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소비 살아날 조짐에도 '0%대 성장 전망' 고수한 이유는

추경·반도체 경기 반영해 소비·수출 전망치 상향…건설투자 3.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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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0.8%로 유지한 배경에는 극심한 건설투자 부진이 있다.

KDI는 민간소비와 수출 증가율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지만, 건설투자에 대한 눈높이를 내려 잡으면서 성장률이 0%대에 그칠 것으로 봤다.

구체적으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시장 정상화 지연과 함께 대출 규제 강화·건설 현장 안전사고 여파 등을 건설투자 회복을 지체시키는 요인으로 꼽았다.

KDI는 12일 발표한 '8월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우리나라 경제가 0.8%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 5월 내놓은 전망치와 같은 수치다.

KDI는 올해 하반기 이후 우리 경제는 민간소비를 중심으로 부진이 다소 완화할 것으로 봤다.

금리 하락세와 정부의 소비 부양책에 힘입어 민간소비는 올해 1.3% 증가한 뒤 내년에는 1.5%로 증가세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 전망치는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포함된 2차 추가경정예산 효과를 반영해 기존보다 0.2%포인트(p) 상향 조정했다.

우리 경제의 성장 엔진인 수출(물량 기준)은 올해 2.1%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전망치는 0.6%로 제시했다.

올해 수출 증가율 전망치의 경우 종전보다 1.8%p 높여 잡았다.

글로벌 반도체 경기에 대한 전제를 상향 조정하고, 미국 관세정책에 따른 선제적 수출효과가 기존 전망에 비해 크게 나타난 점을 반영한 결과다.

상품수출 증가율 전망치도 -0.4%에서 1.2%로 1.6%p 높였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2차 추경 집행이 민간소비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됐다"며 "생각했던 것보다 반도체 경기가 더 좋았던 점도 수출을 올리면서 성장률에는 상방 압력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소비와 수출이 당초 예상보다 개선될 것으로 봤지만, 건설투자 부진이 장기화할 것으로 진단하면서 결과적으로 전체 성장률 전망치에는 변동이 없었다.

KDI는 올해 건설투자가 8.1%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5월 전망보다 3.9%p 하향 조정한 수치다.

KDI는 "상반기 건설투자가 기존 전망을 하회한 가운데 부동산 PF 시장 정상화 지연, 대출 규제 강화 및 건설 현장의 안전사고 여파 등으로 건설투자 회복이 지체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건설투자 부진이 건설업체의 재무건전성 악화로 이어지면서 공사 진행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내년에는 건설수주 회복이 점차 반영되면서 건설투자가 2.6%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KDI는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1.6%로 종전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민간소비(1.5%)와 수출(0.6%) 증가율 전망치는 각각 0.1%p, 0.2%p 낮췄지만 건설투자는 2.4%에서 2.6%로 0.2%p 올렸다.

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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