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환시 메신저發 거래 혼란…꼬이는 포지션·곤란한 브로커
  • 일시 : 2025-08-25 08:41:26
  • 서울환시 메신저發 거래 혼란…꼬이는 포지션·곤란한 브로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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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서울외환시장이 메신저 오류로 몸살을 앓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메신저를 통해 소통하고 거래도 체결하는데 메시지 전송 지연 등으로 원하는 포지션을 잡지 못하는 등 상당한 불편을 겪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고 뾰족한 해결책도 보이지 않아 어려움을 감수하고 있는 가운데 다른 소통 창구에 대한 논의도 고개를 드는 분위기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다수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로이터 메신저', '레피니티브 메신저' 등으로 불리는 LSEG 메신저를 주된 소통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과거 서울 채권·외환시장에서 주로 쓰던 야후 메신저가 서비스를 종료하면서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로이터 메신저로 자리를 잡았다.

    대부분의 외환 딜러들은 브로커들과 메신저로 연결돼 업무 관련 대화부터 거래까지 진행한다.

    특히 스와프 딜러들은 전자 중개로 이뤄지는 스팟 거래와 달리 거래에 있어 메신저 의존도가 높다.

    현물환과 선물환 거래가 함께 이뤄지고 만기도 다양해 메신저를 통한 쿼트(Quote), 브로커의 중개로 거래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가장 효율적이어서다.

    그런데 메신저를 통해 보내는 메시지가 한참 뒤 전송되거나 대화방이 사라지는 등의 문제로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메시지 전송 지연으로 딜러가 적기에 거래를 못 하는 사례도 심심치 않게 발생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가격은 실시간으로 움직이는데 메시지가 바로 브로커에게 전달되지 않는 바람에 원하는 거래를 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지연 시차는 수십초에서 수분까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전송 지연으로 체결이 불발된 것으로 생각해 다른 브로커를 통해 원하는 포지션을 잡았는데, 앞선 브로커도 거래를 체결해 동일한 포지션을 중복해서 잡게 되는 일도 벌어진다고 딜러들은 하소연한다.

    이런 현상이 급격한 시세 변동으로 거래가 몰리는 급박한 시점에 유독 많이 발생하는 점은 딜러들의 불편함을 한층 더 키운다.

    또 여러 명의 딜러와 브로커가 참여하고 있는 대화방이 아무 이유 없이 사라져버려 바쁜 장중에 대화방을 다시 개설해야 하는 번거로운 상황도 있다고 한다.

    이렇게 새로운 대화방을 만들어 놓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기존에 사라졌던 대화방이 나타나 혼란을 초래하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메신저 오류는 단순한 불편을 넘어 외환 거래에도 지장을 주고 있는데 일각에서는 결과적으로 유동성도 훼손하는 것 아니냐고 호소한다.

    환시 선진화를 위해 거래 시간 연장 등으로 거래를 활성화하는 것이 절실한 상황에서 메신저가 걸림돌, 손톱 및 가시가 되고 있다는 불만이다.

    외환 브로커가 괜한 피해를 보기도 한다는 후문이다.

    딜러 입장에서는 어쨌든 주문을 냈는데 결국 거래 체결이 안 됐으니 중개 과정에서의 문제라고 오해할 수 있어서다.

    메신저 오류가 선의의 피해자를 낳을 수도 있다는 우려다.

    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메신저 오류가 계속해서 발생해 거래에 지장을 주고 있다"며 "하루에 수십억달러 이상이 거래되는 시장의 주요 소통 창구가 이렇게 불안정하게 운영돼서 되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브로커 입장에서도 체결이 되지 않은 데 따른 딜러들의 불만에 난감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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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 해결 요원해 딜러들은 '적응' 중…당국·중개사 대책 고심

    이런 상황이 단기간에 해결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은 문제로 지적된다.

    LSEG 메신저는 전 세계적으로 활용되는데 홍콩, 싱가포르 등 다른 지역에서도 유사한 문제가 발생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메신저가 업데이트 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했다는 추측 속에 그나마 오류가 덜 발생하는 것으로 보이는 구 버전을 쓰는 사용자와 신 버전을 쓰는 사용자가 혼재된 모습이다.

    문제가 계속되다 보니 시장 참가자들은 해결을 바라기보다는 오류에 '적응'하는 분위기지만 불만은 여전하다.

    시장과 외환 당국의 소통이 메신저를 통해서도 이뤄지는 만큼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는 인식도 있다.

    유동성 저해뿐 아니라 당국의 외환시장 관리에도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장기화하는 메신저 불안정에 채권 시장이 활용하는 메신저인 '케이본드'로 갈아타거나 최소 병용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외환 중개사들이 실제 케이본드 활용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최근 외환 당국도 이런 시장의 애로사항을 인지하고 상황을 살피는 가운데 당장 문제를 해결할 뾰족한 해법이 그 누구에게도 있는 것은 아니어서 당분간 시장의 불편은 계속될 전망이다.

    앞선 은행 딜러는 서울외환시장 참가기관 간 자율협의기구인 서울외환시장운영협의회(외시협)에서 논의가 필요한 사안인 것 같다고 언급했다.

    증권사의 한 외환딜러는 "메신저 오류가 개선되지 않고 악화하는 것은 문제"라면서 "해법 마련을 위한 시장, 당국 차원의 논의와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중개사의 한 관계자는 "LSEG 메신저는 외환시장이 비공식적으로 쓰는 공식적인 채널"이라며 "안정성이 담보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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