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E 총재 "통화정책 여전히 제약적…금리경로 이전보다 불확실해져"
1차 투표에서 과반 안 나와…2차 투표서 '인하 5·동결 4'
2027년 2분기에 인플레이션 목표 2% 도달 전망
(뉴욕=연합인포맥스) 최진우 특파원 =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 앤드류 베일리 총재는 7일(현지시간) "금리 방향의 경로에 대해서는 진정한 불확실성(genuine uncertainty)이 존재한다"면서 "경로가 더 불확실해졌다(more uncertain)"고 강조했다.
베일리 총재는 이날 통화정책위원회(MPC) 직후 기자회견에서 '금리 인하 기조가 확실히 이어지고 있느냐'라는 질문에 "나는 금리 인하 경로가 계속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이렇게 말했다.
베일리 총재는 "경로가 확실히 더 불확실해졌다고 말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방향 자체에 대한 내 시각이 바뀐 것은 아니다"고 했다.
그는 "나는 여전히 현재의 통화정책이 제약적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덜 제약적으로 됐지만, 여전히 그 수준 자체는 제약적이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BOE는 이날 MPC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4.25%에서 4.00%로 내렸다.
위원회 내 의견은 팽팽하게 엇갈렸다. 9명의 위원 중 5명이 25bp 인하에, 4명은 금리동결에 투표했다. 투표도 두 번에 걸쳐서 했다. 2차 투표까지 한 것은 BOE 사상 처음이다.
베일리 총재는 "이번 회의에서 MPC는 기준금리를 25bp 인하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면서 "이는 인플레이션 전망에 기반한 것으로 통화 긴축을 점진적이고 신중하게 해제하는 접근이 여전히 타당하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베일리 총재는 "향후 통화정책 제약성의 완화 시기에 속도는 근원 인플레이션 압력이 얼마나 계속해서 완화하는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투표 결과에 관해서도 이야기했다. 베일리 총재는 "첫 번 투표에서의 분포는 4명의 위원이 4.25% 동결을, 4명의 위원이 25bp 인하를, 1명의 위원이 50bp 인하를 선호했다"고 설명했다.
베일리 총재는 "투표 분포를 보면 인하가 동결보다 우세했음이 분명했다"면서 "그래서 두 번째 투표를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했다. 첫 번째 투표에서 가장 많이 나온 결과인 '동결'과 '인하' 중 선택하는 것이었고 명확한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베일리 총재는 "최근 몇 달 동안 국내 물가와 임금 압력이 전반적으로 완화했고, 이는 오늘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수 있게 해줬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상황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인플레이션은 9월까지 약 4%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우리의 임무는 이러한 일시적인 요인이 사라진 후 인플레이션이 다시 2% 목표 수준으로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라고 했다.
베일리 총재는 "그렇기 때문에 기준금리를 너무 빠르게, 혹은 너무 크게 인하해서는 안 된다"고 부연했다.
베일리 총재는 영국의 인플레이션 상황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몇 달간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은 소폭 더 오를 가능성이 있지만, 이 상승세가 지속할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다"고 전망했다.
그는 "9월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은 약 4%에서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하며, 에너지 및 식료품 가격 외에도 수도 요금과 자동차세 등과 같은 정부가 통제하는 가격(administered prices) 인상도 단기적으로 물가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지난 1년간 물가 상승률을 끌어올린 가장 큰 요인은 에너지 가격이었는데, 이제는 더는 물가를 끌어내리는 역할을 하고 있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베일리 총재는 "정부가 통제하는 가격을 제외할 경우, 서비스 부문의 인플레이션은 점차 완화하고 있다"면서 "이는 국내 비용압력과 더 직접적으로 연결된 만큼 긍정적인 신호"라고 평가했다.
임금 상승률이 둔화하고 있는 것도 인플레이션에 상방 압력을 완화하게 한다고 베일리 총재는 덧붙였다.
베일리 총재는 금리 인하의 다른 근거로 유휴 생산력을 꼽았다.
베일리 총재는 "앞으로 몇 분기 동안 성장률이 다소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지만, 영국 경제의 전반적인 성장세는 여전히 부진하다"고 했다.
그는 "고용 증가세는 약하고 구인 대비 실업자 비율은 더 하락했다"면서 "기업의 설비 활용률에 대한 조사 결과도 잉여 생산능력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베일리 총재는 "임금은 최근 몇 년간 상승했지만, 소비는 그에 비례하지 않았다"면서 "저축률은 여전히 팬데믹 이전보다 높은 수준이다. 저축률이 하락하면서 소비를 지탱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소비자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해석했다.
그는 "이러한 유휴 생산력이 인플레이션과 임금 상승 압력을 상쇄해 중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은 2% 목표로 돌아가게 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은 2027년 2분기에 2% 목표로 복귀하게 된다"고 예상했다.
다만, 그는 "글로벌 교역구조 변화가 외부 물가 압력에 어떻게 작용할지 아직 불확실하다"면서 "최근 국내 데이터는 인플레이션상승 위험이 약간 상방으로 이동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 정점은 우리가 예상한 것보다 높을 가능성이 있고, 2차 효과 위험으로 목표 복귀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했다.
베일리 총재는 "동시에 경제활동의 하방 위험도 증가했다. 경제성장은 부진하고 고용시장은 느슨해지고 있으며, 소비 증가세도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고 위험 요인을 제시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물가가 2% 아래로 떨어질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우리는 중기적 인플레이션 전망의 위험 균형에 변화가 감지될 경우 즉시 정책 경로를 조정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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