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슨홀 앞둔 서울환시…신중론 속 흐려진 포지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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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경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서울외환시장은 뚜렷한 포지션을 잡지 못한 채 신중론이 커진 분위기다.
시장 참가자들은 오는 21~23일(현지시간)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열리는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내놓을 9월 금리 경로 '힌트'에 따라 포지션을 결정할 전망이다.
18일 연합인포맥스 달러-원 거래종합(화면번호 2110)에 따르면 달러-원은 지난 14일 1,382.00원에 정규장을 마감한 뒤 익일 2시 1,389.50원에 야간거래를 마쳤다.
시장 참가자들은 수출업체들이 양호한 수출 실적에도 달러를 원화로 환전하는 수요가 줄었고, 이에 달러를 시장에 공급하는 리얼머니가 위축되면서 달러-원이 상승 압력을 받았다고 봤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의 2분기 전체 수출액은 1천752억달러로 전년보다 2.1% 증가했다. 수입액은 1천543억 달러로 1.7% 줄었다.
통상 수출업체 네고(달러 매도)는 경기 및 주문 상황에 따라 변동성이 크다. 반면 수입업체 결제 수요는 정기적으로 발생한다.
이 때문에 역내 네고 물량은 부족한데, 얇은 장 속에서 꾸준히 이어진 결제 수요가 달러-원 반등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한 은행에 따르면 지난 14일 수입업체 결제와 수출업체 네고 비율은 대략 8대 2 수준이었다.
다만, 시장에서는 잭슨홀 미팅을 앞두고 확실한 포지션을 설정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온다.
앞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지난 13일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연준의 기준금리가 현재보다 150~175bp(1bp=0.01%포인트) 낮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밑돌고 고용지표가 악화하면서 시장은 연준의 9월 25bp 금리 인하 가능성을 한때 기정사실화했다. 일각에서는 '빅컷'(50bp 금리 인하) 가능성도 제기했다.
이후 미국의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예상보다 급등하면서 시장의 빅컷 기대는 일축됐으나, 파월 의장이 잭슨홀 미팅에서 금리 인하 신호를 내비친다면 시장의 빅컷 베팅은 다시 늘어날 여력이 있다.
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베선트 장관의 발언을 비롯해 빅컷이 언급되는 상황에서 이를 무시하고 달러를 적극 매수하기는 어렵다"면서 "외국인들은 가격과 상관없이 실무적으로 100개, 200개씩 주문을 한 번에 누르는 경우가 있지만 저희 입장에서는 근본적으로 달러를 매입하기가 상당히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의 달러-원 매수 포지션은 대부분 순수하게 결제 수요"라고 딜러는 설명했다.
최근 달러-원 시장에서 발생한 매수세가 투기적 요인보다는 대체로 실수요에 기인했다는 얘기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달러-원이 더 내려가려면 지난 5~6월처럼 외국인 주식 자금이 대규모로 유입돼 역외에서 '셀'(Sell)이 크게 발생하거나, 수출업체들이 보유한 달러를 원화로 환전해야 한다"며 "달러도 약세가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 이코노미스트는 "다만, 연준의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이미 달러 약세에 어느 정도 반영된 상황에서 달러의 추가적인 약세 여력은 크지 않아 보인다"면서 "원화 자체적으로도 위에서 파는 물량이 없으면 투기적 포지션을 숏으로 잡기 버거워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실수요가 따라붙으면 크게 힘을 들이지 않고 방향성을 밀 수 있겠으나, 그것이 안 되니 지난 14일 거래량도 많지 않았던 것"이라고 부연했다.
신한투자증권은 보고서에서 "현재 시장은 연내 세 차례 금리 인하를 반영하고 있다"며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와 잭슨홀 미팅, 두 이벤트에서 연준의 신중한 금리 인하 기조가 강조될 공산이 큰 만큼 달러 약세 속도도 조절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 외환시장 관계자는 "시장은 9월 연준의 25bp 인하를 기정사실화하고 있지만, 금리 동결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며 "결국 잭슨홀 미팅에서 파월 의장의 발언이 향후 방향성을 가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jy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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