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원의 뷰포인트] 달러의 부활
  • 일시 : 2025-07-22 10:23:45
  • [이장원의 뷰포인트] 달러의 부활



    (서울=연합인포맥스) 글로벌 자금이 다시 '미국'으로 회귀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고율 관세 위협으로 촉발됐던 지난 4~6월의 자산 이탈 현상이 점차 진정되고, 미국 기술주 중심의 자산이 빠른 속도로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을 다시 끌고 있다. 이에 따라 한동안 약세를 보이던 달러화도 반등에 나서며 '달러의 부활'이 가시화되고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기술주로의 자금 유입 속도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최근 펀드매니저 설문조사에 따르면, 4월부터 7월까지 펀드매니저들의 기술주 비중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기술주의 대표주자인 '매그니피센트 7' 종목이 다시 시장의 중심에 선 것이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4월 저점 대비 33% 이상 급등하며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엔비디아는 시가총액 4조 달러를 돌파하며 'AI 황제'로 자리매김했다. 월가는 더 이상 관세 이슈에 흔들리지 않는 것 같다. 월가의 주요 투자은행들은 일제히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의 연말 목표치를 상향 조정했다. 미국 대형주의 펀더멘털이 견고하고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와 기술주의 실적 상승이 긍정적 모멘텀을 형성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달러가 휴지 조각 취급받던 지난 몇달간의 분위기와는 확연히 달라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 불확실성을 이유로 미국을 떠나 유럽으로 글로벌 자금이 이동하는 흐름이 이제 주춤하다. 과거 몇 달간 유럽의 스톡스 600지수가 미국 S&P 500 지수를 앞서는 시기도 있었으나 이제 미국 자산의 부활로 반전 흐름을 맞은 모양새다.

    미국 자산에 대한 수요가 되살아나면서 상반기 약세를 보였던 달러는 다시 강세 전환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달러지수는 지난 1일 96.633에서 저점을 찍고 반등 국면에 들어섰고, 유로-달러는 1.18달러에서 꼭지를 찍고 내려오는 모습을 보인다. 달러-엔은 147~148엔대를 오가며 어느덧 150엔대를 넘보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의 한 칼럼니스트는 최근 투기 세력들이 기존의 엔화 매수 포지션을 청산하고 달러 매수로 전환하는 움직임이 뚜렷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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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밖에 달러의 강세엔 주요 선진국별로 상이한 거시경제 환경적 요인도 작용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금리인하 시기가 점점 늦춰지고 있다. 예상보다 미국의 경제 상황이 견조한 것으로 나타나고, 관세로 인한 물가 상승에 대한 부담도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금리인하 시기가 지연되면서 달러가 반등 흐름을 탄 계기가 됐다.

    일본은 참의원 선거 전후로 재정투입 논란에 휩싸였다. 일본의 재정투입 확대에 대한 우려로 선거전부터 일본 채권금리가 상승하고 엔화 약세가 진행됐었는데, 과반을 상실한 자민당과 여당 연합이 야당의 재정 확대 주장을 어떻게 수용할지가 관건이다. 재정 확대 이슈는 엔화 약세 달러 강세를 가속할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달러의 변동성 확대는 우리도 경계해야 할 이슈다. 달러-원은 지난주 1천392원까지 올라 다시 1,400원대에 올라설 조짐을 보이고 있다.

    원화 약세는 수입물가 상승과 외국인 자본 유출 우려 등 많은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 강세 기조를 보여온 코스피의 상승 탄력도 무뎌질 수밖에 없다. 미국과 관세 협상을 앞두고 나타난 원화 약세 현상은 '배나무 아래서 갓끈 고쳐 맨다'는 오해를 받을 수도 있다. 환율변수가 국가 경제를 복잡한 상황으로 내몰고 있다. (국제경제부 선임기자)

    jang7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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