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프레임워크 변경] 실효하한 강박 탈피…금리인상 수월해져
  • 일시 : 2025-08-23 02:13:01
  • [연준 프레임워크 변경] 실효하한 강박 탈피…금리인상 수월해져



    (뉴욕=연합인포맥스) 진정호 특파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5년 만에 통화정책의 기본 틀이 되는 프레임워크(framework)를 변경하면서 '유연한 물가 목표제(FIT)'로 회귀하는 한편 몇 가지 변화를 동시에 꾀했다.

    일단 연준은 실효하한(ELB) 관련 문구를 더 적절한 방향으로 수정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실효하한 강박에서 탈피

    연준은 프레임워크와 관련된 합의 성명(consensus statement)에서 "우리는 실효하한이 경제 지형의 결정적인 특징(defining feature)이라는 문구를 삭제했다"며 "대신 우리는 '통화정책 전략은 경제 환경의 폭넓은 범위에 걸쳐 최대 고용과 물가 안정을 진흥시키도록 설계됐다'는 문구를 삽입했다"고 밝혔다.

    실효하한은 중앙은행이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 더 이상 낮출 수 없는 명목금리의 하한선을 가리킨다.

    파월은 이날 연설에서 "2020년 프레임워크를 검토할 당시 경제 환경은 저성장과 저물가, 매우 평평한 필립스 곡선에 더해 기준금리가 실효하한에 근접한 '뉴 노멀'이었다"며 당시 경제는 가벼운 경기침체만 겪어도 정책금리가 다시 빠르게 실효하한에 도달해 장기간 머물 가능성이 큰 시기였다고 짚었다.

    파월은 "정책금리를 실효하한으로 몰아넣고 2020년 당시 프레임워크 변화를 촉발한 경제 상황은 오랫동안 지속될 것으로 여겨졌던 글로벌 요인에 뿌리를 뒀다고 생각됐다"며 "팬데믹이 아니었다면 실제로 그렇게 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그렇기 때문에 2020년 합의 성명에는 그전 20년간 점증하게 된 실효하한 관련 위험을 여러 방면으로 다룰 수밖에 없었다는 게 파월의 주장이다. 연준이 5년 전 프레임워크에서 '유연한 평균 물가 목표제(FAIT)'를 도입한 것도 실효하한의 제약과 관련된 위험을 완화하는 차원이었다.

    하지만 파월은 "이번 검토 과정에서 2020년 성명이 실효하한에 지나치게 초점을 맞춰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대응을 설명하는 데 어려움을 초래했을 수 있다는 점을 논의했다"며 "실효하한 근처에서 운용이 어려움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은 여전히 잠재적 우려 사항이지만 더 이상 우리의 주요 초점은 아니다"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새로운 프레임워크는 특히 기준금리가 실효하한에 제약받을 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최대 고용과 물가 안정이라는 이중책무를 달성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쓸 준비가 됐다는 점을 재확인한다고 강조했다.



    ◇이중 책무, 균형 추구로…"금리인상 수월해져"

    연준은 또 새로운 프레임워크에는 고용과 관련해 "위원회는 고용이 실시간 최대 고용 추정치를 초과하더라도 반드시 물가 안정에 위험을 초래하지 않을 수 있음을 인식한다"는 문구를 넣기로 했다. 또 최대 고용은 "물가안정이라는 맥락에서 지속적으로 달성 가능한 가장 높은 고용 수준"으로 정의하기로 했다.

    앞서 2020년 합의 성명에서 연준은 "통화정책을 설정함에 있어 위원회는 우리가 평가한 최대 고용 수준에 미달하는 부족분(shortfalls)과 장기 목표로부터 벌어진 인플레이션의 편차(deviation)를 완화하는 방안을 추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실시간 자연실업률 추정치와 '최대 고용'에 대한 평가가 매우 불확실하다는 인식을 반영한 것이라는 게 파월의 입장이다.

    파월은 "부족분이라는 표현은 의도대로 해석되지 못해 소통에 어려움을 낳았다"며 "특히 이 용어는 선제 대응을 영구적으로 포기하거나 노동시장의 과열을 무시하겠다는 의미가 아니었던 만큼 삭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파월은 "고용과 물가 목표가 상충할 때 접근 방식을 명확히 하고자 개정 성명에서 문구를 수정하게 됐다"며 "이런 상황에선 연준의 양대 책무를 균형 있게 추구할 것이고 개정된 성명은 원래의 2012년 문구와 더 긴밀히 일치하도록 조정됐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파월은 "각 목표가 우리의 양대 책무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돌아가는 데 걸릴 수 있는 상이한 시간적 범위와 목표로부터 이탈한 정도를 고려한다"고 밝혀 상황에 따라 비중을 달리할 수 있다는 점도 명시했다.

    네이션와이드의 캐시 보스티안치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프레임워크 개정에 대해 "연준이 높은 실업률과 금리가 실효 하한선으로 급격히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비대칭적 초점에서 벗어났다"며 "인플레이션과 고용 목표 달성에 모두 대칭적으로 초점을 맞추던 팬데믹 이전 프레임워크로 돌아갔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RSM US LLP의 조 브루수엘라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프레임워크가 연준의 금리 인상을 유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다.

    그는 "물가 안정과 2% 목표치에 다시 집중한다는 의미"라며 "단기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고 있음에도 모든 관계자가 장기적으로 금리 인상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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