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리즘이 환시 분위기 바꿨나…얇아진 호가와 빨라진 호흡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대고객 전자호가시스템을 전용선(API)으로 연결하는 전자거래 플랫폼이 점차 활성화하면서 외환시장에서도 알고리즘 트레이딩이 확산하고 있다.
외환딜러들은 시장의 호가가 예전보다 얇아지고, 다소 급격한 변동성이 나타나는 장세에 기계에 의한 빠른 손바뀜으로 대응이 어려운 때가 종종 있다면서, 이는 과거에 비해 알고리즘 매매가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15일 진단했다.
외환시장 구조개선과 함께 다수의 시중은행과 일부 증권사, 외은지점 등은 API 전자거래 플랫폼을 통해 대고객 주문을 받고 있다.
고객들이 실시간으로 접수한 주문은 자동으로 은행간 시장으로 유입되고 알고리즘을 통해 포지션이 중립으로 만들어지는 이른바 오토헤지가 진행된다.
시장의 유동성이 얼마인지와 거래 시간대에 따라 오토헤지가 이뤄지기도 하고 일부는 딜러들이 헤지하는 경우도 있다.
플랫폼을 제공하는 은행 입장에서는 각각의 다른 고객에 맞춰 다른 은행보다 매력적인 가격을 제공하고 헤지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 경쟁력으로 꼽힌다.
서울외환시장운영협의회(외시협)은 API 도입으로 초고빈도 매매가 가능해짐에 따라 시장 불안이 생기지 않게 하고자 지난 1월 전자거래규약을 만들었다.
최소 호가 유지 시간, 1초당 호가 제시 횟수 제한 등이 포함됐다.
API의 도입은 기계를 통한 초고속 매매가 가능한 시스템을 제공했고, 인공지능(AI)의 발전은 헤지펀드나 운용사들에게 시장의 변수를 활용해 환율의 방향성에 베팅하게 만들고 시장 이벤트에 훨씬 빠른 대응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A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API가 도입되면서 AI가, 결국 기계가 무슨 생각을 하느냐가 중요하다"면서 "살펴보면 수급을 반영하기는 하지만 주요 7개국(G7) 통화와 많이 연동한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당행은 간단한 버전의 시스템이 있지만 아직 트레이딩에 활용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에 반해 외은 플랫폼은 전세계 금융시장을 엮어내서 가격을 만들어내는 시스템인 것 같다"고 말했다.
B 은행의 외환딜러는 "알고리즘이 어떤 포뮬러로 돌아가는지 모르겠지만 달러 선물이나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가격을 감안해서 시스템이 자동으로 헤지하는 수준"이라면서 "어떤 포지션을 가져가고 이런 수준이라기보다 고객 플로우를 잘 헤지하는 쪽"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확실히 호흡도 빨라진 것 같다. 예전에는 사람 손으로 하던 것을 이제는 기계가 밀리세컨드(1000분의 1초) 단위로 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고객 물량이 반은 직접 들어오지만 반은 자동화로 들어와서 예전보다는 많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C 은행의 외환딜러는 "알고리즘 트레이딩은 당연히 많아졌을 것"이라면서 "당행의 이름으로 거래가 나가는 데 패턴이 사람이 하는 것과 기계가 하는 것이 다를 수밖에 없어 알고리즘이 한다고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이 하는 부분을 기계가 하는 부분이 생겨나고 점점 더 늘어나는 과정으로 거래의 패턴이 달라진 것"이라고 말했다.
C딜러는 "은행에서 하는 부분은 방향성 베팅이라기보다는 차익거래 쪽"이라면서 "고객 단에서 해외의 헤지펀드 등이 점점 AI를 사용해서 그걸 바탕으로 포지셔닝하는 것들은 늘었고 이런 것들이 셀사이드 외국계 은행 통해서 들어오는 것들이 진짜 의미의 알고리즘 거래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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