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켓워치] 예상대로라 실망스런 엔비디아…주식↑달러↓채권 혼조
(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7일(이하 미국 동부시간) 뉴욕 금융시장은 뚜렷한 재료 부재 속에 대체로 기존 흐름을 유지했다.
미국 인공지능(AI) 칩 제조업체 엔비디아는 뉴욕증시 마감 후 발표한 2분기 실적이 실망감을 주자 주가가 시간 외 거래에서 널뛰기했다.
뉴욕증시의 3대 주가지수는 강세로 마감했다. 엔비디아의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기대감이 반영되며 완만한 속도로 상승했다.
미국 국채가격은 이틀 연속으로 단기물의 강세 속에 혼조 양상을 보였다. 30년물은 소폭 약세를 보이며 방향이 엇갈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 독립성 침해를 둘러싸고 분분한 의견이 오가는 가운데 수익률곡선은 가팔라졌다.(커브 스티프닝) 다만 오후 장으로 가면서 스티프닝의 강도는 약해졌다.
미국 달러화 가치가 소폭 하락했다.
달러는 프랑스 정국 불안에 따른 유로 약세로 오전 장 초반에는 강세를 보였지만, 이후 금리 이하 기대감과 유로의 강세 전환으로 보합권까지 굴러떨어졌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DXY)는 98.2 수준으로 내려갔다.
뉴욕유가는 미국 원유 재고가 시장 예상보다 더 크게 감소한 데 힘입어 하루 만에 반등했다.
엔비디아는 2분기 매출이 467억4천만달러, 주당순이익(EPS)은 1.05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금융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는 매출이 460억6천만달러, 예상치는 1.01달러였다.
엔비디아의 2분기 실적은 대체로 예상치를 웃돌긴 했다. 하지만 인공지능(AI) 열풍이 불기 시작한 이후 엔비디아 실적과 예상치의 괴리도가 상당히 컸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실적은 사실상 부합 수준이다.
실망 매물은 이번 결과를 이같이 해석한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4% 넘게 낙폭을 확대하다 -1% 수준까지 좁히는 등 변동성이 확대됐다.
엔비디아는 다음 분기 매출 전망치를 '540억달러±2%' 제시했다. 이를 두고 월가에서 어떤 분석이 나오는지가 향후 증시 향방에 중요한 요소다.
한편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인텔과 같은 방식으로 미국 정부가 조선업체의 지분을 인수할 가능성이 있다고 시사했다.
베선트는 이날 폭스 비즈니스와 인터뷰에서 "우리가 재편하려고 하는 산업, 가령 조선업 같은 경우 정부가 지분을 취득할 수 있다"며 "이런 산업은 미국이 자급자족해야 하는 핵심 산업들"이라고 말했다.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47.16포인트(0.32%) 오른 45,565.23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5.46포인트(0.24%) 상승한 6,481.40, 나스닥종합지수는 45.87포인트(0.21%) 뛴 21,590.14에 장을 마쳤다.
엔비디아는 이날 장 마감 후 오후 5시에 2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미국의 벤치마크인 S&P500 지수에서 비중이 가장 큰 엔비디아는 시장을 지탱하는 인공지능(AI) 테마가 지속될지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엔비디아의 2분기 실적 자체보단 향후 실적 전망과 그 전망이 도출된 근거에 시장은 더 주목하고 있다. 최근 AI 분야 인재를 거액으로 영입하던 메타가 돌연 채용을 중단하고 오픈AI의 챗GPT-5 서비스도 기대 이하라는 평가 속에 AI 설비 투자도 냉각기를 거칠지 시장은 경계 중이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지난 12개 분기 보고서 중 11개에서 매출이 예상치를 뛰어넘었지만 그중 4번은 실적 발표 후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
다만, 이날 S&P500 지수는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앞두고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강세를 이어갔다. 엔비디아의 실적 전망에 대한 기대감이 선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US뱅크자산운용의 테리 샌드벤 수석 주식 전략가는 "주가의 최소 저항 경로는 계속 상승하고 있다"며 "이는 엔비디아를 비롯한 여러 기술 기업에 대해 투자 심리가 호의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웨드부시의 세스 배쉬엄 분석가는 "1997년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비이성적 과열이라는 발언으로 닷컴 버블을 가장 명확하게 경고했을지 모르지만, 시장은 그 후로 3년간 상승세를 유지했다"며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AI 거품론을 최근 선언했음에도 시장은 계속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리사 쿡 연준 이사의 해임을 시도했으나 쿡이 트럼프의 해임에 소송으로 맞대응하면서 시장은 일단 다른 문제로 눈을 돌리는 분위기다. 연준의 독립성 훼손은 금융시장에 상당한 불안 요소지만 법정 공방은 장기전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업종별로는 의료건강과 산업, 통신서비스가 약보합이었고 나머지는 모두 강보합이었다.
