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툭 치며 "금리 좀"…험악하진 않았던 트럼프의 연준 방문
초반에는 비용 문제로 실랑이…트럼프가 웃으며 스킨십하자 분위기 반전
트럼프, 파월 해임과 선 그어…美 장기금리 하락 반응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4일(현지시간)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 본관 건물 방문은 제롬 파월 의장과의 갈등을 다시 부각하는 계기가 되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측근 인사들이 최근 개보수 비용 문제를 빌미로 연준을 총공격해 왔던 만큼 긴장감이 시종일관 유지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선을 넘는' 행동은 자제하면서 험악한 장면이 연출되지는 않았다.
안전모를 쓴 두 사람이 현장을 본격적으로 둘러보기에 앞서 취재진 앞에 섰을 때는 어색한 분위기가 역력했다. 특히 개보수 비용 추정치를 놓고 트럼프 대통령과 파월 의장은 잠시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애초 27억달러였던 비용이 현재 31억달러가 됐다고 말하는 사이 파월 의장은 옆에서 좌우로 고개를 흔들면서 불편하다는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파월 의장이 "나는 그것을 알지 못한다. 연준의 누구로부터도 그것을 듣지 못했다"며 즉각 끼어들자 트럼프 대통령은 "방금 나왔다"면서 상의 안에서 공사비 명세를 적은 것으로 보이는 서류 한장을 꺼내 파월 의장에게 건넸다.
안경을 꺼내쓰고 서류를 들여다본 파월 의장은 "마틴(연준 내 다른 건물의 이름) 개보수까지 포함한 것"이라면서 "우리는 마틴을 5년 전에 끝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올라간 서류에 오류가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이로 인해 두 사람 사이에 잠시 흘렀던 어색함은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안전모를 벗은 뒤 질문을 받기 시작하면서 풀리기 시작했다. 그는 파월 의장이 어떤 말을 하면 그에 대한 비판으로부터 물러나겠느냐는 질문에 "나는 그가 금리를 낮추면 좋겠다. 그 외에 내가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느냐"고 답했다.
이 답변을 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의 팔을 툭 치며 웃었고, 이에 파월 의장도 굳은 얼굴을 풀면서 환한 웃음으로 화답했다. 이후 두 사람은 현장 시찰을 위해 이동했다.
현장을 둘러본 뒤 다시 취재진 앞에 등장한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과 대화에서 "긴장은 없었다"면서 생산적인 대화를 했다고 설명했다. 평소 파월 의장을 향해 퍼부었던 '바보', '멍청이' 같은 노골적 비하 표현은 이날 전혀 등장하지 않았다.
그는 파월 의장을 왜 해임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그것은 큰일(big move)"이라면서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가 옳은 일을 할 것으로 믿는다"고 답했다.
현지시간 오후 4시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에 도착한 뒤 관련 소식이 전해지는 사이 미 국채 장기금리는 내림세로 반응했다. 특히 만기가 가장 긴 30년물 금리가 상대적으로 큰 낙폭을 나타냈다.
30년물 금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방문을 앞두고 4.96%를 살짝 넘어선 뒤 3bp 가까이 내렸다.
sj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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