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0원 목전서 꺾인 달러-원…외환당국 미세 조정 들어갔나
  • 일시 : 2025-08-22 13:46:32
  • 1,400원 목전서 꺾인 달러-원…외환당국 미세 조정 들어갔나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달러-원 환율이 2거래일 연속 1,400원에서 상단이 꽉 막힌 후 달러화 강세 흐름에도 하락세를 보이자 시장 일각에선 외환당국이 1,400원 선을 막고 나선 것 아니냐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오후 1시 28분 현재 전장대비 4.30원 내린 1,394.10원에 거래됐다.

    개장 직후 1,400.50원까지 오르면서 정규장 기준 지난 8월 1일 이후 처음으로 1,400원 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1,390원 후반대에서 횡보하던 달러-원 환율은 이날 점심 무렵 1,390원 초반대까지 하향 흐름을 탔다.

    외환 딜러들은 네고물량 출회와 외은 지점을 중심으로 대규모 달러 매도 물량이 나오면서 환율이 움직인 측면이 있다고 본다.

    다만 1,400원을 넘기는 수준에서 외환당국이 미세조정에 나서 레벨 사수에 나선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날 환율 움직임은 달러 인덱스나 위안화 등 주요 통화와의 움직임과도 동떨어진 흐름이다.

    뉴욕장에서 98.634로 마감한 달러 인덱스는 아시아 장에서 98.7선을 돌파하며 올랐고, 역외 달러-위안도 인민은행의 위안화 절하 고시에 소폭 올랐다.

    환율은 전날에도 정규장에서 1,399.10원까지 고점을 높였고, 야간 장에서 1,400원대를 돌파하는 흐름이 나왔다.

    외환 딜러들은 환율이 1,400원 위로 오를 경우 외환당국이 대응에 어려움을 느낄 수 있는 만큼 미세 조정을 하고 있을 것으로 본다.

    '1,400원'이라는 숫자가 시장이나 경제주체에 주는 신호 효과가 커서 심리적 영향이 클 뿐만 아니라, 1,400원을 내주면 1,450원까지도 가파르게 튈 수 있다는 예측을 키울 수 있어서다.

    올해 달러-원 환율이 1,500원 가까운 수준까지 오르는 등 환율 불안감이 증폭됐던 터여서 새 정부 출범 이후 환율 변동성 관리의 중요성이 더 커졌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A 은행의 외환 딜러는 "어제오늘 1,400원을 지키려는 당국의 의지가 보이는 것 같다"면서 "1,400원 위로 올라가면 셈법이 복잡해지지 않나"라고 말했다.

    그는 "1,400원 환율을 다시 보게 되면 사람들의 관심도 높아지는 등 심리적인 영향도 클 것 같다"면서 "또한 1,400원이 하단으로 되면서 올라가는 그림이 만들어질 가능성도 있어서 그런 부분을 경계하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대내외 정치 상황이 환율 상승을 두고 보기만은 어려운 상황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B 은행의 외환딜러는 "다음 주 25일 한미 정상회담이 있어서 더 신경을 쓰는 것인지, 구윤철 기재부 장관이 1,300원대 환율 장기화에 대한 질문을 받아서인지 내외적으로 환율에 신경을 써야 하는 기류가 아닐까"라고 말했다.

    지난 19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가 1,300원대 달러-원 환율을 묵인하고 있다'는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의 질의에 "정부는 그렇지 않은데 일부 그런 시각이 있는 것도 알고 있다"고 답했다.

    B 딜러는 "잭슨홀을 앞두고 관리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C 은행의 외환딜러는 "1,400원 자체는 문제가 아니라고 해도 1,400원이 넘으면 1,450원은 시간문제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 "여전히 위쪽으로 압력이 있는데 일단 잭슨홀 마칠 때까지라는 좀 막겠다는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잭슨홀이라는 빅이벤트를 앞두고 향후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상황에서 특정 레벨을 의식한 미세조정이 효과적인지 의문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A 딜러는 "다른 통화대비 위안화도 약세로 가고 있는데 막아놓고 있다가 못 오른 부분이 한 번에 반영되면 그게 더 안 좋은 게 아닌가 싶다. 효율적으로 시장을 만드는 게 아닐 수 있다"고 말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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