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YMI] 이사로 버틴 '연준 독립성 상징' 에클스…파월도 따라갈까
  • 일시 : 2025-07-16 13:20:01
  • [ICYMI] 이사로 버틴 '연준 독립성 상징' 에클스…파월도 따라갈까

    에클스, 오늘날 연준을 만든 인물로 평가…본관 건물 이름으로도 남아

    파월도 비슷한 사례 될 수 있어…벌써 '친트럼프' 반발 조짐도



    사진 제공: 연준.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최근 공사비 과다 논란에 휩싸이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를 향한 공격의 빌미가 된 연준 본부 건물의 공식 명칭은 '메리너 에클스 빌딩'이다. 현재의 연준을 만든 인물로 평가받는 제7대 메리너 에클스 의장의 이름을 딴 것이다.

    에클스 의장은 사실상 초대 의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의 임기가 시작된 다음 해인 1935년부터 연준은 현재의 체계를 갖추게 될 뿐 아니라 '의장'(chairman)이라는 명칭도 공식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1935년 은행법의 제정으로 연준은 이사회가 중앙집권적 권한을 갖게 된다. 재무장관과 통화감독관이 이사회에서 맡던 당연직은 폐지되고, 이사회의 명칭은 '연방준비이사회'(Federal Reserve Board)에서 지금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Board of Governors of the Federal Reserve System)로 바뀐다.

    이사의 임기부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구성까지 지금까지 유지돼 오고 있는 규정들이 대부분 그때 마련됐다.



    사진 제공: 연준.


    에클스는 1948년 1월 의장직에서 사임한 뒤로도 1951년 7월까지 이사로 연준에 남았다. 이 과정에서 그는 연준이 정부로부터 독립성을 쟁취하는 데 있어 결정적 기여를 하게 된다.

    2차대전과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미국 정부의 지출이 크게 늘어났던 1942년부터 1951년까지 연준은 '수익률곡선 제어(YCC)' 정책을 실시했다. 국채금리를 인위적으로 낮게 고정하기 위해 연준이 미 국채를 사들인 여파에 인플레이션이 치솟자 연준은 YCC에서 벗어나려 했고, 이로 인해 정부와 갈등이 태동했다.

    당시 갈등은 해리 트루먼 대통령이 1951년 2월 FOMC가 국채금리 고정을 지지하기로 합의했다고 언론에 거짓 발표를 하면서 정점에 달했다. 이사 신분이던 에클스는 FOMC 의사록을 공개하며 트루먼 대통령을 즉각 반박했고, 이 사건이 그해 3월 연준의 독립성을 회복시키는 '재무부-연준 합의'로 이어지게 된다.

    이런 역사적 배경으로 인해 에클스는 연준의 독립성을 상징하는 인물로 남게 된다. 에클스는 재무부-연준 합의 넉 달 뒤 이사직에서도 물러난다.

    에클스 이후 연준 의장들은 의장 임기가 끝나면 이사직에서도 물러나는 전통을 세웠다. 1970년대 아서 번스 의장이 임기 종료 후 두 달 정도 이사로 남은 적이 있지만, 이는 차기 의장 취임까지 공백이 있었던 탓이었다.

    제롬 파월 의장이 처한 현재 상황은 에클스 때와 여러모로 비슷하다. 정부의 통화완화 정책에 대한 압박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파월이 의장 임기 종료 후에도 이사로 남게 되면 에클스가 했던 역할이 다시 소환될 가능성이 크다.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15일(현지시간) 볼티모어에서 열린 행사에 나와 차기 의장이 "경제에 최선인 통화정책을 추구할 것으로 희망하며, 믿는다"면서도 FOMC 참가자들은 의장의 방향을 수용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FOMC 참가자들의 견해는 각자에게 달렸다는 원론적인 발언으로 볼 수도 있지만, 차기 의장이 정치적 행보를 보일 경우 내부 반발이 일어날 가능성을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

    내년 5월 임기가 끝나는 파월 의장이 이사로 남게 되면, 7인으로 구성되는 연준 이사회 중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인사들은 계속해서 수적 열세에 놓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파월 의장의 이사 임기는 2028년 1월까지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임명한 아드리아나 쿠글러 이사의 임기가 내년 1월 끝나긴 하지만, 이 자리를 대체하더라도 '친트럼프'로 분류할 수 있는 인사들은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 미셸 보먼 금융감독 부의장 등 3명에 그치게 된다. 파월 의장이 바이든 전 대통령이 임명한 다른 3명의 이사와 연합을 이루면 차기 의장은 이사회 내부의 표 싸움에서 밀리는 곤경에 직면할 수도 있다.

    파월 의장은 자신이 이사로 남을지에 대해 철저히 함구하고 있다. 그는 이달 1일 참석한 유럽중앙은행(ECB)의 '신트라 포럼' 패널토론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그에 대해 할 말이 없다"고 답했다.

    sj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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