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Mr.쓴소리' 최공필 대표 "스테이블코인, 준비자산 체계 갖춰야"
  • 일시 : 2025-07-23 14:44:40
  • [인터뷰]'Mr.쓴소리' 최공필 대표 "스테이블코인, 준비자산 체계 갖춰야"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은 우량한 담보도 중요하지만 실제로는 준비자산이 더 시급합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향후 코인런 위기가 발생했을 때를 대비해 준비자산 체계를 충분히 갖춰야 한다고 최공필 디지털금융센터 대표가 강조했다.

    최공필 박사(디지털금융센터 대표)는 23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언급하며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시 연쇄적인 코인런이 발생할 경우 다른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 통화정책과 외국환거래법이 약해질 가능성 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낌없는 정책 제언으로 금융가에서 '미스터 쓴소리'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최 대표는 과거 1997년 3월에 '경제전망과 금융 외환시장 동향' 보고서에서 외환위기를 예견한 바 있다.

    그는 최근 오랫동안 연구하던 국채 기반 유동성 메커니즘을 블록체인 기반으로 구현하기 위해 뛰어들기도 했다. 국채 자체는 우량 판정을 받고 있지만 담보로서의 활용이 제한돼 글로벌 레포시장 및 파생거래 등에 활용되지 못한 점에 주목했다.

    이에 최 대표는 ASEAN(동남아국가연합)+3(한중일)의 아시아적격담보포럼(APCF) 이사로 활동하면서 아시아 국채담보 자산의 기반을 넓혔고, 우리나라 국채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의 기틀을 마련한 바 있다.

    최공필 대표는 미국 미시간대학교와 버지니아 대학교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에서 조사부 연구위원 및 은행감독국 선임 자문역으로, 세계은행 아시아개발은행 컨설턴트, 국제통화기금(IMF) 초빙연구원을 지냈다.

    그는 또 국정원 경제담당 국가정보관(차관보급), 한국금융연구원 미래금융연구센터장, 금융감독원 블록체인 자문단장, 온더 디지털금융 연구소장을 역임했고, 이재명 대통령의 지난 2022년 국가인재위원회에 영입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디지털금융센터 대표를 맡고 있다.

    다음은 최공필 대표와의 일문일답.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필요성에 대해 어찌보나



    ▲준비를 통해 원화스테이블 코인의 기반을 다져야 격화되는 경쟁 속에서 실익이 클 것이다. 비트코인이 나왔을 때 탈중앙화된 금융의 모습을 보여줘서 기대를 많이 했는데 지금은 유동성 머니게임이 될 가능성이 있다. 탈중앙화가 제대로 확산되고 뿌리내리려면 중앙화된 기구의 역할이 있어야 한다. 이게 혼재돼야 하는 것이다. 결제 효율화를 이야기하지만 실제로 블록체인에서 거래를 하려면 여러 개의 체인이 돌아가면서 병목현상이 빈번하다. 스테이블 코인으로 갈아타면 이런 문제가 사라지지만 만약 실제로 코인으로 A지갑에서 B지갑으로 보낼 때 갈아타기가 쉽지 않거나 수수료가 더 많이 나올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연결이 안되는 경우 코인을 랩핑해서 보내게 된다. 스테이블 코인 도입의 편의성이 존재하는 건 사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금융 안정성을 위협하거나 고객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부분들이 상존하고 있다.



    ---금융안정을 위협하는 경우라면

    ▲가장 두려운 게 코인런이다. 테라, 루나 사태 때도 달러 패깅이 된다고 강조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담보자산이 유지된다고 하지만 외부 충격에 굉장히 취약하고, 페깅에서 이탈하는 경우도 있으며, 담보자산의 가격도 변할 수 있다. 우량한 담보도 중요하지만 실제로는 준비자산이 더 시급하다. 은행에서 맡겨놓는 돈으로 담보보다 더 강력한 개념의 준비자산 체계가 갖춰져 있어야 한다. 스테이블코인을 스테이블하다고 믿는 근거는 무엇인가. 우리 KTB 국채 발행 물량이나 1일 거래량이 미국에 비하면 조그만 연못이다. 누군가 페깅이 어려워서 환매한다고 하면 국채시장이 난리가 나는 것. 스테이블 코인으로 송금이나 결제 등 편리하게 제공하는 편리함을 부정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코인을 발행하는 곳들이 운영상의 문제나 외부 충격에 담보자산을 처리한다고 하면 이런 충격은 세게 나올 수 있다.



    ---장단점이 있을 것 같은데

    ▲스테이블코인 도입 주장의 주된 근거는 통화주권 확보와 페이먼트 세틀먼트에 따른 시장 효율화인데 결제부분은 부정할 수 없는 효과가 있다. 다만, 우리나라는 즉시결제 시스템이 발전돼 있어서 큰 의미가 없다. 해외결제 부분은 베네핏이 있다. 하지만 우려할 부분도 많다. 규제 영역 바깥에 있는 민간에서 할 경우 규제나 가이드라인이 느슨할 가능성이 있다. 발행사들이 준비자산을 확보하고도 이익을 내야 하는데 위험자산에 투자하거나 수수료를 받는 식. 그것이 한계다. 펀드를 운영하거나 추가 수익을 운용하고, 한 달 마다 보고하게 돼 있는데 모니터링이 될 것인가. 커스터디 문제도 있다. 고객 돈을 회사의 자산과 잘 분리해서 문제가 됐을 때 고객의 돈을 돌려줄 수 있는 안전장치가 확보돼야 한다. 그런 규제나 가이드라인이 전혀 준비돼 있지 않은 상태다.



