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달러 실수요자 국민연금…올해 얼마나 더 살까
  • 일시 : 2025-09-05 08:30:51
  • 강력한 달러 실수요자 국민연금…올해 얼마나 더 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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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달러-원 환율이 1,380원대에서 강한 지지를 받는 모습이 반복되자 하단을 받치는 힘의 원천은 무엇인지에 대해 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정학적 불확실성부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신중론, 수입업체 결제 수요까지 다양한 요인이 배경으로 거론되는 가운데 국민연금의 환전 수요도 달러-원 환율을 좀처럼 못 내려오게 하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국민연금이 연말까지 사들여야 하는 해외 자산 규모가 수십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므로 달러-원 환율이 떨어지는 데 한계가 있다는 시각이다.

    5일 국민연금이 최근 공시한 자산군별 포트폴리오 운용 현황 및 수익률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국민연금의 해외주식 투자 잔액은 446조4천720억원, 해외채권 투자 잔액은 89조7천450억원이다.

    해외주식 잔액은 지난 4월 말(424조7천90억원) 대비 20조원 이상 늘어난 수치로 5~6월 달러-원 환율이 하락한 것을 감안했을 때 해당 기간 해외 주식을 20조원어치 넘게 사들였을 것이란 추정이 가능하다.

    해외채권 잔액은 4월 말(91조3천460억원) 대비로 약 1조6천억원가량 줄었는데 투자를 줄였다기보다 환차손의 영향으로 보인다.

    실제 국민연금은 상반기 기금 운용수익을 공개하면서 해외채권은 달러-원 환율 하락의 영향으로 음의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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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는 국민연금이 연말까지 매수해야 하는 해외주식과 해외채권 규모가 상당한 데서 발생한다.

    2026년도 국민연금기금운용계획안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예상하는 올해 말 해외주식 보유 규모는 무려 462조7천750억원이다.

    환율을 감안하지 않은 단순 계산으로 7월부터 12월 사이에 16조7천278억원을 더 투자해야 예상치에 도달한다.

    올해 말 해외채권 예상 규모는 103조777억원이다. 하반기에 13조3천327억원어치를 더 사야 한다는 얘기다.

    해외주식과 해외채권을 도합 30조605억원어치 매수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오는데 이를 최근 달러-원 환율 수준인 1,390원으로 환산해 보면 216억달러 이상이다.

    이처럼 국민연금이 올해 목표한 투자 규모를 채우는 데 갈 길이 먼 까닭에 달러화를 꾸준히 매수할 것으로 예상되고 이는 달러-원 환율을 떠받치는 요인이 될 것이란 기대감이 팽배하다.

    게다가 국민연금은 해외 투자가 포함돼 있을 대체투자 목표치도 맞춰야 하며, 최근 환 헤지를 중단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매도 포지션 정리 과정에서도 달러화를 사야 한다.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대체투자는 연말까지 18조원 이상 늘려야 하고, 환 헤지 중단으로 인해 청산할 매도 포지션은 앞서 300억달러 규모로 추산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수출업체 등이 네고 물량을 쉽게 풀지 않고 기다리는 이유를 국민연금의 꾸준한 달러화 수요에서 찾기도 한다.

    달러-원 환율 하단이 견고하므로 여유를 갖고 기다리면 더 유리할 레벨에서 달러화를 팔 수 있지 않겠냐는 것이다.

    미국이 국제 무역 질서를 재편하는 과정에서 미국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유도하는 것 역시 달러화 수요를 자극하는 요인이다. 서학 개미들의 환전 수요도 꾸준한 상황이다.

    여러 이유로 달러화 수요 우위 장세가 펼쳐지고 있다는 진단 속에 '큰손' 국민연금의 움직임은 계속해서 주목받을 전망이다.

    한 은행 딜러는 "최근 글로벌 기업들의 달러화 매수세가 강한 가운데 국민연금도 꾸준히 매수하는 분위기"라며 "기업과 국민연금이 사들일 때 파는 곳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1,400원선에서 네고 물량이 나오긴 한다"면서도 "1,380원대로 내려가면 대다수 시장 참가자들이 매수하려 들 것"이라고 전했다.

    한 외환시장 관계자는 "국민연금은 해외투자 외에도 환 헤지 포지션을 청산하면서 갚아야 하는 달러도 많다"며 "이런 것까지 다 포함하면 달러 수요가 막대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달러가 빠질 때마다 국민연금이 사면 수입업체들도 저점이라는 인식에 매수에 나서기도 한다"면서 "국민연금 매수로 환율이 오르는 것도 있지만 달러화가 필요한 주체들이 받는 영향도 있어 수급 노이즈가 커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달러 인덱스가 빠져도 달러-원 환율이 오르는 패턴이 반복되다 보니 수출업체가 네고 물량을 푸는 데 주저하게 된다. 이런 노이즈가 심화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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