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금리 동결…이사 2명 '인하' 반대표에도 파월은 신중론(종합)
월러·보먼, 25bp 인하 주장…FOMC 성명은 "성장세 완만해졌다"
파월, 관세발 인플레 불확실성 재차 강조…9월 인하 힌트 안줘
(서울·뉴욕=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진정호 최진우 특파원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들어 5회 연속 정책금리를 동결했다.
연준 이사회 안에서 이례적으로 2명이 금리 인하를 주장하며 반대표를 던졌지만 제롬 파월 의장은 관세발 인플레이션 불확실성을 강조하며 신중한 입장을 이어갔다.
30일(현지시간) 연준은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발표한 성명에서 연방기금금리(FFR) 목표범위를 4.25~4.50%로 동결한다고 밝혔다.
앞서 연준은 지난해 9월 전격적인 '빅 컷'(50bp 인하)으로 금리 인하 사이클을 개시한 뒤 11월과 12월에는 통상적인 25bp씩의 인하를 결정했고, 올해 1월부터 금리 동결로 돌아섰다.
시장 참가자들은 일찍부터 이달 동결을 기정사실로 여겨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연준 본관 개보수 비용 문제를 빌미로 직접 연준을 찾아 금리 인하를 압박하기도 했으나, 당장 이번에 금리가 인하될 것이라는 의견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연준은 양적긴축(QT) 속도도 그대로 유지했다. QT 월간 한도는 미 국채(50억달러)와 주택저당증권(MBS, 350억달러) 모두 변동이 없었다.
FOMC는 성명에서 "순수출의 변동이 계속 데이터에 영향을 줬지만, 최근 지표들은 경제 활동의 성장세가 상반기에 완만해졌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종전 "견조한 속도로 계속 확장"에서 평가를 하향한 것이다.
실업률은 "여전히 낮다"고 진단했으며,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여전히 다소 높다"는 표현이 유지됐다.
성명은 경제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고조돼 있다"로 제시했다. 바로 앞에 붙어있던 "감소했지만" 표현이 삭제됐다.
성명은 향후 금리 조정과 관련해서는 "규모와 시점(the extent and timing)"을 고려하겠다는 표현을 그대로 사용했다. 후속 인하 시점에 대해 구체적 힌트를 제시하지 않은 셈이다.
이번 회의에서 투표권자 11명 중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와 미셸 보먼 금융감독 담당 부의장은 25bp 인하를 주장하면서 반대표를 던졌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임명된 두 사람은 6월 FOMC 직후부터 이달 금리 인하 주장을 들고나온 터라 반대표 행사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특히 차기 의장 후보로 거론되며 시장 영향력이 큰 월러 이사의 주장이 강했다.
7명으로 구성된 연준 이사회에서 복수의 이사가 FOMC에서 반대표를 던진 것은 1993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보다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주장하며 복수의 이사가 반대표를 행사한 것은 1988년 6월(3명) 이후 37년 만에 처음 있는 드문 일이다.
아드리아나 쿠글러 이사는 전날 연준이 밝힌 대로 이번 FOMC에 불참했다. 이에 따라 투표권자는 1명 줄어들게 됐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 모두발언에서 "고조된 불확실성에도 경제는 견조한 위치에 있다"면서 "현재 통화정책 기조는 잠재적인 경제 상황에 시의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높아진 관세가 일부 재화 가격에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기 시작했지만, 경제 활동과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전반적인 영향은 아직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합리적 기본 가정은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이 물가 수준의 일회성 변동을 반영하며 단기적일 수 있다는 것"이라면서도 "인플레이션 효과가 더 지속될 가능성도 있으며, 이는 평가하고 관리해야 할 위험"이라고 언급했다.
질의응답 과정에서 나온 발언들은 신중한 색채가 더 강했다. 오는 9월 FOMC에서 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힌트도 제시되지 않았다.
파월 의장은 9월 인하에 대한 질문에 대해 "9월 회의 전에 두 차례의 완전한 고용 및 인플레이션 데이터를 받게 된다"면서 "우리는 9월에 대해 결정하지 않았다. 우리는 미리 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파월 의장은 "다음 회의 전에 꽤 많은 데이터가 들어온다"고 재차 언급한 뒤 이 지표들이 금리 인하 결정에 영향을 줄지는 "정말로 말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정해둔 경로가 없다"고 언급했다.
이날 FFR 목표범위의 실질적 하단과 상단 역할을 하는 역레포 금리와 지급준비금리(IORB; 전 IOER)는 각각 4.25% 및 4.40%로 동결됐다.
단기 유동성을 공급하는 장치인 스탠딩 레포(Standing Repo Facility, SRF)의 최저응찰금리와 재할인율도 각각 4.50%로 유지됐다.
FOMC 참가자들의 금리 전망치를 담은 '점도표'(dot plot)는 분기마다 업데이트되기 때문에 이번 회의에서는 나오지 않았다. 6월 FOMC는 점도표를 통해 종전과 같은 올해 두 번의 금리 인하를 시사한 바 있다.
sj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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