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통상·환율 비관 시나리오서 기업 63% 이자도 못 벌어"
한은 분석…금융불안지수도 '위험' 단계 진입
"은행 자본비율은 심각 시나리오서도 규제수준 웃돌아"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 지방 부동산시장 침체, 관세 전쟁, 환율 급변 등으로 경제 충격이 커지면 우리나라 기업 10곳 중 6곳은 이익으로 이자조차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25일 공개한 '대내외 불확실성 요인이 기업 신용리스크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최근 경제심리 회복 지연, 건설 경기 침체 등으로 내수 부진이 길어지고 대외적으로도 글로벌 무역 갈등이 지속되고 환율도 큰 변동성을 보이면서 국내 기업의 부실 위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은은 이런 불확실성 요인이 현실로 나타나는 비관·심각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각 상황에서 기업과 금융기관 신용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했다.
비관 시나리오는 올해 경제 성장률이 0.7%에 머물고 회사채 스프레드(국고채 금리와의 격차)가 72.1bp(1bp=0.01%p)로 벌어지면서 주택가격이 작년보다 0.1% 떨어지는 경우로 가정됐다. 심각 시나리오는 한국 경제와 주택가격이 각 0.9%, 1.5% 역성장하고 신용 스프레드가 231.4bp에 이르는 경우다.
비관·심각 시나리오에서 올해 말 이자보상배율 1 미만 기업(취약 기업) 비중은 각 62.6%, 67%로 치솟았다. 작년 말 43.7%와 비교해 약 20% 포인트(p) 높은 수준이다. 이자보상배율이 1을 밑도는 것은 연간 수익이 이자 등 금융비용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뜻이다.
은행의 기업 여신(대출) 가운데 고정이하 여신의 비율도 기본 시나리오(1.3%)보다 비관(1.7%)·심각(2.4%) 시나리오에서 뚜렷하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단기 금융 안정에 영향을 미치는 실물·금융 지표가 반영된 금융불안지수(FSI)도 비관 시나리오(27.6)에서 위험 단계(24 이상)에 진입하고,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기간(25.8)보다 높아진다. 심각 시나리오에서는 거의 두 배인 47.1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다만 극단 위기를 가정한 심각 시나리오에서조차 은행의 평균 자본 비율은 규제 수준(11.5∼12.5%)을 여전히 웃돌았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부동산시장 침체, 글로벌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 환율 변동성 확대 등의 충격은 기업의 재무 건전성과 채무상환 능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요인별 영향은 수출 비중, 부문별 연계성 등 산업 특성에 따라 다른 만큼 업종별로 차별화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부동산 등 특정 부문에 집중되는 금융기관 여신의 편중 리스크(위험)를 완화해 잠재적 위험을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shk999@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주의사항
※본 리포트는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외부기관으로부터 획득한 자료를 인용한 것입니다.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