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켓워치] 파월 발언 곱씹으며 후속 조정…주식·채권↓달러↑
(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5일(이하 미국 동부시간) 뉴욕 금융시장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잭슨홀 연설을 마저 소화하며 완만하게 쉬어가는 흐름을 보였다.
뉴욕증시의 3대 주가지수는 하락 마감했다.
파월의 잭슨홀 연설을 추가로 소화하는 가운데 9월 금리인하가 확정적이진 않다는 경계감이 고개를 들었다.
미국 국채가격은 단기물의 약세 속에 하락했다. 수익률곡선은 평평해졌다.(베어 플래트닝)
새로운 재료가 등장하지 않은 가운데 지난주 파월의 잭슨홀 심포지엄 연설로 급등했던 국채가격이 상승분을 일부 되돌리는 장세가 나타냈다. 다음 날부터 사흘 연속 이어지는 중단기물 국채 입찰에 대한 경계감도 반영됐다.
미국 달러화 가치는 큰 폭으로 반등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DXY)는 파월의 잭슨홀 심포지엄 발언 재평가 움직임 속에 프랑스 정국 불안에 따른 유로 약세가 겹치면서 98대 중반까지 회복했다.
유로는 프랑수아 바이루 프랑스 총리의 불신임 가능성에 달러 대비 1%에 가까이 굴러떨어졌다.
국제유가는 1% 넘게 급등했다. 미국이 러시아의 에너지 인프라를 제재할 수 있다는 전망에 유가가 상승 압력을 받았다.
파월의 잭슨홀 연설로 9월 금리인하 가능성이 열렸지만 확정적이진 않다는 인식도 제거되진 않고 있다.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9월 금리동결 확률은 여전히 17% 수준으로 반영되고 있다.
22일 주가와 채권가격 상승폭이 과도했다는 인식 속에 이날은 조정 심리가 우위를 점했다.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까지 물가와 고용 지표가 예정된 만큼 확인하고 가자는 경계심이다.
트럼프는 이날 이재명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진행한 가운데 시장에 영향을 미칠 재료는 없었다.
회담을 앞두고 트럼프가 자신의 트루스소셜 계정에 "한국에서 숙청이나 혁명이 벌어지는 것 같다"며 "그런 상황에선 사업을 못 한다"고 밝혀 긴장감이 돌기도 했다. 하지만 두 정상이 만난 자리에선 한국의 조선업 등 실무적인 부분이 주로 논의됨에 따라 험악한 분위기는 연출되지 않았다.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49.27포인트(0.77%) 밀린 45,282.47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7.59포인트(0.43%) 떨어진 6,439.32, 나스닥종합지수는 47.24포인트(0.22%) 내린 21,449.29에 장을 마쳤다.
파월은 지난 22일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실업률과 기타 노동시장 지표의 안정성을 고려하면 정책 기조 변경을 신중히 검토할 수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책이 제약적 영역에 있는 상황에서 기본 전망과 위험 균형의 변화는 정책 기조 조정을 정당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파월은 인플레이션 고조에 대한 우려도 함께 언급했으나 시장은 파월이 고용 하방 위험에 더 비중을 두며 비둘기파적 입장을 내비쳤다고 해석했다.
다만 파월의 발언에 직전 거래일 주요 주가지수가 1% 넘게 급등한 영향으로 이날 증시는 조정을 겪었다. 파월의 발언이 전적으로 비둘기파적이지는 않으며 9월 회의 전까지 나오는 경제지표가 더 중요해졌다는 인식 속에 경계감이 우위를 점했다.
파월 발언에 1.9% 뛰었던 다우지수는 이날 0.8% 가까이 하락하며 조정폭이 컸다.
CFRA리서치의 샘 스토발 전략가는 "22일 상승분의 상당 부분은 공매도 청산의 결과였다"며 "지금부터 (FOMC가 예정된) 9월 17일까지는 너무 많은 이벤트가 있기 때문에 연준이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확신이 들기 전까지 우리가 견뎌야 할 게 많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9월에 기준금리가 25bp 인하될 확률을 84.3%로 반영하고 있다. 파월 발언 직후 90%를 넘던 확률은 냉정을 되찾으며 80%대로 내려앉았다.
