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쩍 않는 환율에 개장 전 '마 주문' 눈치싸움…'늦은 마' 비중 쑥↑
  • 일시 : 2025-08-13 08:22:02
  • 꿈쩍 않는 환율에 개장 전 '마 주문' 눈치싸움…'늦은 마' 비중 쑥↑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서울 외환시장에서 개장 전에 마(MAR·시장평균환율) 거래가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않음에 따라 개장 이후 거래가 체결되는 이른바 '늦은 마'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달러-원 환율이 최근 1,390원 안팎을 중심으로 매우 좁은 레인지 범위에서 움직이는 등 이렇다 할 방향성을 예측하기 어려운 장세가 됐기 때문이라는 게 시장 참가자들의 진단이다.

    환율 변동성 역시 축소되면서 마 주문을 통해 '5전'을 잃지 않기 위한 다툼 역시 치열해졌다고 지적했다.

    1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마 거래가 상대적으로 활발하게 이뤄지는 3곳의 외국환 중개사를 통해 확인해본 결과 전일 개장 전 마 거래가 3곳 모두에서 체결되지 않았다.

    마 거래는 개장 전과 개장 후 언제든 주문이 가능하지만 통상 개장 전에 체결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마는 당일 정규장(오전 9시~오후 3시30분)에서 체결된 거래의 가중 평균 환율로 은행이나 기업들이 장중 거래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환율 변동 위험을 피하기 위해 선호한다.

    개장 전 마 거래가 파(PAR) 혹은 ±5전 중 체결되는 양상에 따라 당일 외환딜러들이 예상하는 시장의 방향성을 일부 엿볼 수 있다.

    최근 복수의 중개사를 통해 확인한 결과 이달 들어 1곳이라도 개장 전에 마 거래가 체결되지 않았던 적은 모두 5거래일이었다.

    지난 7월에는 모두 4번이었는데, 8월이 아직 절반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이미 지난달과 비슷한 수준이다.

    전날에는 3개 중개사 모두에서 거래가 체결되지 않았는데 거래가 전무한 것은 보기 드문 일이라고 시장은 평가했다.

    A 중개사 관계자는 "요즘 시장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면서 "보통 9시 전에 스팟 마 커버를 많이 했는데 요즘에는 늦은 마까지 끌고 가서 러닝 마를 보고 거래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매수자 입장에는 +5전에 사기는 싫고, 매도자 입장에서는 '파'에서는 팔고 싶어 하지 않는 것"이라면서 "시장이 치열해지면서 5전도 손해 보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오전 9시 이후에 마 거래가 체결되는 '늦은 마' 거래 비율이 50%는 넘는 것 같다고 추산했다.

    마 거래가 전체적으로 줄어든 가운데 전날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지표 발표를 앞두고 유독 딜러들 사이에 긴장감이 컸다는 지적도 있다.

    B 중개사 관계자는 "3분기부터 마 거래가 약간 주춤하는 분위기"라면서 "전날도 늦은 마로 거래가 조금 되기는 했지만, 평소의 5분의 1정도 거래량이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중개사의 다른 관계자는 "조금 특이한 하루였고 일반적이라고 볼 수 없다"면서 "환율이 민감한 레벨이기도 하고 1,390원에서 방향성을 잘 알 수 없는 상황에서 CPI 발표를 앞둔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연기금과 주요 수출 대기업의 마 주문이 과거에 비해 줄어든 가운데, 외환시장 개장 시간을 새벽 2시까지 연장하는 구조개선 이후 시중은행 딜러들의 차액결제선물환(NDF) 거래가 줄어든 것도 마 거래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도 나온다.

    NDF 거래로 파생되는 픽싱(fixing) 수요가 줄었다는 것이다.

    C 외국계은행의 외환딜러는 "마 거래를 하고 싶어도 거래가 안 돼서 못 하는 상황"이라면서 "예전에는 '파'에서 거래가 좀 있었는데 최근에는 그렇지도 않아 마 시장 자체가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에 달러-원 현물환의 변동성이나 방향성이 없어서 역외 달러-원 포지션 자체가 줄어들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NDF 거래로 파생되는 마 거래도 크게 줄었다"고 덧붙였다.

    A 관계자도 "예전에는 로컬은행들이 NDF 거래를 많이 했는데 이런 물량이 없어진지 꽤 됐다"면서 "시장 참가자들이 신중해진 측면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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