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금공, 5억유로 커버드본드 발행…'마이너스 NIP'
  • 일시 : 2025-08-27 09:54:01
  • 주금공, 5억유로 커버드본드 발행…'마이너스 NIP'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한국주택금융공사가 5억유로(약 8천120억원) 규모의 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커버드본드) 발행에 성공했다.

    주택금융공사의 발행으로 한동안 개점휴업 상태였던 한국물(Korean Paper) 시장에 다시 활기가 돌 것으로 보인다.

    유로화 채권 시장의 풍부한 유동성에 힘입어 주택금융공사는 마이너스 뉴이슈어프리미엄(NIP)을 달성했다.

    꾸준히 유로화 커버드본드 시장을 찾으며 투자자와의 소통을 이어온 점 등이 흥행을 뒷받침했다.

    뒤이어 유로화 선순위채 발행을 준비 중인 한국산업은행이 조달 바통을 이어받을 전망이다.



    ◇한국물 조달 재개, 유럽 시장서 훈풍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전일 주택금융공사는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진행한 북빌딩(수요예측)을 통해 5억유로어치 소셜 커버드본드 발행을 확정했다.

    만기는 5년물 고정금리부채권(FXD)이다. 가산금리(스프레드)는 유로화 미드 스와프(EUR MS)에 42bp를 더한 수준이다.

    공모 한국물 발행이 재개된 건 지난달 중순 이후 한 달 반여만이다.

    한국물 시장은 여름휴가 시즌을 맞아 한동안 숨 고르기에 돌입했다.

    지난달 16일 포모사본드 프라이싱(pricing)에 나섰던 한국수력원자력 이후 조달세가 멈췄던 배경이다.

    통상 한국물 시장은 9월부터 다시 활기를 되찾지만, 올해는 시기가 다소 앞당겨졌다.

    유로화 시장을 겨냥한 발행사들이 속속 등장하면서다. 유로화 채권의 경우 글로벌본드(144A/RegS) 대비 발행 재개 시점이 빠른 편이다.

    특히 유로화 커버드본드 활용도가 높은 주택금융공사가 시장 훈풍을 겨냥해 조달 시기를 앞당기면서 한국물 시장은 예년보다 빠르게 조달 물꼬를 텄다.

    주택금융공사는 유로화 채권 시장 활황을 놓치지 않았다.

    지난주부터 발행시장에서 풍부한 유동성을 흡수하는 기업들을 살피면서 발 빠르게 조달에 나섰다.

    그동안 꾸준한 IR로 시장과의 소통을 이어간 데다 지속적인 조달로 관련 서류 작업 등을 모두 마쳐둔 점 등이 속도전을 뒷받침했다.

    최근 재정 불안 탓에 영국과 프랑스 장기 국채금리가 급등하는 등 유럽 시장 일부에서 불안감이 드러나기도 했으나 유로화 커버드본드 시장은 굳건했다.

    유럽 채권시장 내 풍부한 유동성에 탈달러화 현상으로 인한 유로화 자산 증가세가 맞물리면서 커버드본드 매수세도 더 거세졌다.

    시장 활황을 감안하더라도 주택금융공사의 흥행은 상당한 성과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택금융공사는 당초 최초제시금리(IPG, 이니셜 가이던스)로 49bp를 설정했다. 이후 북빌딩에서 15억유로의 주문을 확보하면서 스프레드를 7bp 낮췄다.

    유로화 채권 시장의 경우 기관들이 실수요 위주로 주문을 넣기 때문에 북빌딩에 유입되는 투자 자금이 발행 규모 수준을 살짝 웃도는 정도다. IPG 대비 스프레드 축소 폭 또한 크지 않다.

    반면 주택금융공사는 발행액의 세 배에 해당하는 주문을 확보한 것은 물론 스프레드 절감 폭도 상당했다.

    특히 최종제시금리(Final Price Guidance) 제시 이후에도 주문량이 그대로 유지되면서 주택금융공사 커버드본드에 대한 투자 열기가 더욱 확고히 드러났다.

    이는 최근의 유로화 커버드본드 발행 결과와 비교해도 두드러지는 성과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번 채권이 유통물 대비 2~3bp가량 낮은 수준을 형성한 것으로 추정했다.

    최근 유럽 기관의 커버드본드마저도 0~2bp 안팎의 NIP를 감수하는 것과 달리, 주택금융공사는 마이너스 NIP로 조달을 마친 것이다.



    ◇亞 커버드본드 확대 앞장…유럽 개척 통했다

    주택금융공사는 이번 조달로 비유럽 커버드본드와의 금리 격차를 축소했다.

    유로화 커버드본드 시장은 유럽 역내 기관 이외에도 싱가포르와 호주, 캐나다 등의 금융기관이 안정적인 조달처로 활용하고 있다.

    앞서 내셔널호주은행(NAB)이 이번 달 유로화 커버드본드를 찍기도 했다.

    주택금융공사는 2018년 국내 발행사 최초로 유로화 커버드본드를 찍은 후 비유럽 커버드본드 발행사로서의 입지를 다지는 데 집중해왔다.

    싱가포르 등에 비해 후발주자였다는 점에서 이들과의 금리 차이를 좁히는 방식으로 한국 커버드본드만의 가격을 만들어 나갔다.

    이어 이번 발행에서 스프레드를 끌어내리면서 싱가포르 커버드본드와의 격차를 더욱 좁혔다.

    한동안 유통금리가 확대되면서 싱가포르와의 금리 차가 10bp까지 벌어지기도 했으나 이번 조달에서 이를 5bp 수준까지 축소했다.

    시장 유동성이 풍부한 현시점을 공략한 효과를 톡톡히 본 셈이다.

    여름휴가 시즌 이후 아직 유로화 커버드본드 발행물이 많지 않았던 터라 자금 유입을 더욱 가속할 수 있었다.

    커버드본드는 금융기관이 보유한 주택담보대출 등의 우량 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채권이다.

    발행사 파산 시 담보자산으로 우선 변제하고 상환 재원이 부족할 경우 다른 자산으로 채무를 갚는다. 발행사의 상환 의무를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택저당증권(MBS)·자산유동화증권(ABS) 대비 안정성이 높다.

    이를 고려해 글로벌 신용평가사는 주택금융공사 커버드본드에 최고 신용등급인 'AAA'(무디스 기준 'Aaa)를 부여하고 있다. 주택금융공사('Aa2') 신용등급 대비 2노치(notch) 높은 수준이다.

    이번 딜은 크레디아그리콜과 HSBC, ING증권, 나티시스, 스탠다드차타드가 주관했다.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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