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켓워치] 오라클 폭등 속 PPI 예상밖 하락…주가 혼조·채권·달러↑
(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0일(이하 미 동부시간) 뉴욕 금융시장에서 3대 주가지수는 혼조세로 마감했다. 대표지수인 S&P 500과 나스닥은 3거래일 연속 오르면서 사상 최고 종가를 하루 만에 다시 썼고, 다우지수는 사흘 만에 처음으로 내렸다.
미국 오라클이 괴물 같은 실적을 기록하며 36% 폭등한 가운데 미국의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대비 깜짝 하락하며 인플레이션 우려를 덜어줬다. 다만 애플 등을 위주로 투심이 냉각되면서 온기가 차단됐다.
미국 국채가격은 장기물의 상대적 강세 속에 하루 만에 상승 반전했다. 수익률곡선은 평평해졌다.(불 플래트닝)
PPI 효과로 선물시장에 반영된 금리 인하 베팅이 약간 강해진 가운데 10년물 입찰이 호조를 나타내면서 장기물 강세에 힘을 보탰다.
달러화 가치는 소폭 상승했다. PPI가 달러에 약세 압력을 넣었지만, 장 후반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대한 경계감 속 유로 약세가 두드러지자 대체로 '전약후강' 흐름을 보였다.
유로는 프랑스의 정국 불안과 러시아 드론의 폴란드 영공 침범 소식에 오름폭을 반납하며 약보합에 머물렀다.
뉴욕 유가는 3거래일 연속 반등 흐름을 이어갔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관련 휴전 중재국인 카타르를 전격 공습한 여파가 이틀째 이어졌다. 폴란드가 영내에서 러시아 국적 드론을 격추한 사건도 지정학적 불안감을 자극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8월 PPI는 전월대비 0.1% 낮아졌다. 지난 3월(-0.2%) 이후 첫 하락으로, 0.3% 상승을 점친 시장 전망은 완전히 빗나갔다. 전월치는 종전 0.9% 상승에서 0.7% 상승으로 하향 조정됐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PI도 전월대비 0.1%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0.3% 올랐을 것으로 예상했다.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20.42포인트(0.48%) 밀린 45,490.92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9.43포인트(0.30%) 오른 6,532.04, 나스닥종합지수는 6.57포인트(0.03%) 상승한 21,886.06에 장을 마쳤다.
장 초반 증시를 들어 올린 것은 오라클의 놀라운 실적이었다.
오라클이 수주 잔고(잔여 이행 의무)가 4천550억달러에 이르며 전년 동기 대비 359% 폭증했다고 발표하자 시장은 충격을 받았다. 이미 월가는 오라클의 수주 잔고를 2배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치는 그것마저 훨씬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오라클은 오는 2030 회계연도에 클라우드 인프라 수익이 1천440억달러일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2025 회계연도의 103억달러에서 10배 급증한 수치다.
2분기 오라클의 실적 자체는 예상치를 밑돌았으나 증시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메가톤급 실적 전망에 매수세가 몰리면서 주가는 36% 폭등했다. 1992년 이후 하루 최대 상승폭이다. 장중 최대 상승폭은 43.15%였다.
이미 6천800억달러 규모인 오라클의 시총도 단번에 9천222억달러까지 불어났고 래리 엘리슨 오라클 공동 창업자는 하루 만에 순자산 가치를 1천억달러 이상 늘리며 세계 최고 부자에 등극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오라클이 크고 빠르게 성장하는 AI 인프라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음이 명백하다"며 "클라우드 소프트웨어·하드웨어에서 오픈AI와 xAI, 메타, 엔비디아, AMD와 같은 초대형 AI 기업들을 끌어들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8월 PPI가 예상치를 밑돌며 깜짝 하락한 점도 증시에 활기를 더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8월 PPI는 계절 조정 기준으로 전월 대비 0.1% 떨어졌다. 시장 전망치 0.3% 상승과 반대 방향이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PI도 0.1% 하락하며 예상치 0.3% 상승을 크게 밑돌았다.
전년 동기 대비로도 PPI는 2.6%, 근원 PPI는 2.8% 각각 올라 모두 전망치를 크게 하회했다.
하지만 온기가 시장 전반으로 퍼지지 못하면서 증시는 활기를 잃어갔다. 기술 업종에선 종목별로 투심이 엇갈린 것이 컸다.
오라클로 AI 인프라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엔비디아는 3.83% 뛰었고 브로드컴도 9.77% 급등했다.
AI와 반도체 관련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2.38% 급등하며 이같은 기대감을 반겼다. TSMC와 AMD는 3% 안팎으로 올랐고 Arm은 9.47% 급등했다.
반면 애플은 전날 아이폰17을 발표했으나 주가는 3.23% 밀렸다. AI 산업에서 뒤처지는 모습이 거듭 확인되자 투심이 냉각된 것이다.
오라클이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에서 보폭을 넓히면서 경쟁업체인 아마존도 3.32% 밀렸다.
