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GBI 마지막 퍼즐…한은 금융결제망 'BOK WIRE' 운영시간 연장 검토
  • 일시 : 2025-08-07 08:05:40
  • WGBI 마지막 퍼즐…한은 금융결제망 'BOK WIRE' 운영시간 연장 검토

    외국인 국채 투자 편의성 개선 기대…글로벌 중앙은행 추세 따른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이규선 기자 = 한국은행이 자금결제시스템인 금융결제망(BOK-Wire+)의 운영시간을 연장하기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내년 4월 예정된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을 앞두고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채 투자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마지막 퍼즐을 맞추는 작업이다.

    ◇외환·자금 거래시간 맞춰 결제시간도 연장…WGBI 편입 효과 극대화

    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최근 BOK-Wire+ 운영 시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BOK-Wire+는 한국은행이 금융기관 간 거액 자금 거래를 최종적으로 결제하는 국가 핵심 지급결제시스템이다.

    이미 새벽 2시까지 연장된 외환시장 운영 시간에 맞춰 런던 등 유럽 금융시장 시간대까지 포괄하는 방안과 24시간 운영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구체적인 연장 시간과 시기는 업계와의 소통을 거쳐 확정할 방침이다.

    한국 국채의 WGBI 편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후속 조치다. 외환시장 거래시간이 새벽 2시까지 연장됨에 따라 한국은행 결제시스템인 BOK-Wire도 이에 발맞춰 연장 운영될 필요성이 제기됐다.

    내년 4월부터 한국 국채의 WGBI 편입이 완료되면 약 70조 원 이상의 해외 자금이 국내 채권시장으로 유입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에 앞서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반까지 운영되던 국내 달러-원 외환시장의 거래시간은 다음 날 새벽 2시까지 연장됐다.

    하지만 정작 국채를 매수한 뒤 원화로 대금을 최종 결제하는 BOK-Wire의 운영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로 묶여있다. 특히 외국인이 국채를 사면 채권을 받음과 동시에 원화 대금을 지급해야 하는 '증권대금동시결제(DVP)' 마감 시간은 오후 5시 20분이어서 해외 투자자들은 자신의 업무 시간에 실시간으로 국채 거래를 완결하기 곤란한 상황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WGBI 편입과 관련해 해외 투자자들의 국내 증권 투자 편의를 개선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아이디어 차원에서 논의 중인 것은 맞다"면서도 "BOK Wire는 매우 중요한 국가 결제 인프라이기 때문에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고 아직 관계 기관과의 논의가 끝나지 않은 초기 단계"라고 설명했다.

    그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시차 문제로 불편을 겪는 것은 인지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바는 전혀 없다"며 "내용이 구체화하면 시장과 충실히 소통하겠다"고 덧붙였다.

    ◇결제시스템 연장하는 글로벌 중앙은행들…업계 "조달 유리" VS "근무강도 우려"

    중앙은행 거액결제시스템 시간 확대 움직임은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흐름과도 일치한다.

    일본은행(BOJ)은 2016년 자국 결제망인 BOJ-NET의 운영 시간을 오후 9시까지로 연장해 아시아 및 유럽 시장과의 중첩 시간을 늘린 바 있다.

    유럽중앙은행(ECB) 역시 유로존의 결제 시스템인 T2의 운영 시간을 연중무휴로 확대하는 내용의 의견 수렴 절차를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결제 시간 연장 조치가 외국인 투자자의 편의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국내 금융기관, 특히 제2금융권의 유동성 관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급준비금 보유 의무가 있는 은행은 한국은행 당좌예금계좌에 일정 수준의 잔액을 항상 남겨두고 있어 유동성에 문제가 생길 일이 거의 없다.

    반면 증권사 등 제2금융권은 무이자로 예치해야 하는 한국은행 당좌예금계좌를 금융기관 간의 결제 수단으로만 사용하는 편이다. 마감 시간까지 채권거래대금 등 주고받는 돈을 매칭시켜 한국은행 당좌예금계좌에 잔고가 남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한 금융사 자금팀 관계자는 "오후 늦게 예상치 못한 자금 부족이 발생할 경우 은행 지급준비금으로 메꿔야 할 텐데 BOK-Wire 마감 이후에는 이 방법도 어려워진다"며 "결제 시간이 연장되면 제2금융권 등에서는 유동성 관리가 훨씬 수월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른 금융사 자금팀 관계자도 "지급준비금을 마련하고 있지 않은 제2금융권은 거래량이 많은 날엔 자금 관리가 어려워질 수 있는데, 결제 시간이 늘어나면 보다 편리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결제 시간 연장에 따른 실무적인 과제도 남아있다. 한국은행과 시중은행, 증권사 등 금융기관 직원들의 야간 근무가 불가피해져 인력 충원과 교대근무 체계 마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회사와 노동조합과의 협의 등이 필요할 수 있다.

    또다른 금융사 자금팀 관계자는 "FX(외환시장)도 거래시간이 늘어나면서 인력을 추가로 보강하긴 했지만, 근무시간이 늘어나고 근무강도도 세졌다"며 "초과근무에 대한 반발은 당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은은 국내 자본시장 선진화 외국인 접근성 개선을 위해 시장과의 소통을 강화하며 관련 제도와 인프라를 지속해 점검·보완해 나갈 계획이다.

    hrsong@yna.co.kr

    kslee2@yna.co.kr



    <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주의사항
    ※본 리포트는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외부기관으로부터 획득한 자료를 인용한 것입니다.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