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여름휴가 환전 서비스 경쟁…달러-원 영향은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여름 휴가철을 맞아 금융권 환전 서비스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가운데, 해외여행 수요 증가가 달러-원 환율 강세 요인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일 연합인포맥스 달러-원 거래 종합(화면번호 2110)에 따르면 달러-원은 전날 1,387.00원에 정규장을 마감했다. 달러-원은 장중 한때 1,397.30원까지 고점을 높이며 1,400원선에 바짝 다가섰다.
시장 참가자들은 1,400원이라는 빅피겨(큰자릿수)를 앞둔 상황에서 해외여행을 위한 환전 수요가 달러-원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대신, 해외 주식투자자 증가에 따른 환전 수요는 달러-원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서비스수지 중 지난 5월 여행수지는 9억5천만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이는 5월 연휴 중 해외 여행객이 증가한 영향이 컸다.
실제로 국내 거주자의 환전 수요는 눈에 띄는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대표적으로 하나카드의 트래블로그 서비스의 경우, 2022년 7월에 출시한 이후 가입자 수 800만명과 환전액 4조5천억원 규모를 돌파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해외여행 수요가 회복되면서 환전 거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7월 들어 본격적인 성수기에 접어들며 고객들의 환전 수요가 다시 한번 탄력을 받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국내 금융기관들은 새로운 환전 서비스를 출시하거나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휴가철 경쟁에 속속 뛰어드는 분위기다.
키움증권과 KB국민은행은 지난달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트래블러스카드·해외송금 등 다양한 고객 환전 수요에 맞춘 서비스 출시 계획을 밝혔다.
iM뱅크는 편의점 CU와 협력해 'iM외화배송서비스'를 새롭게 출시했고, KB국민은행은 'KB스타뱅킹 환전서비스'를 전면 개편했다.
이외에도 우리·신한은행 등 여러 금융기관이 현재 환전 관련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휴가철과 개인 환전 수요 증가세가 크게 비례하지 않는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휴가철을 맞이해 환전 수요가 더 늘어나는 것 같지는 않다"며 "최근 트렌드는 여행 성수기에 맞춰 환전을 하는 것이 아니라, 환율 움직임을 보면서 미리 환전하는 추세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해외여행보다는 해외주식투자를 위한 환전 수요가 달러-원 환율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도 나왔다.
휴가철 환전 수요는 매년 계절성에 의해 발생하는 만큼, 이미 시장에 선반영된 측면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6월말 외국환은행의 국내 거주자 외화예금 잔액은 1천64억4천만달러로 전월보다 50억8천만달러 늘었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 기업,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국기업 등의 국내 외화예금을 뜻한다.
외화예금은 지난 2~4월에 감소했으나, 5월(51억달러)에 이어 두 달째 증가했다.
이는 연기금이 해외투자자금을 일시적으로 국내에 들여온 데 이어 개인들이 해외주식투자를 위해 예탁금을 늘린 영향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뉴욕증시는 최근 신고가를 경신 중이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S&P500 지수는 6,389.77을, 나스닥 지수는 21,178.58에 거래를 마치며 모두 사상 최고가를 다시 썼다.
임환열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휴가철 환전 수요는 산발적으로 발생하는 요인이며 그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본다"며 "달러-원 강세를 야기할 수 있는 구조적 요인으로 보기에는 조금 어렵다고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임 이코노미스트는 이어 "해외주식투자 수요와 같이 특별한 이슈가 달러-원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며 "상반기까지는 미국의 주식시장이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였으나, 하반기에 미국 주식이 반등하면서 국내 거주자들도 해외주식으로 많이 유입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구조적인 요인들이 달러화 매수세를 촉발하고 있고, 달러 대비 원화의 상대적인 약세를 야기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jy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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