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록시헤지 안 끝났다"…美재무부·대만달러 강세 주의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달러-원 환율이 미국의 물가 상승과 성장 둔화라는 엇갈린 금리 결정 재료에 방향성을 탐색 중인 가운데, 지난 5월에 나타났던 대만달러 강세를 지속적으로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전문가 조언이 제기됐다.
NH선물은 11일 공개한 '미국 재무부가 CBC를 언급하면 원화가 강해진다' 보고서에서 "대만 금융시장의 구조적 불균형과 이에 따른 프록시헤지(Proxy Hedge) 수요는 원화를 중심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미 재무부의 특정 언급이 발생할 경우, 혹은 하반기 미국 금리 인하에 따른 달러 약세 국면에서 달러-원의 하방 변동성을 확대시키는 재료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NH선물은 지난 4월 이후 달러-원 환율의 하락을 주도한 재료로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환헤지 수요 확대 ▲대만달러를 중심으로 한 아시아 통화 강세 ▲외국인들의 국내 증권 투자 유입 ▲미국의 성장 둔화와 금리 인하 기대 등 4가지를 꼽았다.
이에 NH선물은 올해 환율 레인지(평균치)를 3분기에 1,340~1,420원(1,380원), 4분기에 1,320원~1,400원(1,360원)으로 예상봤다.
올해 연간 환율 레인지는 1,320원~1,480원, 평균치는 1,400원으로 전망했다.
특히, NH선물은 지난 5월 나타냈던 대만달러 강세가 하반기에도 달러-원 환율의 하방 압력 재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당시 외국인 주식 자금이 대만 증시에 순매수 유입되고, '제2의 플라자합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소식에 수출업체들이 달러를 대규모로 매도하면서 해외자산 규모가 큰 생명보험사들은 대규모 환헤지를 단행했다.
NH선물은 이 과정이 유동성이 부족한 노동절 연휴에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 집중되면서 이례적인 대만달러 강세가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지난 5월 외환시장 충격 이후 대만 중앙은행(CBC) 당국과 보험사는 완만한 환헤지 비율 확대를 추진하고 있을 것으로 NH선물은 분석했다.
위재현 NH선물 이코노미스트는 "보험사 달러 수요에 비해 부족한 국내 채권시장 유동성은 장기 조달 비용(통화스왑) 상승으로 이어진다"며 "일정 기간 달러를 빌려주는 대가로 대만달러를 수취하는 외화공급자 입장에서 투자할 대만달러 기반 자산도 부족하고, 공급 부족으로 인해 대만달러 채권 금리가 낮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대만달러가 달러-원 시장에 간접적인 충격을 줄 수 있는 경우로는 ▲미 재무부가 국민연금과 한국은행의 통화스왑을 언급한 것처럼 CBC와 보험사를 언급할 경우 ▲환헤지 비율 확대 과정에서 지난 5월과 같은 급격한 달러 매도세가 촉발될 경우 등 두 가지를 꼽았다.
두 경우 모두 대만 보험사 입장에서는 프록시 대상 통화가 필요한데, 유동성이 가장 풍부한 원화가 다시 프록시헤지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위 이코노미스트는 "5월의 대만달러 충격은 원화 시장 입장에서 일회성 재료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며 "대만 보험사들의 분기별 환헤지 비율을 추적하며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jy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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