    ---좀 더 설명을 하면

    ▲우리는 그동안 외환보유액을 쌓아놓고, 해외에서 돈 빌릴 때 갚을 능력을 보여주면서 달러를 쌓아왔다. 비기축통화로서 통화주권을 유지해 왔는데 스테이블코인에서 이를 내주는 것인가. 한국은행 한강프로젝트를 통해 중앙은행의 영역과 위치를 확고히 한 다음에 민간 스테이블 코인을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것은 괜찮다고 본다. 스테이블코인 도입 필요성을 주장하는 기관들이 블록체인에 대한 전문지식은 있겠지만 통화정책 시스템 면에서는 한은을 따라갈 수 없다.



    ---스테이블코인 도입이 통화정책에 영향을 크게 줄 것으로 보나

    ▲통화량도 일단 문제고, 예금이 이쪽에서 빠지는 부분도 있다. 통화량을 파악하기가 어렵게 된다. 돈이 따로 도는 것. 금리 정책의 효과도 유효하지 않을 것. 금리 경로를 약화시키는 루트들이 많이 생긴다. 금리가 낮아졌을 때 스테이블코인 발행 기관들이 예금을 빼서 스테이킹을 해서 고수익을 내거나 하는 식. 금리 경로, 통화량, 통화주권 문제로 볼 때 중앙은행 통화정책을 근본적으로 침해하는 요소가 있다.



    ---스테이블코인 도입 영향에 대해 좀 더 이야기해달라

    ▲과거 유로달러(Euro dollar) 시스템과 비교해 볼 수 있다. 1960년대, 1970년대 세계가 성장하면서 달러가 많이 필요한데 미국 은행에 가서 빌리려니 힘들었다. 그래서 영국 런던, 싱가포르 등에서 달러를 많이 빌렸다. 유로달러 시장은 역외 달러 시장을 의미한다. 하지만 미국 밖에 있는 달러에 대한 관리가 잘 안되고, 감독이 소홀해지면서 런이 발생한 적이 있다. 위기가 올 수 있는 것이다.

    지금 디지털 영역에서 기축 통화가 필요해지면서 달러 스테이블 코인이 생긴 것. 유로달러 시장이 생겼던 것처럼 안정적인 화폐 역할을 하는 디지털 달러가 생기고, 민간 업체들이 공급하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 달러에 당의정을 싹 입혀서 겉으로 볼 때는 안정적인 달러같이 보이는 것을 민간 업체들이 만든 것이다. 이 시스템이 4천억달러 이상 규모가 늘면서 이제는 더 이상 무시할 수 없게 됐다. 분명한 것은 유로달러도 그 때 커졌다 규제, 감독 부분이 소홀해졌던 것처럼 런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코인런의 여파는

    ▲예를 들어 A라는 탈중앙화된 거래소에서 원화랑 달러 페어가 있는데 이게 패리티(1:1)가 깨졌다고 보자. 저기 좀 이상하다 하면 주변에 있는 곳들도 다 내놓으라고 할 것. 연쇄적인 코인런에 이어 다른 금융시장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 연쇄적으로 다른 레거시 시장까지 영향을 주는 것. 엄밀히 말하자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을 가능성이 훨씬 큰 셈. 외환시장의 경우 시장 개입도 하지 않나. 필요할 때 관리가 가능하다. 하지만 스테이블코인은 작은 규모라 하더라도 흔들릴 수 있다.



    ---대비책이 있다면

    ▲그래서 담보자산보다 더 강력한 개념의 준비자산 제도를 확실히 해야 한다고 본다. 준비자산은 법적으로 가치가 정해져 백업 역할을 하는 자산이다. 담보 가치가 변하므로 120% 이상까지도 추가적인 버퍼가 필요하다. 스테이블코인 사례 중 다이코인(DAI)의 경우 순수 암호자산을 담보로 쓰지만 담보 비율을 150%까지 잡는다. 취약하니까 담보를 많이 쓰는 것. 그래도 한 번 깨진 적이 있다. 우리가 법적으로 정해진 신뢰와 시장에 보여주고 신뢰를 얻는 것 중에 어느 쪽이 쉽겠나. 법적 신뢰가 깨지면 법적으로 개입해 라스트 리조트가 들어갈 수 있다. 구제금융이 가능한 것. 그러나 프라이빗업체들이 할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다. 혁신도 좋지만 혁신의 부작용을 스스로 해결할 수 없다면 준비금 비율을 높여야 한다.

    미국이 지니어스액트를 통해 스테이블코인을 제도권으로 두려고 하지만 굉장히 엄격하고, 미국은 기축통화여서 CBDC가 필요 없다. 통화주권은 CBDC(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로 지켜야 한다. 민간에서 스테이블코인 하는 것으로는 통화주권을 못지킨다. 우리나라는 통화주권을 유지하기 위해 CBDC를 두고, 스테이블코인 업체들이 그것을 담보로 쓰면 좀 더 안정적으로 갈 수 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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