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DXY·엔 약세'…달러-원, 1,370원대 지지 요인은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달러-원 환율을 둘러싼 흐름이 미묘하게 바뀌고 있다.
1,350~1,380원대의 레인지 장세의 연장선에 있지만 지난 4월과 달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공세가 달러화 강세 재료로 작용하고 있고, 엔화 약세가 깊어지면서 원화도 이에 다소 연동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새 정부 정책 기대감과 코스피 강세, 한미 환율 협상 등으로 인한 원화 강세 가능성은 상존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 분위기로선 1,380원 위쪽까지 열어두고 당분간 달러화의 강세 흐름이 지속되거나 관망세가 우위를 보일 가능성에 시장은 주목했다.
14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이달 들어 원화는 달러화에 대해 1.49% 하락했다.
정규장 기준 달러-원 환율은 지난달 말 1,350원에 종가를 찍었으나 지난 11일 1,375.40원으로 올라왔다.
같은 기간 주요 통화 가운데서는 엔화의 약세 폭이 눈에 띈다. 엔화는 달러화에 대해 2.3% 하락했다. 이달 초 143엔 수준이던 달러-엔 환율은 147.4엔 수준에서 움직였다.
유로화는 0.84% 내렸다. 역외 위안화는 약세폭이 0.22%에 그쳤다.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 상호관세 유예 시한인 7월 8일을 앞두고 우리나라와 일본을 포함한 14개 국가에 관세율을 통보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4월과 같은 25%를 받았고, 일본의 경우 1%포인트(p) 높아졌다.
오는 8월 1일까지 추가 협상 시한을 줬지만, 상황을황을 낙관하기는 어렵다. 미국 증시가 관세 소식에도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달러화가 오름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공세가 우군을 얻었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연합(EU)에 대한 관세율을 30%로 통보했다. 지난 4월 통보한 20%보다는 높지만, 지난 5월 더딘 협상 속도에 불만을 표하며 경고한 50%보다는 낮다.
멕시코에 대해서도 30% 관세율을 통보해 4월보다 5%p 높였다.
이같은 소식에 달러 인덱스는 이날 오전 98선을 웃돌며 강세를 보였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주 관세 이슈가 강달러를 유발하는 방향으로 작용한 것은 주목할 만한 점"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약달러 테마는 2025년 초부터 금융시장을 결정했던 테마"라면서 "관세와 달러간 상관성이 변한다면 환율에 상당한 영향력이 있을 수 있으니 추이를 지켜보자"고 말했다.
딜러들은 약달러 테마로 거대하게 나타났던 달러 숏(매도) 흐름이 미국의 고용호조, 관세 노이즈 재발로 인해 숏커버 움직임으로 바뀐 것에 주목했다.
A은행의 외환딜러는 "달러 약세 포지션이 너무 많이 된 상황에서 더 좋은 뉴스가 나오기 전까지는 환율이 빠지면 다들 관망하면서 숏커버할 것 같다"면서 "결제와 네고가 비슷한 상황에서 역외는 숏포지션이 큰 데 달러-엔도 오르고 하니까 숏을 줄이고 가고 싶어 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전체적으로 달러가 반등하면 다시 오를 수는 있지만 중기적으로 아직까지는 달러 약세 베팅이 바뀌지는 않았다"면서 "코스피가 강하게 오르고 있어 위험회피 쪽으로 심리가 취약하지는 않아 이로 인해 급격한 원화 셀오프가 나올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달러-원 환율이 지난달 말 1,350원을 하향 돌파했지만, 해당 레벨이 지켜지지 않으면서 하방 모멘텀이 유지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B은행의 외환딜러는 "1,350원 깨지고 갈 때가 중요한 타이밍이었는데 거기서 결제가 물러나지 않고 다시 쉽게 올라온 부분이 컸다"면서 "1,350원이 깨지면서 숏이 많아졌을 텐데 1,350원 막힌다고 시장이 생각하게 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렇다고 해도 위로 세게 갈 재료도 별로 없다"면서 "미국이랑 환율 관련 정책적 스탠스가 있어서 간다고 해봐야 1,380원대가 될 것이고 당분간 스팟이 막힐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B딜러는 엔화 약세에도 주목했다. 엔 캐리 트레이드가 다시 시작되는 것 같다면서 달러-원이 엔화에도 많이 연동하는 장세라고 진단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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