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선의 크립토ON] 401K 암호화폐 투자와 알트코인 ETF 승인 가능성
◇미국 퇴직연금 401K 암호화폐 투자 가능해진다
지난 8월 7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퇴직연금 플랜인 '401K'가 암호화폐를 보유할 수 있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401K는 미국 퇴직연금 계좌 중 하나로, 이번 행정명령은 퇴직연금 투자 자산 범위에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와 같은 대체자산을 포함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그동안 401K는 암호화폐를 변동성이 큰 자산으로 분류해 투자 대상에서 제외해왔다.
401K 퇴직연금 자산 규모는 2025년 1분기 기준 8조7천억 달러(1경2천조 원)에 달한다. 백악관 데이비스 삭스 암호화폐·AI 정책 책임자는 "앞으로 9천만 명 이상의 근로자가 퇴직연금을 통해 암호화폐를 포함한 다양한 대체자산에 투자할 수 있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암호화폐 자산관리사인 비트와이즈가 금융자문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퇴직연금 포트폴리오의 2.5~3%를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에 배분할 것을 클라이언트들에게 권고할 것이라고 답했다. 2025년 초기에는 그 비중이 1% 초반이었으나 2배 이상으로 높아진 것이다.
만약 8조9천억 달러 규모에 달하는 401K 퇴직연금이 자산의 2%를 비트코인에 할당할 경우 1천780억 달러의 신규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를 2년에 걸쳐서 배분한다고 가정하면 연간 870억 달러(122조원)에 달하는 비트코인 신규 투자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현재 비트코인 가격 기준(11만 달러), 연간 약 78만 개의 비트코인이 401K 펀드로 유입될 것임을 시사한다.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보유한 비트코인 총 수량은 2022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여 현재 약 255만개를 기록 중이다. 78만 개는 거래소 보유분의 약 31%에 달하는 규모다. 이는 가격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수준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2024년 1월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한 이후 ETF는 비트코인 시장의 큰손으로 자리매김 중이다. 현재 미국의 ETF들이 보유한 비트코인은 총 128만9천여개로 전체 발행된 비트코인 물량의 6.5%를 차지한다. 미국 퇴직연금의 암호화폐 투자 허용은 장기적으로 비트코인 및 이더리움 ETF로의 자금 유입을 더 가속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10월 중 솔라나, 리플 ETF 승인 여부 최종 결정
지난 8월 18일 SEC는 21셰어즈와 비트와이즈가 신청한 솔라나 ETF, 코어 리플(XRP) 트러스트에 대한 검토 기간을 연장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솔라나 현물 ETF는 10월 16일, XRP 트러스트는 10월 19일 최종 승인 여부가 결정된다. 이 외에도 코인셰어즈의 라이트코인 현물 ETF, 그레이스케일의 도지코인 현물 ETF 신청 등도 심사 결정이 10월로 연기되었다. 이는 SEC의 단순한 처리 지연이라기보다는 디지털자산 ETF 전반에 대한 일관성 있는 규제 프레임워크를 마련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
8월 22일에는 그레이스케일, 비트와이즈, 카나리아, 코인셰어, 프랭클린템플턴, 21셰어즈, 위즈덤트리 등 7개의 ETF 운용사가 리플 ETF 수정 신청서를 SEC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러한 수정안 제출은 SEC와 신청사 간의 지속적인 소통이 이뤄지고 있다는 측면에서 매우 긍정적이다. 특히 비트와이즈의 수정 서류에는 SEC가 요청한 것으로 알려진 '현물 환매' 뿐만 아니라 '현금 환매' 옵션까지 포함되었는데 이는 지난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과정에서도 쟁점이 되었던 부분이다.
솔라나, XRP 등 ETF 신청에 대한 최종 결정 마감일이 10월 중순인 만큼 10월 중 알트코인 ETF들에 대한 전반적인 승인이 일괄적으로 처리될 가능성이 있어 주목할 필요가 있다.
◇9월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지난주 잭슨홀 미팅에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노동시장의 고용 하방 위험을 지적했고 현 정책 기조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며 향후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잭슨홀 미팅 이후 시카고상품거래소(CME) 선물시장은 9월 기준금리가 25bp 인하될 가능성을 83%로 반영했다.
우호적이었던 잭슨홀 미팅 결과에도 불구하고 암호화폐 시장은 선물시장에 누적되었던 대규모 롱 포지션 미결제 약정이 강제로 청산되면서 가파른 가격 조정을 겪었다. 다만 8월은 역사적으로 암호화폐 시장의 유동성이 줄어들면서 가격이 하락하는 경우가 많았던 달이다. 단기적인 조정 이후 9월 연준의 금리인하로의 전환은 암호화폐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며 가격상승을 지지해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10월 중 SEC가 솔라나와 리플 등 주요 알트코인 ETF를 승인한다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으로 한정되었던 기관의 투자 수요가 알트코인으로 확산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이미선 전 해시드오픈리서치 리서치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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