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무역협상 지켜보는 서울환시…환율 논의에 촉각
외환 당국 실무자 동행에 달러-원 하락 염두
(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서울외환시장이 한국과 미국의 고위급 무역 협상 소식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미국이 달러화 절하를 내심 바랄 것이란 추측 속에 환율 협상이 이뤄질 것인지에 이목이 쏠린다.
우리 정부는 외환 당국 관계자를 협상단에 포함해 관련 논의에 대비하고 있다.
24일 정부에 따르면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오는 25일 미국에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만나 관세 협상에 나선다.
한미 간 고위급 협상은 지난 4월 이후 처음이다. 당시 협상에는 최상목 전 부총리와 안덕근 전 산업부 장관이 참석했다.
이번 협상은 지난달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새 경제 사령탑이 임명되면서 성사됐다.
오는 8월 1일로 예정된 상호 관세 부과일을 코앞에 두고 협상이 이뤄지는 만큼 외환시장의 주목도도 높아진 분위기다.
마침 우리와 비슷한 처지인 일본이 미국과 합의를 이뤄내 한층 더 관심이 집중된다.
미국은 지난 22일(현지시간) 일본에 기존에 예고한 25%에서 10%포인트 낮은 15%의 상호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자동차 관세 역시 27.5%에서 15%로 낮아졌고, 철강·알루미늄 관세는 50%로 유지됐다.
관세 인하의 대가로 일본은 미국에 자동차와 농산물 시장을 추가 개방하고, 대규모 투자를 약속했다.
이로써 일본은 관세 부과 예정일을 10여일 앞두고 극적으로 미국과 합의를 봤다.
일본처럼 우리도 미국과 합의를 이뤄낼 것이란 기대감 속에 시장이 가장 주목하는 것은 환율 협상이다.
미국이 대외적으로는 강한 달러화 정책을 표방하면서도 무역 불균형을 해소해야 한다는 명분 하에 약달러를 선호하는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앞서 시장은 양국이 환율 협상을 진행했다는 소식만으로도 요동친 바 있다.
지난 5월 14일 달러-원 환율은 정규장 마감 이후 전해진 환율 협상 소식에 야간 시간대 연장 거래에서만 30원 넘게 급락했다.
달러화 약세, 원화 강세 흐름이 펼쳐질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작용한 결과다.
따라서 이번에도 무역 협상의 일환으로 진행될 환율 협상이 관건이다.
이에 대비해 최지영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이 정여진 외화자금과장과 함께 고위급 협상단의 일원으로서 구 부총리의 미국 방문에 동행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환율이 의제로 오르는 상황을 준비하는 모습이다.
정부에서는 무역 협상 과정에서 환율 관련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2+2' 협상이므로 환율 얘기가 있을 수 있다"면서 환율 논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시장 참가자들은 오는 25일 예정된 협상 관련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울 전망이다.
엔화의 경우 국제화된 통화이므로 환율 협상이 크게 의미가 없지만 원화는 사정이 다르다는 얘기가 나온다.
앞선 경우처럼 달러-원 환율이 하락할 가능성도 열어두는 분위기다.
한 은행 딜러는 "지난 5월 환율 협상 소식으로 달러-원이 크게 빠졌었다"며 "논의 결과를 밝히지 않더라도 합의가 있지 않겠냐는 추측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비판한 8가지 비관세 장벽 중에 첫 번째가 환율 조작"이라며 "환율에 대한 협상이 포함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지난 6월 공개된 미국 재무부 환율 보고서에서 한국은 '관찰대상국'으로 여전히 지정된 상태였다"면서 "이런 상황을 전반적으로 고려할 때 관세를 낮추기 위해서는 환율에 대한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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