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켓워치] 관세율 불확실성은 일단락…주식·달러↑채권 혼조
(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4일(이하 미국 동부시간) 뉴욕 금융시장은 미국이 유럽연합(EU)과 멕시코에 30%의 관세를 부과한다는 소식을 무난하게 소화했다.
두 지역에 부과된 관세는 한국 및 일본(25%)보다 높은 수준이나 미국 주요 교역국에 대한 관세율이 거의 모두 정해졌다는 점에서 시장은 불확실성 해소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뉴욕증시의 3대 주가지수는 강세로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주말 EU와 멕시코에 30%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음에도 증시는 저가 매수에 힘입어 강세로 전환했다. 악재도 불확실성 해소로 여기며 강세 재료로 삼는 '배드 이즈 굿' 장세다.
미국 국채가격은 장기물이 다소 하락한 가운데 혼조세를 나타냈다. 수익률곡선은 가팔라졌다.
일본의 장기물 수익률 급등이 글로벌 파장을 일으켰다. 독일 국채(분트) 30년물 수익률이 14년 만의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미국 30년물은 시장이 주시하는 '5%' 레벨에 더 가까워졌다.
미국 달러화 가치는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DXY)는 트럼프가 EU 등 주요국과 협상에 열려 있다는 점을 강조하자 98선을 넘겼다.
파운드는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의 앤드류 베일리 총재가 필요에 따라 더 과감하게 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입장을 시사하자 달러 대비 큰 폭의 약세를 나타냈다.
국제 유가는 예상보다 약한 트럼프의 러시아 제재에 2% 넘게 하락했다.
지난 12일 트럼프는 8월 1일부터 EU와 멕시코에 30%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철강과 구리 등 부문별 관세와 별도로 부과되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트럼프는 협상의 문이 항상 열려 있다고 이날 덧붙였다.
트럼프 백악관에서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 회담하는 자리에서 취재진이 EU와의 무역 협상에 관해 묻자 "서한이 협정이고 협정은 이미 이뤄졌다"면서도 "우리는 항상 대화에 열려 있다"고 협상 여지를 남겼다.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88.14포인트(0.20%) 오른 44,459.65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8.81포인트(0.14%) 상승한 6,268.56, 나스닥종합지수는 54.80포인트(0.27%) 뛴 20,640.33에 장을 마쳤다.
트럼프는 8월 1일부터 EU와 멕시코에 30%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지난 12일 발표했다. 이는 철강과 구리 등 부문별 관세와 별도로 부과되는 것이다.
이 같은 소식에도 뉴욕증시는 크게 개의치 않았다. 이날 주가지수 선물은 아시아 시장에서 0.5% 넘게 떨어지며 장을 열었으나 뉴욕장이 열릴 때쯤에는 보합권까지 낙폭을 좁혔다.
시장 참가자들은 트럼프가 EU에 고율 관세를 부과했으나 8월 1일까지 기한이 남은 데다 실제 관세율은 그보다 낮을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JP모건체이스는 이날 보고서에서 "시장은 트럼프가 8월 1일 이전에 고율 관세에서 결국 물러나거나 단기적인 조정이 발생해도 그것은 매수 기회가 될 것으로 보는 것 같다"며 "시장이 이제 실적에 집중하게 되는 만큼 우리는 '전술적 강세'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시는 오히려 국가별 관세율에 대한 불확실성은 해소됐다고 보는 분위기다. EU와 멕시코에 대한 관세까지 발표되면서 트럼프는 미국의 주요 교역국에 대한 관세율을 거의 모두 발표했다.
GDS자산운용의 글렌 스미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향후 몇 주 동안 시장의 가장 큰 관심사는 기업 실적이 여전히 배경에 남아 있는 관세 문제를 가릴 수 있을지 여부"라며 "지금까지 시장은 관세 관련 헤드라인을 견뎌냈고 기업 실적과 경제 회복력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주 JP모건체이스와 모건스탠리 등의 실적이 발표되면서 미국 기업들의 2분기 실적 발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투자자들은 2분기 실적 자체보단 올해 하반기 실적 전망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비스포크인베스트먼트그룹의 폴 히키 창업자는 "최초 실적 발표와 함께 소폭의 매도세가 나오는 것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며 "향후 몇 주간 계절적 비수기에 접어들면서 실적에 대한 상당히 높은 기준이 설정될 것이고 상승세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에너지가 1% 이상 떨어졌다. 의료건강과 소재, 기술도 하락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최근 가파르게 상승한 데 따른 피로감에 0.87% 하락했다. 30개 구성 종목 중 4개를 제외하고 모두 하락했다.
