국의 이란 공습으로 고조된 중동발 지정학적 우려가 휴전 소식으로 잦아든 결과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기준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진 것도 달러-원을 끌어내리는 요인이 됐다.
24일 연합인포맥스 달러-원 거래종합(화면번호 2110)에 따르면 달러-원은 이날 전장 대비 15.30원 낮은 1,369.00원에 출발했다.
달러-원은 이후 낙폭을 늘려 장중 한때 1,363.50원까지 떨어졌고 1,360원대에서 횡보 중이다.
글로벌 금융 시장의 위험 회피 심리가 후퇴한 가운데 서울외환시장은 중동에서 들려올 추가적인 소식을 기다리면서 국내 증시에서의 외국인 투자자들의 움직임, 수급 변화 등을 주시할 전망이다.
◇트럼프가 전한 평화 소식…위험회피 종료 수순
이스라엘과 이란의 휴전 소식에 따른 위험 회피 되돌림이 달러-원에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
미국이 이란 핵 시설 세 곳을 직접 타격한지 불과 이틀 만에 이스라엘과 이란이 극적으로 휴전에 합의하면서 중동발 긴장감이 해소되는 수순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서울환시 개장 직전 트루스소셜을 통해 양국의 휴전 소식을 전했다.
그는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에 완전하고 전면적인 휴전을 하는 것으로 완전한 합의가 이뤄졌다"면서 "양측이 현재 진행 중인 작전을 종료하는 약 6시간 후부터 휴전이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란이 먼저 휴전을 시작하고 12시간이 경과한 시점에 이스라엘이 휴전을 시작할 것이고, 24시간 후에 전쟁이 끝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NBC 뉴스 인터뷰에서 "휴전은 무제한이다.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며 휴전 합의 사실을 못 박기도 했다.
이로써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양국의 무력 충돌이 시작된 지 채 2주가 지나기 전에 사태가 마무리되는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에 배럴당 75달러를 넘어섰던 국제유가는 급락해 65달러 부근으로 떨어졌고, 달러 인덱스도 98 초반 레벨로 낮아졌다.
중동 리스크를 반영해 뛰었던 달러-원 역시 리스크 해소로 내리막을 걷고 있다.
다만, 휴전 소식이 트럼프 대통령의 입을 통해서만 전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일부 긴장감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이란발 휴전 합의 소식이나 이란 핵 프로그램과 관련한 논의 결과 등을 기다리는 참가자들은 경계감은 늦추지 않는 모습이다.
만약 장중 이런 의구심을 해소할 소식이 전해질 경우에는 달러-원 하락세가 한층 더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매파 변심에 비둘기 연준 고개 드나
연준 내부에서 이른 기준 금리 인하 주장이 고개를 드는 것도 달러-원 하락 재료가 됐다.
연준 안에서 강경 매파로 꼽혀온 미셸 보먼 금융감독 부의장은 전날 7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전격 제기해 시장을 놀라게 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억제된 상태로 유지된다면, 나는 정책금리를 중립 수준에 더 가깝게 조정하고 건강한 노동시장을 유지하기 위해 이르면 다음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하는 것을 지지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최근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가 7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제기한 데 이어 신중론을 고수하는 제롬 파월 의장의 입장과 상충되는 견해가 또 나온 상황이다.
공교롭게 월러 이사와 보먼 부의장은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연준에 입성한 인물들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연준에 금리 인하를 압박하며 의장 교체 의지까지 내비치는 가운데 나타난 이런 변화는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려 하는 연준 내부 분위기를 짐작게 한다.
관세의 인플레이션 영향을 지켜보겠다며 신중론을 펴고 있는 파월 의장이 저항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실제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7월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을 79.3%로 보고 가격에 반영했다. 전일 대비 6.2%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점차 커지는 연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달러-원 하락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살아난 외인 주식 매수…수급도 봐야
글로벌 금융 시장의 위험 회피 분위기가 가라앉으면서 증시가 뛰고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식 매수세도 재개되는 흐름이다.
최근 외국인들의 국내 주식 매수는 원화 강세, 즉 달러-원 하락의 동력이 돼왔다.
외국인들이 이달 들어 사들인 국내 주식 규모는 유가증권시장에서만 4조5천억원을 넘는다.
이날 코스피가 2% 이상 뛰며 3,100을 향해 달려가는 가운데 외국인들은 주식을 2천억원 이상 순매수하고 있다.
따라서 달러-원도 당분간 이에 힘입어 하락 시도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수급도 주시할 변수 중 하나다.
반기 말을 앞둔 네고 물량이 달러-원 하락폭을 키울 가능성이 있는 반면, 레벨이 급격히 낮아진 데 따른 결제 수요 등 매수세는 하단을 지지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대외 변수와 함께 외국인 주식 자금 흐름, 수급 변화를 주시하면서 추가 하락 가능성을 살필 것으로 예상된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이란이 12시간 동안 휴전을 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히면서 불확실성은 해소됐다고 판단한다"며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고 원화를 포함한 아시아 통화의 강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위험 선호 분위기 회복에 따른 외국인의 순매수 확대로 증시 호조도 예상한다"면서 "여기에 더해 반기 말 수출 업체 달러 매도세 유입 역시 환율 하락을 가속화 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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