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YMI] '점들의 집합' 얼마나 달라질까…조만간 바뀔 연준 SEP
6월 FOMC서 안건으로 등장…'위험과 불확실성' 소통 강화 고민 중
잭슨홀 이후 결론 가능성…빠르면 9월부터 도입될 수도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는 '점도표'(dot plot)라는 단순하고 이해하기 쉬운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보유하고 있다는 게 다른 선진국 중앙은행들과 차별점이다.
점도표는 그동안 정책금리 경로를 명확하게 제시하는 역할을 해왔으나 '점들의 집합'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받아온 것도 사실이다. 현재 연준은 점도표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찾기 위해 골몰하고 있다.
9일(현지시간) 공개된 지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보면, FOMC 참가자들은 지난달 회의에서 연준 실무진의 브리핑에 근거해 분기마다 공개되는 '경제전망요약'(SEP, Summary of Economic Projections)을 어떻게 수정할지에 대한 논의를 가졌다. 점도표는 경제성장률·실업률·인플레이션 전망치가 함께 실리는 SEP의 핵심적인 부분이다.
의사록에 따르면 실무진은 "미국 및 국제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경제전망에 대한 불확실성과 위험의 균형을 측정하는 데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정성적이고 정량적 도구를" 검토했다. 실무진은 "시나리오 분석이 경제전망을 둘러싼 위험과 불확실성, 그리고 그것이 통화정책에 미치는 영향을 대중에게 전달하는 도구로서의 역할"에 대해서도 검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FOMC 참가자들은 "위험과 불확실성은 의사결정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언급하면서 "경제와 관련된 위험과 불확실성이 만연하며, 통화정책의 설계와 커뮤니케이션에 도전을 제기하고 있다"고 진단했다고 의사록은 전했다.
SEP는 3년 시계의 매해 말 및 장기(longer run) 경제성장률·실업률·인플레이션·정책금리 전망치를 담는 형식이다. 모든 전망치가 하나의 숫자로만 제시되는 데다 별도의 설명도 없다 보니 SEP에 담긴 전망이 '확정적'이라는 인상을 받기 쉽다.
의사록이 커뮤니케이션 수단 변경 논의를 기술하면서 '위험과 불확실성'을 거듭 거론한 것은 SEP의 향후 모습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어떤 형식으로든 전망치가 도출된 배경 설명을 함께 기술하거나, '대안적 시나리오'에 대한 언급도 싣는 방식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2012년 당시 점도표 도입을 결정한 벤 버냉키 전 의장은 지난 5월 열린 연준 주최 콘퍼런스에서 현행 SEP를 다른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분기마다 발표하는 '통화정책 보고서'(MPR, Monetary Policy Report) 형식으로 바꿀 것을 제안했다. 단순히 숫자만 제시할 것이 아니라 현재 경제 및 금융 상황에 대한 분석 및 특정 이슈에 대한 평가, 대안적 시나리오까지 담는 '상세한' 커뮤니케이션을 하자는 게 골자다.
버냉키 전 의장은 "MPR은 정책 결정의 근거와 향후 정책 선택을 결정할 가능성이 있는 요인들에 대한 귀중한 통찰력을 대중에게 제공함으로써 대중의 이해, 신뢰성, 그리고 신뢰를 구축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준 실무진의 경제전망까지 세세하게 대중에게 제공하자고 주장했다. 현재 연준 실무진의 경제전망은 의사록에 간략하게 기술되는 형식으로만 전달되며, 전체적인 공개는 FOMC 녹취록이 공개되는 5년 간격으로 이뤄진다.
SEP의 내용이 풍부해지는 것은 일견 바람직해 보이지만, 내용이 많아지다 보면 대중의 관심이 줄어들 수 있을 뿐 아니라 판단에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 아울러 여러 가지 대안적 시나리오까지 언급하다 보면 중앙은행이 '전망의 책임'을 덜려고 하는 것이라는 오해를 살 수도 있다.
6월 의사록에 따르면 참가자들은 커뮤니케이션 수단 변경에 대해 "모든 개정은 신중하게 고려돼야 하며 참가자 전체의 광범위한 지지를 받아야 한다"고 언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논의가 이뤄지고는 있지만 결정이 쉽지 않다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커뮤니케이션 수단 관련 논의는 통화정책 프레임워크에 대한 재검토와 함께 이뤄지고 있다. 프레임워크에 대한 재검토를 마무리하고 나서 커뮤니케이션 수단의 변경을 결정한다는 게 현재 연준의 계획이다.
제롬 파월 의장은 6월 FOMC 기자회견에서 이와 관련해 "가을에 열리는 회의들에서 하게 될 일"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를 고려하면 8월 열리는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프레임워크 재검토 결과가 발표된 뒤 SEP 변경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지난 5월 16일 송고된 '[ICYMI] '고용 중시' 공식 폐기할 듯…파월, 프레임워크 수정 예고' 기사 참고)
잭슨홀 심포지엄이 끝나면 올해 FOMC는 9월과 10월, 12월 등 세 번이 남게 된다. 빠르면 9월에도 발표가 나올 수 있는 셈이다.
sj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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