시가총액 1조달러 이상의 거대 기술기업들은 보합권에서 혼조 양상이었다. 실적 바를 앞둔 엔비디아는 약보합이었다.
통신사업자 에코스타는 이날도 15.59% 급등했다. 무선 주파수 라이선스를 AT&T에 230억달러에 매각했다는 소식에 전날엔 주가가 70% 폭등했었다.
개발자 데이터 플랫폼 몽고DB는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한 뒤 주가가 38% 폭등했다.
미국 소매판매점 콜스는 2분기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2배 가까이 웃돌면서 주가가 24% 급등했다.
미국 의류업체 아메리칸이글은 미국 팝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와 약혼한 미식축구 선수 트래비스 켈시와 협업을 발표한 영향으로 8.54% 뛰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9월에 기준금리가 25bp 인하될 확률을 87.2%로 반영했다. 전날 마감 무렵과 거의 같다.
◇채권시장
연합인포맥스의 해외금리 일중 화면(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오후 3시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오후 3시 기준가 대비 1.70bp 내린 4.2380%에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3.6330%로 같은 기간 4.40bp 하락했다. 2년물 금리는 지난 4월 말~5월 초 이후 약 4개월 만의 최저치로 후퇴했다.
만기가 가장 긴 30년물 국채금리는 4.9140%로 0.60b 올라갔다.
10년물과 2년물 금리 차이는 전 거래일 57.80bp에서 60.50bp로 확대됐다. 60bp를 넘어선 것은 지난 4월 하순 이후 처음이다.
국채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미 국채 장기물 금리는 유럽 거래부터 뉴욕 장 초반까지는 오름세를 펼쳤으나 오전 장 후반께부터 빠르게 레벨을 낮췄다. 이에 따라 장단기 금리 차이도 오후 장으로 가면서 확대폭을 반납했다.
30년물 금리는 오전 장중 4.9610%까지 올라 이달 1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뒤 뒷걸음질 쳤다. 10년-2년 스프레드는 장 초반 대비로는 2bp 넘게 좁혀졌다.
특별한 재료가 등장한 것은 아니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리사 쿡 연준 이사 해임이 가져올 파장에 대한 관심이 이어졌다.
제프리스의 토마스 시몬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단기적으로 금리 인하가 다소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커졌지만, 향후 몇 달 이후 어느 정도까지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면서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그리고 트럼프가 연준에 여러 인물을 임명하기 위해 어떤 권력을 행사하든 그것이 전반적인 의견을 흔들기에 충분한지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CNBC와 인터뷰에서 오는 9월 금리 인하와 관련해 "내 관점에서 보면, 모든 회의가 살아있다(live)"면서 "위험이 보다 균형을 이루고 있다. 우리는 단지 데이터가 어떻게 전개되는지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후 들어 치러진 5년물 입찰은 시장 예상보다 소폭 높게 수익률이 결정됐지만, 중장기물 수익률은 오히려 레벨을 좀 더 낮췄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700억달러 규모 5년물 국채의 발행 수익률은 3.724%로 결정됐다. 지난달 입찰 때의 3.983%에 비해 25.9p 낮아졌다. 작년 9월 이후 최저치다.
응찰률은 2.36배로 전달 2.31배에 비해 다소 높아졌다. 이전 6개월 평균치 2.37배에는 미미하게 못 미쳤다.
발행 수익률은 발행 전 거래(When-Issued trading) 수익률을 0.7bp 상회했다. 시장 예상보다 수익률이 높게 결정됐다는 의미다.
채권시장에 반영된 10년 기대 인플레이션(BEI)은 한때 2.45% 중반대까지 올라 지난 2월 중순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뒤 소폭 밀렸다.
선물시장에 반영된 연내 금리 인하 폭은 약 56bp로, 전 거래일 대비 1bp 정도 확대됐다. 연말까지 25bp씩 두 번의 금리 인하는 확실하고, 세 번 인하 가능성은 20% 중반대 정도라는 프라이싱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은 뉴욕 오후 3시 48분께 연준이 9월 금리를 25bp 인하할 가능성을 전장 87.8%에서 87.2%로 미미하게 낮춰 반영했다. 50bp 인하 가능성은 제로(0%)에 머물렀고, 금리 동결 가능성은 전장 12.2%에서 12.8%로 찔끔 상승했다.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오후 4시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47.470엔으로, 전장 뉴욕장 마감가 147.436엔보다 0.034엔(0.023%) 상승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1.16337달러로 전장보다 0.00068달러(0.058%) 내려갔다.