시가총액 1조달러 이상의 거대 기술기업 중에선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이 하락했다. 애플은 1.2% 하락하며 시총 3조달러 레벨도 위태로운 상태다.
미국 인공지능(AI) 방산업체 팔란티어는 4.96% 뛰며 시총이 3천375억달러에 이르게 됐다. 나스닥에서 11번째로 시총이 큰 기업이 됐다.
비트코인 관련주들도 강세였다. 비트코인이 사상 처음으로 12만달러를 돌파하면서 관련주들이 힘을 받았다. 스트래티지는 3.78% 뛰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9월 기준금리 25bp 인하 확률을 59.3%로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0.80포인트(4.88%) 오른 17.20을 기록했다.
◇채권시장
연합인포맥스의 해외금리 일중 화면(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오후 3시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오후 3시 기준가 대비 0.30bp 높은 4.4280%에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3.8980%로 같은 기간 1.80bp 내렸다.
만기가 가장 긴 30년물 국채금리는 4.9730%로 1.50bp 올랐다.
10년물과 2년물 금리 차이는 전 거래일 50.9bp에서 53.0bp로 확대됐다.
국채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미 국채 30년물은 유럽 거래에서부터 두드러진 약세를 나타냈다. 2년물은 차기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 의장에 비둘기파적인 인물이 임명될 것이라는 관측 속에 강세 압력이 우위를 나타냈다.
이날 앞서 일본 국채(JGB) 30년물 수익률은 3.1636%로 전장대비 11.82bp 급등했다. 오는 20일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확장적 재정정책을 주장하는 야당의 선전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재정 악화 우려가 불거졌다.
JGB 여파에 분트 30년물 수익률은 3.2501%로 전장대비 2.42bp 상승했다. 2011년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분트 장기물 수익률 역시 독일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로 인해 오름세를 이어오던 차였다. 분트 30년물 수익률은 이달 들어 16bp 남짓 높아진 상태다.
미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뉴욕 거래로 들어선 직후 4.9950%까지 상승, 지난달 4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4.9490%까지 하락한 뒤 재차 반등했으나, 국제유가가 2% 안팎 급락하면서 오름폭을 제한했다.
단스케방크의 옌스 피터 쇠렌센 수석 애널리스트는 JGB 동향은 "그들이 해외채권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되고 있다"면서 "(일본 투자자들이)상환액과 쿠폰을 프랑스나 미국에 재투자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단히 우려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본 수익률이 장기 영역에서 오르는 한 어떤 형태의 영향이 있을 것이다. 같은 요인들이 유럽 수익률도 움직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UBS 수미트러스트자산운용의 아오키 다이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여당이 참의원에서 과반 의석을 잃을 가능성이 50%이며, 이는 일본 소비세 인하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이에 따라 일본 재정에 대한 우려가 커져 장기금리가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미국 경제지표 발표는 없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30% 관세를 통보한 유럽연합(EU)과 관련해 "우리는 유럽을 포함해 항상 대화에 열려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차기 연준 의장 유력 후보로 부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지난 8일 해싯 위원장이 유력한 후보로 부상하면서 케빈 워시 전 이사를 위협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해싯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적극 옹호하고 있을 뿐 아니라 최근 들어선 연준에 대해서도 공격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WP는 인선 과정은 여전히 유동적이며, 해싯 위원장 지명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선물시장에 반영된 연내 금리 인하폭은 약 49bp로, 전 거래일 대비 1bp 남짓 축소됐다. 연내 25bp씩 두 번의 금리 인하 확실성이 약간 약해졌다는 프라이싱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은 뉴욕 오후 3시 54분께 연준이 이달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전장 94.8%에서 95.3%로 소폭 높여 반영했다. 9월까지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은 전장 39.6%에서 37.9%로 하락했다.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오후 4시 현재(이하 미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47.724엔으로, 전장 뉴욕장 마감가 147.377엔보다 0.347엔(0.24%) 상승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1.16681달러로 전장보다 0.00200달러(0.171%) 내려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러시아가 50일 이내로 우크라이나와 휴전에 합의하지 않으면 러시아, 그리고 러시아와 교역하는 국가를 상대로 '2차 관세'를 물리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2차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50일 이내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휴전) 합의가 없다면 아주 간단하다. 100%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달러인덱스는 98.089로 전장보다 0.223포인트(0.228%) 높아졌다.
