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 금본위제 폐기 52년 만에 최악의 상반기…"앞으로 더 큰 역풍"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미국 달러화가 지난 6월까지 주요 글로벌 통화 대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하며 1973년 이후 가장 부진한 상반기 성적을 기록했다.
7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월가 전문가들은 정책 불확실성, 부채 및 재정적자 확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 등 추가적인 달러 약세 요인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달러는 6월까지 주요 글로벌 통화 대비 10.7% 하락했다. 이는 1970년대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이 브레턴우즈 체제의 금본위제를 공식 폐기했던 1973년 이래 가장 낮은 상반기 성적이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00)에 따르면 달러인덱스(DXY)는 상반기 내내 하락세를 나타내 지난 7월 1일 96.367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는 2022년 2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 쌓이는 달러 '숏'…정책 불확실성·美 부채 확대
달러에 대한 전망도 그리 밝지는 않아 달러화에 대한 숏포지션은 계속해서 쌓이고 있다.
아트 호건 B. 라일리 웰스 매니지먼트 수석 전략가는 "막대한 재정적자를 미국 양당 모두 해결하려 하지 않고 있고, 군사 및 무역 외교에서도 우방국들과의 갈등이 존재한다"며 "부정적 요인이 누적된 상황에서 하락 모멘텀은 쉽게 멈추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달러화 하락은 1월 중순부터 시작됐으며, 4월 중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가 예상보다 약할 것이라는 기대로 소폭 반등했을 뿐, 대체로 꾸준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물론 달러 하락이 반드시 증시에 악재는 아니다. S&P500 기업의 40% 이상은 해외 매출에 의존해 달러 약세는 미국 수출품 가격을 낮춰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의 공공부채가 30조 달러에 육박하고 2025년 재정적자도 2조 달러에 근접할 전망인만큼 달러화 및 미국 자산에 대한 글로벌 신뢰 저하가 위험자산 전반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편 TS 롬바드는 달러화를 "계속해서 수익을 주는 선물"이라 표현하며 숏 포지션을 유지 중이다.
다니엘 폰 알렌 TS롬바드 매크로 전략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비판과 행정부의 달러 약세 지향은 우리의 관점을 강화시킨다"며 "달러는 대부분의 환율 지표에서 여전히 고평가 상태로 지금은 저평가 구간에 진입할 수 있는 타이밍"이라고 분석했다.
◇ 연준 금리 정책 변수…금 모으는 중앙은행들
연준의 금리 정책도 달러화 추가 약세 여부에 주요 가늠자로 작용하고 있다.
연준이 올해 하반기에 예상대로 금리 인하에 나설 경우, 달러에 추가 하방 압력이 가해질 수 있어서다.
CNBC는 "다만 2024년 금리 인하 당시 달러와 국채 금리가 모두 오르는 등, 시장 반응은 예측하기 어려운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최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환율 변동은 특별히 이례적인 것이 아니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의 미국 국채 금리 상승은 달러 및 미국 자산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한편 여러 변수에 따른 불확실성에 세계 중앙은행들은 달러 자산 대신 금을 선택하고 있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중앙은행들의 월평균 금 매입량은 24톤으로, 금 가격은 1979년 이후 최고의 상반기 수익률을 기록했다.
로슨 윈더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분석가는 "중앙은행들은 외환보유액의 다변화, 달러 의존도 축소, 인플레이션 및 경기 불확실성에 대한 헤지 수단으로 금을 매입하고 있다"며 "미국의 관세 및 재정 우려 속에서 이 같은 흐름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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