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은 지금] 트럼프는 왜 한꺼번에 관세 서한을 안 보냈나
  • 일시 : 2025-07-14 09:00:01
  • [뉴욕은 지금] 트럼프는 왜 한꺼번에 관세 서한을 안 보냈나

    상호관세 동시 발표 시장에 혼란 일으킬 수도…트럼프 경계



    (뉴욕=연합인포맥스) 최진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왜 관세 서한을 한 번에 보내지 않은 걸까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과 멕시코를 상대로 내달부터 상대로 30%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국(25%)과 일본(25%), 캐나다(35%), 브라질(50%), 베트남(20%·환적은 40%) 등 굵직한 국가에 대한 관세 통보 작업은 얼추 마무리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작업을 지난 8일 한국과 미국을 시작으로 거의 1주일을 끌었다. 한꺼번에 보낼 수 있었는데도 말이다.

    왜 그랬을까. 우선, 트럼프 대통령은 금융시장에 상당히 민감해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지난 4월 2일 각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동시에' 발표할 때 금융시장은 그야말로 혼돈에 빠졌다. 발표 후 이틀간 뉴욕증시에서 증발한 시가총액만 6조6천억달러에 달했다.

    특히, 미 국채 금리가 급등하는 등 국채 시장의 불안이 부각됐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관세 부과를 유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국채 시장을 보고 있다. 국채 시장은 매우 까다롭다. 내가 어젯밤 보니까 사람들이 좀 불안해하더라"고 말할 정도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금융시장 패닉이 다시 나타나는 게 두려웠을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 나름대로 서한 공개를 '분산'해 금융시장에 충격을 줄이고자 했을 가능성도 크다는 이야기다.

    공통으로 펜타닐 이슈가 걸린 캐나다(10일)와 멕시코(12일)에 대한 관세 통보도 시차를 둔 이유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는 뉴욕증시를 자신의 성과로 내세우고 있는데, 그만큼 금융시장을 주시한다는 증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자신의 소셜 미디어인 트루스 소셜에 "기술주, 산업주, 그리고 나스닥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면서 "국가는 회복했고, 대단한 공적"이라며 "미국은 최고의 위치에 있어야 한다. 인플레이션은 없다"고 적었다.



    트루스 소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는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헤지펀드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그는 해방의 날(4월 2일)에 부과된 상호관세 유예를 적극적으로 요청한 인물로 꼽힌다.

    베선트 장관은 이번에도 '인내심'이 없는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관세 부과 시점을 8월 1일로 미루게 했을 가능성이 크다.

    베선트 장관은 지난 9일 비공개로 개최된 '앨런&코 콘퍼런스'에서 무역 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인내심을 갖도록 조언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측면에서 보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의 해임을 추진하지 않는 것도 이해가 간다.

    지난 11일 텍사스 수해 현장으로 떠나기 전 기자들과 만나 '파월을 해임할 것인지'를 묻는 말에 "없다(NO)"고 단호하게 말하기도 했다.

    도이치방크는 파월 의장의 해임 시, 달러 가치는 최소 3~4% 하락하고, 국채 금리는 30~40bp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연준과 주요국의 중앙은행이 체결하고 있는 통화 스와프 라인도 정치적으로 변모해 금융시장이 불안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가뜩이나 국채 이자 비용에 대해 신경 쓰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원할 리는 없다.

    뉴욕에서 근무하는 금융인은 "대통령이라면 사상 최고치라는 타이틀을 뺏기지 않고 싶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집권 시기에도 증시에 특히 예민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시절에도 금융시장 호조를 자신의 치적으로 자주 내세우곤 했다.

    지난 2019년 7월 3일 트위터(현 엑스)에 "오늘 주식시장이 우리 위대한 나라 역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라며 "신기록을 세운 건 2016년 대선 이후 104번째다. 축하한다. 미국이여!"라고 자축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 금융인은 "지금보다 상호관세는 더 내려갈 것이고, (트럼프 대통령 정책으로) 시장에 큰 충격이 가해지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러한 견해는 최근 유행하고 있는 타코(TACO·트럼프는 항상 꽁무니를 뺀다)와 궤를 같이한다.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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