달러는 뉴욕장 오전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EU와 멕시코를 상대로 내달부터 30%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음에도 보합권에서 주로 횡보했다. 이날 주요 경제지표 발표는 없었다.
UBS 글로벌 자산운용의 마크 하펠은 "우리는 백악관의 최근 움직임을 협상 전략으로 보고 있으며, 미국의 실효 관세율이 15% 정도에 정착될 것이라는 기본 전망을 유지한다"고 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EU와 협상에 열려 있다고 발언하자 상승 압력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EU)은 다른 종류의 합의를 하고 싶어 하며, 우리는 유럽을 포함해 항상 대화에 열려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EU 협상단이 미국에 오고 있다는 점을 부연했다.
달러인덱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98.137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시장 참여자는 오는 15일 나올 미국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나티시스 CIB의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크리스 호지는 "6월은 관세가 매우 눈에 띄게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는 첫 번째 시점"이라고 말했다.
파운드-달러 환율은 1.34267달러로 전장보다 0.00703달러(0.521%) 급락했다.
베일리 총재는 이날 앞서 전해진 더타임스와 인터뷰에서 금리 경로에 대해 "나는 정말로 하향 경로라고 믿는다"고 했다. 그는 영국 경제가 잠재 성장률 이하로 성장하고 있으며 이는 인플레이션에 도움이 될 "유휴생산력(slack)"을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베일리 총재는 BOE가 금리 인하 기조와 관련해 '점진적이고 신중한' 표현을 사용 중인 데 대해서는 "만약 유휴생산력이 훨씬 더 빠른 속도로 확대하는 것을 본다면 우리는 다른 결론에 도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행 가이던스를 바꿀 수도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은 7.1719위안으로 전장 대비 0.0016위안(0.022%) 내려갔다.
달러-캐나다달러 환율은 1.3697캐나다달러로 같은 기간 0.0013캐나다달러(0.095%) 높아졌다.
모넥스 유럽의 닉 리스 전략가는 "캐나다의 예상을 넘긴 고용 규모는 미국 관세 위협에 따른 하방 압력을 막는 데 도움이 돼, 다소 불안정하지만 방향성 없는 거래를 만들고 있다"면서 "내일 발표될 캐나다의 6월 CPI는 미국에서 발표될 CPI에 가려질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1.47달러(2.15%) 하락한 배럴당 66.98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9월물은 1.15달러(1.63%) 내린 69.21달러에 마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50일 이내로 우크라이나와 휴전에 합의하지 않으면 러시아, 그리고 러시아와 교역하는 국가를 상대로 100%의 '2차 관세'를 물리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2차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50일 이내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휴전) 합의가 없다면 아주 간단하다. 100%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즉각 러시아산(産) 원유에 대한 수출 제재에 나설 것으로 봤지만, 러시아에 50일이라는 시간을 쥐여준 것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중대한 성명'을 발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프라이스퓨처스 그룹의 필 플린 수석 애널리스트는 "시장은 협상할 시간이 많은 것으로 판단해 이를 부정적으로 받아들였다"면서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즉각적인 제재에 대한 우려는 오늘 아침에 생각했던 것보다 더 먼 미래의 일"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말 사이 유럽연합(EU)과 멕시코를 상대로 내달부터 3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한 것은 수요 둔화 우려를 키웠다. UBS의 지오반니 스타우노보 애널리스트는 "관세 이슈로 수요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하락 압력이 더 높았다"고 진단했다.
시장 참여자들은 이달 15일 발표될 미국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주시하며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단서를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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