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환시-주간] 관세 위협 속 날로 강해지는 '파월 사임' 압박
EU·멕시코에 30% 관세 통보…親트럼프 인사들은 파월 흔들기 총력전
6월 CPI, 관세 영향 가시화할 듯…예상대로면 파월 신중론 뒷받침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이번 주(14~18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위협을 소화하며 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유럽연합(EU)과 멕시코에 대해 각각 30%의 상호관세를 통보했다. EU는 지난 4월 첫 상호관세 발표 때에 비해 10%포인트 상향됐고, 멕시코는 기존의 펜타닐 관세(25%)에서 5%포인트 높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관세 시행일(8월 1일)을 앞두고 주요 교역국에 순차적으로 고율 관세를 통보하며 압박의 강도를 높이고 있는데, 달러는 일단 강세로 반응하는 모습이다.
다만 지난 4월 상호관세 충격이 발생한 뒤 달러는 급등하는 듯하다가 오히려 꺾였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관세가 미국 경제에 오히려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미국 경제정책의 신뢰도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관세 위협 속에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 의장을 흔드는 시도가 강해지고 있는 것도 지난 4월을 연상시키는 대목이다. 연준 본부 리모델링과 관련한 예산 사용 논란 속에 친트럼프 인사들은 파월 의장 사임을 압박하는 여론 형성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급기야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빌 풀테 연방주택금융청(FHFA) 청장은 지난 11일 "제롬 파월이 사임을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reports)에 고무됐다"는 성명까지 발표했다. 풀테 청장이 어떤 '보도'에 근거해 이 같은 입장을 냈는지는 해명되지 않았다.
◇지난주 달러 동향
지난주 달러화 가치는 3주 만에 처음으로 상승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과 한국을 시작으로 주요 교역국에 대한 고율 관세를 잇달아 발표하면서 무역 갈등 우려가 커졌다.
연합인포맥스의 달러인덱스 및 이종통화 등락률 비교(화면번호 6400번, 6443번)에 따르면, 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간) 기준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전주대비 0.892포인트(0.92%) 상승한 97.875에 거래를 끝냈다.
달러인덱스는 지난주 동안 하루를 빼고는 올랐다. 한때 97.974까지 오르면서 지난달 25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147.420엔으로 전주대비 2.03% 급등(달러 대비 엔화 약세)했다. 지난해 12월 중순 이후 가장 큰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주간 종가 기준으로 147엔을 웃돈 것은 상호관세 충격이 있기 직전인 지난 3월 마지막째 주 이후 처음이다.
유로는 달러에 대해 3주 만에 처음으로 약해졌다. 유로-달러 환율은 1.16897달러로 전주대비 0.77% 하락(유로 대비 달러 강세)했다.
유로-달러는 이달 초 1.18달러를 넘어선 뒤로는 더 뻗어나가지 못하고 조금씩 밀리는 모양새다.
엔화의 상대적 약세 속에 유로-엔 환율은 172.33엔으로 전주대비 1.26% 올랐다. 무려 7주 연속 오르면서 작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파운드-달러 환율은 1.34923달러로 전주대비 1.11% 하락했다. 2주째 밀렸다.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은 7.1737위안으로 지난주 대비 0.15% 상승했다. 3주 연속 이어졌던 하락세가 중단됐다.
◇이번 주 달러 전망
금융시장이 관세 위협에 아직 크게 충격을 받지 않은 것은 '타코(TACO·Trump Always Chickens Out)'에 대한 기대감 때문일 수 있다. 하지만 금융시장이 흔들리지 않는다면 타코의 현실화 가능성이 작아진다는 것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이번 주 미국 경제지표 중에서는 단연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15일)가 가장 무게감이 있다. 그동안 두드러지지 않았던 관세 전가 효과가 마침내 드러나기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은 상황이다.
6월 전품목(헤드라인) 및 근원 CPI는 모두 전월대비 0.3%의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시장은 점치고 있다. 5월(각각 0.1%)에 비해 물가 모멘텀이 강해지리라는 예상인데, 0.3%가 나오면 헤드라인과 근원 모두 지난 1월 이후 가장 높은 월간 상승률을 기록하게 된다.
전년대비 상승률도 모두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근원 CPI의 전년대비 상승률은 지난 1월 이후 처음으로 고개를 들 것으로 예측됐다. 2.9%로 5월에 비해 0.1%포인트 높아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CPI 다음 날인 16일에는 같은 달 생산자물가지수(PPI)가 발표된다. PPI도 헤드라인과 근원 모두 전월대비 오름세가 0.2%로 전달(0.1%)에 비해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CPI와 PPI가 시장 컨센서스에 부합한다면 파월 의장의 금리 인하 신중론을 뒷받침해 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달 금리 인하는 확실히 어려워졌다는 분위기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6월 소매판매(17일)는 전월대비 보합(0.0%) 내지 0.1% 증가의 미미한 반등을 보일 것으로 조사됐다. 5월에는 '선구매'(프론트로딩) 되돌림을 겪은 자동차 판매의 급감 속에 전월대비 0.9% 감소한 바 있다.
이밖에 경제지표로는 7월 뉴욕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15일)와 6월 산업생산(16일), 7월 필라델피아 연은 제조업지수와 6월 수출입물가지수(17일), 7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예비치)와 6월 주택착공 및 건설허가 건수(19일) 등이 있다. 연준의 경기평가 보고서인 '베이지북'은 16일 공개된다.
연준 고위 관계자들은 토요일인 19일부터는 통화정책 발언을 삼가는 '침묵 기간'(blackout period)에 들어간다. 이번 주는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29~30일) 전에 연준 당국자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셈이다.
7월 인하 가능성을 앞장서서 제기해온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17일 뉴욕대 주최 행사에서 경제전망을 주제로 연설한다. 6월 CPI와 PPI에 대한 의견을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번 주는 다른 선진국의 6월 CPI도 일제히 발표된다. 캐나다(15일)와 영국(16일), 유로존(확정치, 17일), 일본(18일) 등의 발표가 예정돼 있다.
일본의 6월 근원 CPI(신선식품 제외)는 전년대비 3.3% 올랐을 것으로 조사됐다. 전달(3.7%)에 비해 크게 낮아지면서 3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sj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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