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먹거리 물가 잠잠해졌지만…사그라들지 않은 '기후플레이션'
농축수산물 수입물가 2%대로 둔화…이상기후에 수박 등 가격 급등
(세종=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생활물가 안정이 이재명 정부 경제팀의 최우선 과제로 꼽히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고공행진을 지속해왔던 수입 먹거리 물가가 둔화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폭염과 폭우가 반복되면서 이른바 '기후플레이션'(Climateflation)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정책당국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24일 관세청과 한국무역통계진흥원에 따르면 올해 6월 농축수산물 수입가격지수는 118.3(2020년=100)으로 1년 전보다 2.4% 상승했다.
전월과 비교하면 0.5% 하락한 수준이다.
올해 들어 농축수산물 수입가격지수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1월 5.3%, 2월 3.8%, 3월 4.7%, 4월 7.1%, 5월 5.5%로 고공행진을 이어가다가 지난달 2%대로 낮아졌다.
농축수산물 수입물가 둔화에는 최근 달러-원 환율 안정이 큰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5월 초까지만 해도 1,400원을 넘어섰던 환율은 6월부터 1,3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국제 식량가격의 상승세가 주춤한 것도 먹거리 수입물가 둔화의 요인으로 지목된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지난 5월 세계 식량가격지수는 전월보다 0.8% 떨어져 4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달에는 전월 대비 올랐지만, 상승 폭(0.5%)은 크지 않았다.
그간 농축수산물 수입물가 상승은 국내 소비자물가를 밀어올리는 상방 요인으로 작용해왔다.
특히 주요 식품과 외식 가격은 수입 원재료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수입가격 변화가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국내 농축수산물 물가로 시선을 돌려보면 상황이 녹록지 않다.
지난달부터 폭염과 폭우가 반복되면서 기후플레이션이 정책당국의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기후플레이션은 이상 기후로 인해 농산물 수확량이 감소하며 가격이 오르는 현상을 말한다.
이상 기후발(發)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할 경우 생활물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한 이재명 정부 경제팀에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1일 취임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단기적으로 물가, 특히 생활물가를 안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후인플레이션의 조짐은 이미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수박은 지난 15일부터 한 통 평균 소매 가격이 3만원을 웃돌고 있다. 전날 기준 3만884원으로 1년 전보다 24.3% 올랐다.
복숭아(백도) 가격은 10개에 2만1천379원으로 작년보다 23.6% 상승했다.
시금치도 100g에 2천220원으로 1년 전보다 27.6% 급등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부도 매주 이형일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열고 주요 품목의 가격·수급 동향을 점검하고 있다.
이 차관은 전날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집중호우로 농작물, 가축 침수 피해가 발생한 데 이어 최근 폭염이 지속되는 등 기상 여건 변화로 농축수산물 수급 우려가 있다"며 "범부처 차원에서 먹거리 수급·가격 안정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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