업종별로는 통신서비스와 에너지를 제외한 모든 업종이 내렸다. 필수소비재와 의료건강, 산업, 유틸리티는 1% 이상 떨어졌다.
시가총액 1조달러 이상의 거대 기술기업 중에선 엔비디아와 알파벳, 테슬라가 1%대 강세를 보였다.
미국 인공지능(AI) 방산업체 팔란티어는 이날 5.9%까지 낙폭을 늘리다 약보합으로 마감했다.
팔란티어는 지난 12일 190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찍은 뒤 하방 압력을 강하게 받고 있다. 파월의 비둘기파 발언으로 증시 전체가 급등한 22일에도 1.64% 오르는 데 그쳤다.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은 1% 하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 정부가 인텔과 같은 거래를 하는 기업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인텔은 미국으로부터 반도체 보조금을 받는 대가로 자사의 지분 10%를 주기로 합의했다.
다만 인텔은 이날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공시에서 트럼프 행정부에 보조금의 대가로 회사 지분 10%를 넘긴 것에 대해 외부의 부정적 반응과 해외 매출 악영향을 우려한다고 밝혔다.
우량주 위주의 다우 지수를 구성하는 30개 종목은 엔비디아와 셰브런, 나이키를 제외하면 모두 하락했다. 대부분 1% 안팎으로 고르게 떨어졌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0.57포인트(4.01%) 오른 14.79를 가리켰다.
◇채권시장
연합인포맥스의 해외금리 일중 화면(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오후 3시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금리는 직전 거래일 오후 3시 기준가 대비 1.60bp 오른 4.2750%에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3.7300%로 같은 기간 4.20bp 올랐다. 3.70% 선을 하루 만에 되찾았다.
만기가 가장 긴 30년물 국채금리는 4.8890%로 0.60b 높아졌다. 오름폭이 가장 제한적이었다.
10년물과 2년물 금리 차이는 직전 거래일 57.10bp에서 54.50bp로 축소됐다.
국채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런던 금융시장이 '서머 뱅크 홀리데이'로 휴장한 가운데 미 국채금리는 단기물 중심의 오름세로 뉴욕 거래에 진입했다. 단기금리가 비둘기파적으로 해석된 파월 의장 연설에 특히 크게 내렸던 만큼 반등 탄력도 강한 양상이었다.
파월 의장이 내달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긴 했지만 금리 인하가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인식이 고개를 들었다. 오는 29일에는 연준이 기준으로 삼는 물가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7월치가 발표된다.
TD증권의 잰 네브루지 미국 금리 전략가는 "현재로서는 9월 금리 인하가 기본 전망으로 보인다"면서도 "앞으로 몇주 동안 매우 강력한 지표가 발표될 경우 금리 인하 시점을 약간 늦출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BMO 캐피털마켓의 베일 하트먼, 이언 린젠 전략가는 "파월 의장이 가까운 미래에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다고 암시했지만, 3주 안에 금리 인하가 이뤄진다고 가정하는 데는 8월 경제지표가 아직 그러한 결정을 뒷받침하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다"면서 "향후 몇 주 동안 발표될 경제지표가 9월 금리 인하 가정에 이의를 제기하더라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 국채 장기금리는 오전 장 후반께로 가면서 독일 국채금리가 상승폭을 축소하자 이에 연동해 레벨을 다소 낮추는 모습을 보였다. 유로존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독일 국채(분트) 10년물 수익률은 프랑스 정부 붕괴 가능성이 돌출하자 일중 고점(2.7816%)에서 후퇴했다.
이날 프랑수아 바이루 프랑스 총리는 재정 긴축을 추진하기 위한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내달 8일 의회에 정부에 대한 신임 투표를 요청하겠다고 깜짝 발표했다. 정부의 긴축안에 대한 반대 여론이 압도적인 가운데 주요 야당들은 잇달아 불신임에 표를 던지겠다고 밝혔다.
프랑스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3.4955%로 전장대비 7.49bp 뛰어올랐다. 지난 3월 중순 이후 5개월여만의 최고치로 올라섰다. 분트 10년물 수익률은 2.7643%로 전장대비 3.76bp 높아졌다.
미 재무부는 다음 날 2년물 690억달러어치를 입찰에 부친다. 5년물 700억달러어치, 7년물 440억달러어치가 그 뒤를 잇는다.
