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연준'…금리인하 사이클서 환시가 주목할 점은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사이클 재개가 임박하면서 외환시장 참가자들이 달러 약세 가능성을 저울질하고 있다.
8일 연합인포맥스 달러인덱스(화면번호 6400)에 따르면 달러인덱스는 98.00선까지 내렸고, 달러-원 환율도 하락 기대가 커졌다.
차기 미 연준 의장을 비롯한 연준 인사들의 구성, 관세 여파에 따른 미국 물가 우려와 달러인덱스, 한미 금리차 등이 달러화의 방향키가 될 수 있다.
◇트럼프의 사람들로 채워지는 연준…독립성 '흔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미 연준이 트럼프 행정부에 친화적인 사람들로 채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아드리아나 쿠글러 미 연준 이사는 내년 1월 31일까지 임기를 6개월 남겨둔 채 사임했다.
그는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과 함께 금리인하 신중론을 펼쳐왔던 인물이라 사임 소식이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쿠글러 이사가 떠난 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스티븐 미란 백악관 국가경제자문위원장을 이사로 지명했다. 미란 지명자는 오는 1월말까지 연준 이사직을 맡게된다.
이는 미란 지명자가 내년 1월말 이후 연임을 하거나, 새로운 연준 이사가 임명된다 해도 트럼프 행정부 집권 기간 동안 전체 임기를 수행할 수 있게 된다.
특히 미란 지명자는 트럼프 1기 시절 재무부에서 선임 고문을 맡은 인물로 트럼프의 경제 책사로 불린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파월 의장에 대해서도 금리인하 요구 뿐 아니라 리모델링 문제 제기, 해임 경고 등 다방면의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을 담당해 온 핵심 인물들이 미 연준을 차지할 경우 연준의 독립성 훼손 우려도 다시금 불거질 수 있다.
◇'트럼프 연준'에 금리인하 기대 급증…달러인덱스 하락
트럼프 행정부가 미 연준을 장악하는 행보를 보이면서 미국 금리인하 기대는 거의 확실시되는 양상이다.
파월 의장이 이달 21~23일에 열리는 잭슨홀 미팅에서 금리인하 시그널을 내비친 후 9월에는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특히 9월 금리인하는 빅컷(50bp 인하)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미 연준 인사들도 올해 2회 금리인하 예상에서 추가 금리인하 필요성을 언급하기 시작했다.
다만,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로 미국내 물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도 열려있다.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미국 기업들이 관세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기 시작하면서 올해 미국인들이 더 높은 인플레이션에 직면할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그는 지난 4일(현지시간) CBS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미국 인플레이션은 연이율 3%에 이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달러인덱스가 97대로 하락하면서 외환시장은 금리인하 기대를 반영하기 시작했다.
달러인덱스가 97대로 하락한 것은 지난 7월 28일 이후 처음이다. 이는 달러-원 환율 하락의 빌미가 될 수 있다.
◇한은 금리인하 기대도 주목…인하 걸림돌 해소
한국은행 금리인하 기대도 점증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한미 금리차가 축소될지도 관건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7월 10일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한 바 있다.
지난 7월 31일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금리를 4.25~4.50%로 동결하면서 한미 금리차는 2.0%포인트를 유지했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미 연준이 9월부터 금리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면서 한미 금리차 축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경우 달러 약세가 반영되며 상대적인 원화 강세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한은이 8월에 비둘기파적인 스탠스를 보이며, 금리인하 시그널을 내비칠 경우라면 금리인하 사이클에 따른 원화 강세는 제한적일 수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미 연준 장악 행보에 따른 금리인하 가속화 가능성에도 관세 여파에 따른 미국 물가 부담이 금리 하락을 제한할 가능성에 주목했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 1일 1,407.40원까지 고점을 높인 후 다시 1,370~1,380원대 레인지로 접어들고 있다.
민경원, 임환열 우리은행 FX이코노미스트는 이날 보고서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연준 이사 지명에 대해 "트럼프 통화정책 장악의 전초전"이라고 풀이했다.
이들은 "기존 연준 시스템에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하던 인물이 단기 이사직에 지명되면서 금리인하 기대를 자극했다"며 "비둘기 연준에 베팅하는 위험자산 랠리가 연장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이주원 대신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소비자물가의 경우 관세 영향이 점차 가시화되며 지난 6월 재화 가격이 전월대비 상승 전환한 바 있다"며 "고용 시장 둔화가 지속된다면 수요측 압력이 완화돼 물가 상승이 추세적으로 강해질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단기적으로 (물가는) 시중 금리 하락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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