유로는 프랑스 정부가 의회의 불신임을 받아 해산할 가능성에 뉴욕장 전반까지 약세를 보였다.
앞서 프랑수아 바이루 프랑스 총리는 정부의 건전 재정 전략이 야당의 비판을 받자 내달 8일 의회에 정부에 대한 신임 투표를 요청했다. 불신임을 받게 되면 프랑스의 재정적자 우려는 더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유로는 오후 장 들어 프랑스 정국불안에 따른 유로의 약세가 과도했다는 진단 속 상승세로 방향을 틀었다.
ING는 이날 보고서에서 "유로에 대해서는 단기적인 변동을 제외하면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유럽중앙은행(ECB)의 위기국 채권 매입 프로그램(TPI) 안전망도 프랑스의 국채 압력에 따른 유로화 전망을 바꾸지 말아야 할 이유"라고 설명했다.
달러인덱스는 98.216으로 전장 대비 0.026포인트(0.026%) 하락했다.
달러는 뉴욕장 들어 유로 강세와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 기대감에 상승분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사기 혐의를 받는 리사 쿡 연준 이사가 자리를 떠날 경우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 때문이다.
캐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날 백악관에서 "내가 그(쿡 이사)라면, (법적 분쟁 중인) 상황에서 바로 휴직할 것"이라며 "(이는) 명예로운 선택"이라고 말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도 같은 날 폭스 비즈니스와 인터뷰에서 쿡 이사를 두고 "우리는 그가 '나는 그런 일을 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을 들어본 적 없다"면서 "그는 계속해서 '대통령은 나를 해임할 수 없다'는 말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연준 인사가 모기지 대출 사기를 저질렀다면, 미국의 주요 금융 규제 기관 중 하나에서 일하면 안 된다"면서 "연준은 국민과 신뢰 관계에 기반해 운영된다. 이런 사건들은 그 신뢰를 훼손한다"고 진단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수석 애널리스트인 존 카나반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압박 캠페인이 수익률 곡선을 더욱 가파르게, 또 더 높은 인플레이션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했다.
브라운브라더스해리먼(BBH)의 선임 전략가인 엘리어스 하다드는 "프랑스 정치적 불확실성 이슈가 유로에 약간 부정적이었고, 이에 따라 이번 주 달러가 소폭 지지받은 측면이 있다"면서도 "프랑스라는 특정 국가의 이슈일 뿐 유로존 전체의 체계적인 리스크는 아니다"고 했다.
그는 "(프랑스 정국 불안이) 유로에 지속해서 악재가 되거나 달러 강세를 장기적으로 이끌 요소는 아닐 것"이라고 분석했다.
달러인덱스는 미 국채 2년물의 하락세와 맞물려 장중 98.153까지 밀리기도 했다.
파운드-달러 환율은 1.34977달러로 전장보다 0.00189달러(0.140%) 상승했다.
영국 통계청(ONS)에 따르면 영국의 6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예비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 상승했다. 5월(1.3%)보다 상승 폭이 확대했다. 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기도 하다.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0.90달러(1.42%) 오른 배럴당 64.15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미국의 원유 재고는 전주보다 239만배럴 줄어든 4억1천830만배럴로 집계됐다. 시장 예상치(-200만배럴)보다 감소폭이 컸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서로의 에너지 시설을 집중적으로 타격한 것도 유가에 강세 압력을 줬다.
러시아는 지난밤 드론을 동원해 우크라이나 6개 지역의 주요 가스 및 석유 시설과 발전소, 전력망을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정제시설과 가스 터미널, 변전소, 송유관 등을 공격한 데 따른 맞대응 성격이다. 이에 원유시장에서는 공급 위축 우려가 고개를 들었다.
에너지 인텔리전스의 원유 시장 분석가인 게리 피치는 "러시아에서 디젤과 휘발유 또는 기타 제품으로 전환하기 위해 투입되는 원유량이 하루 20만~25만배럴 감소했다"고 전했다.
그는 8월 들어 지난 19일까지 러시아의 휘발유 생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6% 줄었다고 설명했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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