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윤우의 외환분석] 비둘기 파월의 날갯짓
  • 일시 : 2025-08-25 07:47:53
  • [신윤우의 외환분석] 비둘기 파월의 날갯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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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인포맥스) 25일 달러-원 환율은 하락세로 출발할 전망이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기대를 모았던 잭슨홀 심포지엄 연설에서 '비둘기파' 성향을 드러내 약달러 흐름이 펼쳐질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파월 의장이 그간 계속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기준 금리 인하 압박에도 데이터에 기반한 통화 정책 결정을 강조하고 관세 정책으로 인한 물가 우려를 드러내 온 만큼 신중한 입장을 밝힐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왔다.

    '매파'에 가까울 것이란 기대, 적어도 중립적인 태도를 보일 것이란 관측과 달리 파월 의장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자 시장은 연준의 금리 인하 경로를 재추산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정책이 제약적 영역에 있는 상황에서 기본 전망과 위험 균형의 변화는 정책 기조 조정을 정당화할 수도 있다"고 밝히며 금리 인하에 있어 열린 태도를 내비쳤다.

    그는 또 고용의 하방 리스크가 증가하고 있으며 리스크가 현실화할 경우 급격한 해고와 실업률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오는 9월의 금리 인하 결정을 충분히 예상케 해주는 대목이다.

    이에 98 후반대에 머물던 달러 인덱스는 97 중후반대로 미끄러졌고, 1,390원대에서 움직이던 달러-원도 야간 연장 거래에서 1,380원대로 내려섰다. 한때 1,370원대까지 밀리기도 했다.

    결국 이날 달러-원은 1,380원대에서 움직일 공산이 크다. 비둘기파 파월의 날갯짓이 달러-원을 끌어내리는 형국이다.

    1,370원대까지 하단을 열어둬야 한다는 시각도 있으나 단기 낙폭은 제한적일 수 있다.

    연준이 9월에 금리를 50bp 인하하는 '빅컷'에 대한 기대를 키울 만큼의 임팩트는 없어서다.

    파월 의장이 여전히 인플레이션을 염려하는 점은 공격적인 금리 인하 확률을 낮춘다.

    그는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 리스크는 상방, 고용 리스크는 하방으로 치우쳐 있어 어려운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관세가 소비자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이제 분명히 나타나고 있다. 이런 영향이 앞으로 몇 달 동안 누적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파월 의장은 "관세에 따른 가격 상승 압력이 더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역학을 유발할 가능성도 있으며, 이는 평가하고 관리해야 할 리스크"라면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감을 드러냈다.

    시장도 당장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의 금리 인하 폭은 25bp로 보는 분위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현재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은 연준이 9월에 금리를 25bp 인하할 가능성을 85.3%로 보고 가격에 반영했다.

    동결 가능성은 14.7%로 봤으며 50bp 인하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인하 기대를 더 키우기 위해서는 오는 29일 발표되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와 내달 초 나오는 8월 고용 보고서 등이 금리 인하를 지지해야 한다.

    그간 달러-원을 꾸준히 떠받쳐온 결제 및 해외 투자 환전 수요는 계속해서 하단 지지력을 발휘하게 하는 요인이다.

    상당 기간 1,380원선이 단단한 하단으로 여겨져 왔으므로 1차 지지선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국내 증시에서의 외국인 주식 매수세는 달러-원 하락 시도를 부추기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지난 22일 6거래일 만에 매수로 돌아섰다.

    연준의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커진 데 따라 뉴욕 증시가 뛰었는데 위험 선호 심리에 편승한 외국인 주식 매수세가 이어진다면 달러-원 하락 압력이 가중될 수 있다.

    또 월말을 맞아 네고 물량이 출회될 가능성이 있는 점 역시 하락세를 부추길 여지가 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

    두 정상은 지난달 말 타결된 관세 협상의 세부 사항을 비롯해 국방비 증액, 원자력 협정 개선 등 주요 현안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회담을 통해 양국의 통상 협력, 나아가 경제 협력이 공고해지고 대북 정책, 한미 동맹 등에 대해서도 의견 일치를 이뤄낸다면 원화 강세, 즉 달러-원 하락을 유도하는 배경이 될 수 있다.

    달러-원은 지난 23일 오전 2시에 끝난 야간 거래에서 정규장 종가 대비 9.70원 하락한 1,383.50원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지난 23일 1,381.70원(MID)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2.40원)를 고려하면 전장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393.20원) 대비 9.10원 내린 셈이다. (경제부 시장팀 기자)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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