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인덱스 약세 반영 못 하는 달러-원…다시 고개 든 하방경직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달러-원 환율이 상반기에는 글로벌 달러 흐름에 동행했지만, 8월 들어서는 상관성이 깨지면서 원화가 상대적으로 약세 쪽으로 기우는 흐름이 부각되고 있다.
글로벌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는 원화의 상대적 약세는 국내적 요인이 더 큰 영향을 미쳤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26일 챗GPT 분석에 따르면 8월 들어 달러-원과 달러 인덱스(DXY)의 상관계수는 레벨로 따지면 0.26으로 약한 양(+)의 상관관계를 나타냈다.
일간 등락률을 기준으로 하면 상관계수는 0.40으로 중간 정도의 동행성을 나타냈다.
평균 괴리도는 0.089%포인트(p)로 달러-원의 하루 평균 환율 변동률이 달러 인덱스보다 0.09%포인트 컸다. 1,380원대 환율을 기준으로 하면 약 1.2원 차이다.
8월 후반 들어 달러-원 환율은 달러 인덱스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기는 했지만, 원화 강세폭은 제한적이어서 글로벌 달러 대비 하루 평균 1~2원가량 더 약세를 보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상반기에 상대적으로 좋았던 원화의 자산성과가 하반기 들어 되돌려지는 모습과 함께 글로벌 달러 역시 지난 7월 초 단기 바닥을 찍고 일부 회복세를 보이는 점이 달러-원의 고질적인 하방경직을 재현하고 있다고 시장 참가자들은 분석했다.
A 은행의 외환딜러는 "수급상으로 매도세가 다소 나왔던 몇 거래일들을 제외하면 원화가 달러 인덱스 대비 약세로 흐른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비상계엄 이후 달러-원이 하방 경직적인 움직임을 항상 보였고 이러한 모습은 해소가 됐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에는 다시 레벨이 조금만 내려오면 달러를 담는 수요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고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달러-원 환율이 오를 때는 더 오르고, 내릴 때는 더 내리지 못하는 등 상승에 대한 민감도가 더 크다는 지적도 나왔다.
B 은행의 외환딜러는 "국내 주식이나 채권 전반적으로 상반기에 매우 좋았던 것이 7, 8월 들어서는 반발 되돌림이 있었고, 이것이 원화 약세가 좀 더 나타나는 배경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위로 튈 때 민감도가 더 있는 모습이고, 빠질 때는 저가 결제수요가 탄탄해 덜 빠지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5월부터 석 달 연속 코스피 순매수를 이어왔으나 8월에는 순매도로 전환했다. 이달 들어 약 4천251억원어치가량을 순매도했다.
서학개미는 지난달 미국증시에 대해 순매수로 돌아섰지만, 이달에는 약 2천300억원가량 순매도를 나타냈다.
이를 단순 합산하면 약 2천억원 이상의 달러 수요가 늘어난 셈이다. 환율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수급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B 딜러는 "국민연금도 해외주식 비중이 크고 이와 관련한 수급은 이어질 것 같다"면서 "수출업체는 미국 쪽으로 해외에 투자할 게 많은 상황에서 네고물량을 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수급이 한쪽으로 쏠리는 원인이라고 평가했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연구원은 "원화가 유독 약하고 수급 노이즈도 심하다"고 말했다.
그는 "달러 인덱스와 괴리도 너무 심해져서 분석이 쉽지 않다"면서 "수출업체만 봐도 환율이 더 오를까 봐 물량을 풀지 않는 것을 보면 원화에 대한 믿음이 많이 약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달러-원 환율이 8월 들어 1,400원선 진입을 시도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1,400원대 환율이 나오길 기다리는 업체들이 있다고 이들은 꼬집었다.
smjeong@yna.co.kr
<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주의사항
※본 리포트는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외부기관으로부터 획득한 자료를 인용한 것입니다.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