업종별로는 기술과 유틸리티, 에너지가 1% 이상 뛰었다. 임의소비재와 필수소비재는 1% 이상 하락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12월까지 기준금리가 75bp 인하될 확률은 65.8%로 반영되고 있다. 전날 마감 무렵의 64.6%보다 소폭 올랐다.
생산자 물가가 하락했으나 일부 생산자가 고율 관세를 흡수하며 마진 하락을 감내한 점이 부각되면서 경계심을 자극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 대비 0.31포인트(2.06%) 뛴 15.35를 기록했다.
◇채권시장
연합인포맥스의 해외금리 일중 화면(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오후 3시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오후 3시 기준가 대비 4.20bp 내린 4.0320%에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3.5330%로 같은 기간 0.90bp 낮아졌다.
만기가 가장 긴 30년물 국채금리는 4.6770%로 3.90b 하락했다. 4.70% 선을 하루 만에 다시 내줬다.
10년물과 2년물 금리 차이는 전 거래일 53.2bp에서 49.90bp로 축소됐다. 지난달 초순 이후 최저치다.
국채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PPI에 대한 경계감 속에 소폭의 오름세로 뉴욕 거래에 진입한 미 국채금리는 오전 8시 30분 PPI가 발표되자 즉각 하락세로 반응했다. 2년물 금리는 순간적으로 6bp나 출렁이는 요동을 연출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8월 PPI는 전월대비 0.1% 낮아졌다. 지난 3월(-0.2%) 이후 첫 하락으로, 0.3% 상승을 점친 시장 전망은 완전히 빗나갔다. 전월치는 종전 0.9% 상승에서 0.7% 상승으로 하향 조정됐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PI도 전월대비 0.1%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0.3% 올랐을 것으로 예상했다.
도·소매업체의 마진을 측정하는 유통서비스가 전월대비 1.7% 하락하며 전체 PPI의 하락에 크게 기여했다. 변동성이 큰 유통서비스는 7월에는 전월대비 1.0% 오른 바 있다.
산탄데르 US캐피털마켓의 스티븐 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몇 달 동안 소매업체들이 관세 비용을 흡수해 온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2분기 실적 발표 및 기타 일화적인 증거에서 나온 언급들과 상당히 부합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들은 가능한 한 오랫동안 가격을 억제해 왔다고 꾸준히 말해왔지만, 앞으로는 선택적으로 가격을 인상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FWDBONDS의 크리스토퍼 럽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생산자 단계에서 인플레이션은 심박이 거의 뛰지 않고 있는데, 이는 관세 효과가 아직 전반적인 가격 압력을 높이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저성장과 약한 경제 수요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금리 인하를 막을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오후 1시 조금 넘어 10년물 입찰 결과가 발표되자 10년물과 30년물 금리는 일중 저점을 찍었다. 10년물 금리는 한때 4.0240%까지 하락, 상호관세 충격이 발생한 지난 4월 초순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390억달러 규모의 10년물 국채 리오픈(추가 발행) 입찰에서 발행 수익률은 4.033%로 결정됐다. 지난달 입찰 때의 4.255%에 비해 22.2bp 낮은 수준으로, 작년 9월 이후 최저치다.
응찰률은 2.65배로 전달 2.35배에 비해 상당히 높아졌다. 지난 4월 이후 5개월 만의 최고치로, 이전 리오픈 6회 평균치 2.60배도 웃돌았다.
발행 수익률은 발행 전 거래(When-Issued trading) 수익률을 1.3bp 하회했다. 시장 예상보다 수익률이 낮게 결정됐다는 의미다.
해외투자 수요를 가늠하는 잣대인 간접 낙찰률은 83.1%로 전달에 비해 18.9%포인트 뛰어올랐다. 지난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소화되지 않은 물량을 프라이머리딜러(PD)가 가져간 비율은 4.1%로 12.0%포인트 급락,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다음 날엔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되며, 30년물 220억달러어치가 입찰에 부쳐진다.
10년물 입찰을 소화한 뒤 장 후반께로 가면서 CPI에 대한 경계감이 짙어지자 국채금리는 전반적으로 낙폭을 축소했다. 오후 3시 이후 30년물 금리는 4.70% 선에 다시 근접했다.
선물시장에 반영된 연내 금리 인하 폭은 68bp 남짓으로, 전 거래일 대비 약간 확대됐다. 연말까지 25bp씩 두 번의 금리 인하는 확실하고, 세 번 인하 가능성은 70% 초반대 정도라는 프라이싱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은 뉴욕 오후 3시 31분께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가 이달 금리를 25bp 인하할 가능성을 전장 93.0%에서 92.1%로 낮춰 반영했다. 50bp 인하 가능성은 전장 7.0%에서 7.9%로 높아졌고, 금리 동결 가능성은 제로(0%)로 유지됐다.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오후 4시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47.415엔으로, 전장 뉴욕장 마감 가격 147.446엔보다 0.031엔(0.021%) 내려갔다.