선물시장에 반영된 연내 금리 인하폭은 53bp 남짓으로, 직전 거래일 대비 1bp 정도 축소됐다. 연말까지 25bp씩 두 번의 금리 인하는 확실하고, 세 번 인하 가능성은 10% 초반대 정도라는 프라이싱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은 뉴욕 오후 3시 37분께 연준이 9월 금리를 25bp 인하할 가능성을 전장 84.7%에서 84.3%로 미미하게 낮춰 반영했다. 50bp 인하 가능성은 제로(0%)에 머물렀고, 금리 동결 가능성은 전장 15.3%에서 15.7%로 찔끔 높아졌다.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오후 4시 현재(이하 미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47.824엔으로, 전장 뉴욕장 마감가 146.965엔보다 0.859엔(0.584%) 상승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1.16105달러로 전장 대비 0.01094달러(0.933%) 급락했다.
바이루 총리는 이날 재정 긴축을 추진하기 위한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내달 8일 의회에 정부에 대한 신임 투표를 요청하겠다고 깜짝 발표했다.
앞서 바이루 총리는 지난달 15일 440억유로 규모의 예산 절감과 세수 증대, 공휴일 이틀 폐지 등을 포함한 내년도 예산안 지침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반대 여론이 80%를 넘는 등 바이루 정부는 벼랑 끝에 몰린 상태다. 의회 내 강경 좌파인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와 공산당, 극우 국민연합(RN), 녹색당 등은 불신임에 투표하겠다고 밝혔다.
유로-달러 환율은 바이루 총리의 신임 투표 요청 발표에 장중 하향 곡선을 그리며 1.16달러 선 목전까지 밀리기도 했다.
달러인덱스는 98.498로 전장보다 0.755포인트(0.772%) 급등했다.
달러는 뉴욕장 들어서 지난주 파월 연준 의장의 비둘기파적 발언에 따른 급락분을 서서히 회복하기 시작했다.
이번 주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표 발표(29일)를 앞두고 지난 22일 파월 의장의 발언에 대한 시장 반응이 과도했다는 평가 때문이다.
사실 파월 의장은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인플레이션 우려를 드러내긴 했다. 파월 의장은 "관세에 따른 가격 상승 압력이 더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역학을 유발할 가능성도 있으며, 이는 평가하고 관리해야 할 리스크"라고 했다.
모건스탠리 e트레이드의 크리스 라킨 매니징디렉터는 "논의의 초점은 연준이 얼마나 공격적으로 움직일지가 될 것"이라며 "노동시장 둔화 조짐을 보이는 것이 현재 인플레이션 우려보다 더 크게 작용하고 있지만, 연준은 여전히 2% 목표치를 포기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의 호세 토레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일부는 파월 의장의 비둘기파적인 기조를 재평가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스톤X의 글로벌 시장 리서치 책임자인 매트 웰러는 "이번 주 핵심인 PCE 물가 지표, 다음 주 비농업 고용,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모두 인플레이션 상승과 고용 전망 약화를 보여준다면 연준은 금리 동결 쪽으로 선회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바이루 총리의 발언이 가세하자 달러인덱스는 본격적으로 상승세를 타며 장중 98.548까지 오르기도 했다.
파운드-달러 환율은 1.34539달러로 전장 대비 0.00641달러(0.474%) 하락했다.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은 7.1604위안으로 0.0117위안(0.163%) 내려갔다. 달러-캐나다달러 환율은 1.3861캐나다달러로 0.0033캐나다달러(0.239%) 상승했다.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1.14달러(1.79%) 급등한 배럴당 64.8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2주 내로 평화적 해결에 대한 진전을 보이지 않는다면 러시아를 제재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트럼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이달 중순 회담한 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평화 협상을 1~2주간 기다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는 러시아가 협상 테이블에 나오지 않는다면 "매우 큰 후과가 있을 수 있다"며 "앞으로 1~2주 동안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와 함께 러시아산 석유를 여전히 구매하는 인도에 고율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다시 한번 말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에너지 인프라에 드론 공격을 감행한 점도 이날 유가에 상승 동력이 됐다.
프라이스퓨쳐스그룹의 필 플린 선임 분석가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평화 회담이 질질 끌리는 듯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며 "회담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으면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가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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