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타결] 서울환시 "한미 합의는 하락 재료…매파 FOMC가 상쇄"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신윤우 기자 = 서울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31일 한미 무역협상 타결 소식을 달러-원 환율 하락 재료로 인식하면서도 하락 일변도 흐름이 펼쳐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간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매파 성향을 드러내 달러화 상승 압력도 상당하다는 이유에서다.
A외국계 은행 딜러는 "관세 타결로 환율 상승 압력을 가할 요인은 더 심화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먼저 무역협상을 한 일본이나 유럽연합(EU)의 관세도 15%라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는 것도 아니므로 무역협상 타결 자체가 환율 하락을 이끌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간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도 환율 상승으로 반영돼 1,390원대에서 레인지 흐름을 보일 것 같다"며 "1,400원선을 앞두고 잘 못 오를 것 같지만 유로화나 엔화에 비해 원화가 상대적으로 덜 올라 1,400원선이 뚫리면 더 오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따라서 외국인 증시 동향이나 헤드라인을 주시하며 매수로 대응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이 딜러는 덧붙였다.
B증권사 딜러는 "한미 무역 협상 타결은 달러-원 하락 재료"라며 "FOMC 정례회의 결과가 매파적이어서 그 영향이 적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시가는 높게 시작할듯하고 장중 움직임은 아래를 보는 게 좋을 것 같다"며 "시가가 1,400원선으로 예상되는데 무거운 레인지이고 관세 협상도 잘 타결돼 장중에는 아래로 갈 것으로 본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이 3천500억달러(약 487조원) 규모의 투자를 약속했다며 관세를 15%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한국은 또 1천억달러 상당의 액화천연가스(LNG)나 기타 에너지 제품을 구매하고 무역을 완전히 개방하기로 했다. 자동차, 트럭, 농산물 등 미국산 제품도 받아들인다.
한편, 연준은 전날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FFR) 목표범위를 4.25~4.50%로 동결했다. 미셸 보먼 금융감독 담당 부의장과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금리 인하를 주장하며 반대표를 던졌다.
하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으며 매파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9월 금리 인하설'에 대해 "아직 아무런 결정을 내리지 않았고 사전에 결정하지도 않는다"고 일축했고, 관세발 인플레이션과 관련해 "어떻게 진행될지 완전히 이해하려면 갈 길이 멀다"고 평가했다.
한미 무역 합의의 세부 내용이 달러-원 하락을 뒷받침하지 않는다는 의견도 나온다.
C외국계 은행 딜러는 "타결 헤드라인은 달러-원 하방 요인이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원화에 긍정적인 요인이 빠져 있어 하락세는 일시적일 것 같다"고 판단했다.
그는 달러-원이 이번 주에 1,380~1,395원 사이에서 움직이고, 오는 8월에 1,400원을 넘어설 것으로 봤다.
D시중은행 딜러는 "관세율이 15%로 우방국들 수준인 점은 좋은 결과지만, 이 정도 규모의 투자에 따른 10% 관세 하락의 경제적 효용은 좀 더 봐야 할 것"이라며 "1천500억달러 조선업 협력 펀드와 쌀, 소고기를 제외한 협상 등은 좋아 보이지만 평가에는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E외국계 은행 딜러는 "투자 규모가 경제 규모에 비해 크지만 그 외엔 시장 예상 범위의 결과"라며 "시장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했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연구원은 "협상이 지연되다가 타결됐기 때문에 불확실성 해소 측면에서 환율이 내려가는 요인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그럼에도 전일 달러화가 많이 강해져서 오늘은 방향이 불확실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그는 "비중으로 따지자면 FOMC 영향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면서 "지난주 일본이나 유럽연합 협상만 봐도 관세가 내려가기는 했지만 해당 통화는 약세를 보였던 움직임이 관찰됐다. 미국에 받은 만큼 돌려줘야 하는 부분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EU나 일본과 다른 점은 수출 의존 국가라는 점이다. 수출에 긍정적일 수 있는 부분은 관세 인하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부분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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