유로-달러 환율은 1.17003달러로 전장보다 0.00063달러(0.054%) 소폭 하락했다.
프랑스 전역에서는 정부의 긴축 재정 정책에 반대하는 '국가 마비'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아울러 폴란드가 이날 자국 영공에 침입한 러시아 드론 3~4대를 격추하는 등 유럽 내 군사적 긴장감이 감지되면서 유로에 부담을 줬다.
유럽연합(EU)은 이를 계기로 방공망 강화 논의에도 착수했다. 영국이 폴란드에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인 '스카이 세이버' 재배치를 검토하는 안이 거론되고 있다.
로보뱅크의 수석 외환 전략가인 제인 폴리는 "시장에는 폴란드 소식도 있고, 카타르 소식도 있는데 그 어떤 것도 안심할 수 없다"면서 불확실성을 제기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오는 11일 통화정책회의를 개최하고 금리를 결정한다. 시장 전망은 동결이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DXY)는 97.814로 전장보다 0.015포인트(0.015%) 상승했다.
달러는 뉴욕장에 들어와 PPI에 큰 약세 압력을 받았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8월 PPI는 계절 조정 기준으로 전달 대비 0.1% 떨어졌다. 시장 전망치(0.3%)와 정반대의 결과가 나온 것이다.
작년 같은 기간 대비로는 2.6% 오르며 전망치(3.3%)를 대폭 하회했다.
이는 유통 서비스 마진이 전월대비 1.7% 급락했기 때문이다. 이 지표는 도매업체와 소매업체가 받는 마진의 변화를 나타낸다. 미국의 관세 정책에도 기업들이 과도한 가격 인상을 자제했다는 의미다.
씨티그룹의 앤드루 홀렌호스트 이코노미스트는 "PPI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은 전반적으로 억제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번 보고서에서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9월 25bp 인하를 단념하게 할 만한 내용은 없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회의마다 25bp 인하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트레이드 스테이션의 글로벌 시장 전략 책임자인 데이비드 러셀은 "연간 기준 수치가 3% 안쪽으로 들어간 것은 비둘기파에 긍정적 신호"라며 "최근 부진한 고용 데이터와 결합하면 금리 인하를 이어갈 수 있는 여건이 된다"고 설명했다.
달러인덱스는 미 국채 금리 하락과 맞물리며 장중 97.6 부근까지 굴러떨어졌다. 그러나 오후장 들어 유로 약세가 심해지면서 낙폭을 회복하기 시작했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8월 CPI를 하루 앞두고 경계감도 있는 상황이다. 유로 약세와 더불어 달러에 강세 압력으로 작용했다.
코페이의 칼 사모타 수석 시장 전략가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다소 완화한 것으로 보이지만 상방 위험이 존재한다"면서 "대부분 시장 참여자에게 25bp 인하가 가장 현실적인 시나리오"라고 분석했다.
달러-스위스프랑 환율은 0.7990스위스프랑으로 전장 대비 0.0015스위스프랑(0.188%) 상승했다.
스위스 중앙은행(SNB)의 마틴 슐레겔 총재는 이날 마이너스(-) 기준금리에 대해 "마이너스 영역으로 낮추는 기준은 높다"면서도 "정말 필요하다면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SNB의 기준금리는 현재 0.00%다. SNB의 통화정책회의는 오는 25일 예정돼 있다.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은 7.1203위안으로 전장 대비 0.0032위안(0.045%) 내려갔다.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1.04달러(1.66%) 급등한 배럴당 63.67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스라엘은 전날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고위 인사를 사살하기 위해 도하에 공습을 가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전쟁 2년간 휴전 중재국인 카타르를 공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마스 수뇌부를 사살하는 게 목적이었지만 수도를 기습한 만큼 카타르도 강력하게 불만을 드러냈다.
카타르의 셰이크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총리는 미국 CNN 방송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의 도하 공습을 "국가 테러"로 규정하며 "이런 행동에 우리가 얼마나 분노하는지 표현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전쟁범죄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ICC)에서 체포영장이 발부된 사실을 거론하며 "그는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성토했다.
네타냐후가 하마스를 알카에다에 비교하며 카타르 공습을 정당화하자 이를 강력하게 규탄한 것이다. 이 같은 흐름은 이스라엘을 중심으로 한 중동 지정학적 위기가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다.
유럽에선 폴란드가 러시아 드론 3~4대를 영내에서 격추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러시아는 폴란드 내 목표물을 공격할 계획이 없다며 드론 침범설을 일축했으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폴란드와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발발한 뒤 나토 회원국이 이번 전쟁에서 총격을 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SEB는 이날 보고서에서 주요 산유국의 산유량 증산이 더 큰 부담이라고 짚었다.
SEB는 "앞으로 과잉 공급이라는 어두운 그림자가 시장에 드리워져 있다"며 "원유의 지정학적 위험 프리미엄은 실제 공급 차질이 발생하지 않는 한 오래 지속되는 경우가 드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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