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환-주간] 美고용 충격, 달러 얼마나 팔까…모멘텀 필요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이번주(4~8일) 서울외환시장은 달러-원 환율이1,300원대 후반으로 하락한 후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말 동안 발표된 미국 7월 비농업 고용 보고서가 시장 예상과 달리 부진하게 나온 점은 충격 요인이다.
글로벌 달러 강세로 1,400원선으로 올랐던 달러-원 환율이 내려올 여지가 있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386.50원(MID)에 최종 호가됐다.
이는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2.20원)를 고려하면 전장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401.40원)보다 12.70원 급락한 수준이다.
달러인덱스도 반락한 만큼 달러화가 레벨을 낮출 가능성이 있다.
다만, 글로벌 달러가 주요국 통화 대비 크게 약세를 보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에 유리한 무역협상이 이어진 상황에서 고용 부진은 미국 금리인하 기대에 힘을 실어주는 대목이다. 미국 금리인하가 기조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은 아직 약하다.
시장 참가자들이 달러 매도에 신중하게 대응할 수 있다.
국내 증시가 조정을 받고 있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의 갈등이 깊어지는 점은 주의할 대목이다.
주초반 달러화가 1,380원대로 내려간 후 다시 1,400원선 부근 흐름을 이어가며 하단이 지지될 수 있다.
◇美고용 충격에 달러 약세 전환…통계국장 해임은 의구심
미국 7월 비농업 고용지표는 시장에 충격을 줬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7월 비농업 부문 고용은 전월보다 7만3천명 증가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11만명)을 크게 밑돌았다.
최근 미국에 유리한 관세 협상과 각국의 대미 투자 소식, 탄탄한 경제 지표 등으로 달러 강세가 나타났던 부분이 고용시장과 제조업 지표 부진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
그동안 금리인하를 늦춰왔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하를 검토할 만한 요인이기도 하다.
고용 뿐 아니라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48.0으로 전월보다 하락했다. 이 역시 시장의 우려를 부추겼다.
글로벌 달러인덱스는 100선에서 98대로 하락했다.
다만, 올해 안으로 1회 또는 2회 정도의 연준 금리인하만 예상되고 있다.
한편, 고용지표 발표 직후 노동통계국장을 해임했다는 소식은 통계에 대한 신뢰를 약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에리카 맥엔타퍼 국장 경질은 전날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가 지난달 7만3천개 증가하는 데 그쳤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에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약달러 모멘텀 더 확인해야…미·러 갈등 지속
미국 경제가 주변국보다 좋고, 미국에 유리한 무역 여건이 형성된다면 달러 약세 여건이 안정적으로 형성될지는 미지수다.
달러 약세가 기조적으로 나타나려면 미국 금리인하 지속, 미중 회담 진전, 지정학적 위험 해소 등 약달러 모멘텀이 더 필요하다.
미국과 러시아의 갈등이 핵위협을 불사하는 상황으로 치닫는 점은 리스크 요인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는 8일까지 우크라이나 휴전이 이뤄지지 않으면 러시아와 러시아 교역국에 가혹한 관세 제재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의 도발적인 발언에 따라 핵잠수함 두 대를 적절한 지역에 배치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메드베데프는 주말동안 텔레그램에 트럼프가 "전설적인 '데드 핸드(Dead Hand)'가 얼마나 위험한지 기억해야 한다"고 적었다.
데드 핸드는 적의 참수 공격으로 러시아의 지도부가 무너졌을 경우 핵미사일을 발사하도록 러시아의 명령 체계다.
◇관세협상 후폭풍…국내 증시 반응 주목
우리나라는 미국과 15% 관세 협상을 마무리하며 관세 위험의 불확실성을 제거했다.
이후 금융시장은 협상의 득실을 저울질하고 있다.
1천500억달러 규모의 조선 협업 프로젝트는 호평을 받았고, 나머지 2천억달러의 안보전략 분야 투자가 어떻게 이뤄질지도 관건이다.
특히 쌀 시장 개방을 놓고 미국과 한국의 이야기가 다르게 전개되면서 시장 참가자들도 귀를 기울이는 양상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쟁과 같은 협상 과정이었다"며 "이번에 마련된 협상안을 갖고 구체적인 전략을 수립하고 미국과 세부 협상 과정에서 능동적으로 대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구 부총리는 "한국이 미국과 손을 잡는 게 오히려 우리의 국운 융성이 가능하다고 본다"며 "전략적 얼라이언스를 통해 한국경제가 다시 세계 1등으로 갈 수 있는 좋은 찬스"라고 봤다.
우리나라 관세 협상의 여파는 국내 증시 온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관세 협상과 함께 세법 개정안 이슈도 불거지면서 코스피는 3,119선까지 급락했다.
이같은 흐름이 주중에도 이어지면 서울환시에서 달러화는 지지될 수 있다.
만약 지난주에 급락했던 증시가 회복세를 보이면 달러-원 환율은 1,400원선 아래에서 레인지를 다시 유지할 공산이 크다.
한편, 무역협상이 원활하게 되지 않아 고율의 관세를 부과받은 나라들도 살펴볼 대목이다.
브라질은 50%의 관세를 떠안았고, 인도는 25%, 스위스 39% 등으로 관세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이는 미국내 물가를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관세 압박과 추가적인 협상이 어떻게 될지도 주목할 대목이다.
◇이번주 대내외 이벤트는
이번주 주요 이벤트는 일본은행 통화정책 회의록과 영국중앙은행(BOE) 금리 결정이다.
일본은행(BOJ) 회의록은 오는 5일에 발표된다.
최근 관세협상 이후 일본의 금리인상 여건이 상당 부분 달라진 만큼 일본은행이 경기 판단을 어떻게 하고 있을지가 관건이다.
달러-엔 환율은 심리적 저항선이던 150엔선을 웃돈 후 147엔대로 급락했다.
BOE는 오는 7일에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같은 날 통화정책위원회(MPC) 회의록도 발표된다.
미국 7월 뉴욕연방준비은행 기대 인플레이션도 7일에 발표된다.
시장 참가자들의 시선이 점차 고용에서 물가 지표로 향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국 경상수지와 무역수지도 살펴볼 변수다.
오는 7일에는 호주, 중국, 독일 등의 무역수지가 나란히 발표되며, 오는 8일에는 일본 6월 경상수지와 중국 2분기 경상수지가 발표된다.
관세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의 무역, 경상수지 흐름이 어떻게 나타났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오는 5일 7월말 외환보유액이 발표되며, 오는 7일 오전에 6월 국제수지가 나온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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