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현의 글로브] 머스크의 '창업자 모드'와 삼성
  • 일시 : 2025-08-01 08:00:08
  • [문정현의 글로브] 머스크의 '창업자 모드'와 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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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인포맥스) '창업자 모드(Founder mode)'라는 말이 있다.

    리더가 회사의 여러 상세 업무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경영 방식을 말하는 것으로, 창업자 몰입 경영이라고도 한다.

    직원에게 업무를 위임하는 '관리자 모드(Manager mode)'가 아니라 창업자처럼 세부 사항을 직접 챙기는 것을 의미한다.

    이 용어 자체는 비교적 최근에 만들어졌다. 개념의 기원은 작년 에어비앤비 최고경영자(CEO)인 브라이언 체스키가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Y콤비네이터(YC)를 위해서 한 강연에서 시작됐다.

    체스키는 기업 경영 방법에 관한 기존 상식이 잘못됐다며 좋은 인재를 고용해 그 인재가 일할 여지, 즉 자율성을 줘야 한다는 조언을 따랐을 때 좋지 못한 결과가 따른다고 주장했다.

    YC 공동 창업자이자 전설적인 벤처 투자자인 폴 그레이엄이 체스키의 강연을 되돌아보며 작년 9월 '창업자 모드'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고 이는 스타트업 업계를 뒤흔들었다.

    그레이엄은 "관리자는 할 수 없는, 창업자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고 말했다.

    용어는 새로운 것이지만 이미 이런 창업자 모드로 일하는 대표적인 인물이 있다. 바로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다.

    그는 첫 대중 전기차 '모델3'의 양산이 시작된 지난 2018년 공장 바닥에서 잠을 자면서 주 120시간을 일했다. 생산에 일부 차질이 나타나자 철저한 조직 개편을 하겠다고도 말했다.

    트위터(현 X)를 인수했을 때도 회사 이름을 직접 바꾸고 조직을 전면 개편했다. 트럼프의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았을 때도 거의 매일 사무실에 출근하며 업무를 챙겼다.

    이번 주 한국 증시는 삼성전자와 테슬라의 초대형 계약 소식에 들썩댔다.

    테슬라로부터 23조원에 달하는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물량을 따냈다는 소식에 삼성전자 주가는 11개월 만에 '7만전자'로 복귀했다. '8만전자'로 가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도 나왔다.

    내외신들은 삼성의 파운드리 사업에 가뭄의 단비 같은 소식이 나왔다고 평가했다. 이번 계약을 바탕으로 다른 대형 고객의 주문도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테슬라는 과도한 TSMC 의존도를 낮출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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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만 이에 앞서 삼성이 머스크의 창업자 모드를 얼마나 만족시킬 수 있을지가 관건일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는 X를 통해 자사가 삼성전자 고객사라는 점을 드러내며 "삼성의 대형 텍사스 신공장은 테슬라 차세대 AI6 칩을 만드는 데 전념하게 될 것"이라며 "이 전략적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이어 "내가 직접 진전 속도를 올리기 위해 생산라인을 둘러볼 것이다. 다행히 공장은 편리하게도 내 집에서 멀지 않는 곳에 있다"며 웃는 표정의 이모티콘을 덧붙였다.

    '창업자 모드'로 이번 건을 대하겠다는 진땀 나는 예고인 셈이다.

    실제 미국 경제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테슬라 조립 라인 직원들은 이미 머스크의 창업자 모드 접근 방식을 경험했다"며 "이제 곧 삼성도 경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깐깐한 고객은 기업에 큰 부담이지만 이들을 만족시키는 순간 다른 레벨로 도약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중대한 시험대에 오른 삼성은 어떤 결과를 얻게 될까. (국제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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