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부터 주금공까지…유동성 몰리는 한국물, 역대급 스프레드 경신
  • 일시 : 2025-09-11 13:23:15
  • 산은부터 주금공까지…유동성 몰리는 한국물, 역대급 스프레드 경신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한국물(Korean Paper) 인기가 이어지고 있다.

    풍부한 시장 유동성과 아시아 안전자산으로서의 위상을 바탕으로 기관들의 매수세가 계속되고 있다.

    오랜만에 달러채 시장을 찾은 한국산업은행과 한국주택금융공사가 발행을 통해 한동안 회복세가 더뎠던 유통 금리를 더욱 낮추면서 후발주자 조달에 더 청신호가 켜졌다.

    한국물이 잇따라 사상 최저 금리를 경신하면서 수익률 측면의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산은을 필두로 스프레드 축소에 더욱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 최저 스프레드 속속…산은 끌고 주금공 밀고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산은과 주금공은 이번주 각각 10억달러와 5억달러 규모의 채권 발행을 확정했다.

    산은은 지난 8일 런던 개장 후 북빌딩(수요예측)에 돌입해 이틀간 투자 수요를 모집하는 정부·국제기구·기관(SSA) 방식으로 조달에 나섰다.

    글로벌본드(SEC Registered) 형태로, 만기는 5년 고정금리부채권(FXD) 단일물이었다.

    가산금리(스프레드)는 SOFR(Secured Overnight Financing Rate) 미드 스와프(MS)에 64bp를 더했다. 최초제시금리(IPG, 이니셜 가이던스) 대비 4bp 낮춘 수준이다.

    뒤이어 전일 주금공은 5년물 글로벌본드(144A/RegS) 북빌딩에 나서 바통을 이어받았다.

    주금공 역시 만기를 5년 FXD로 설정했다. 스프레드는 동일 만기의 미국 국채금리에 40bp를 더한 수준이다.

    IPG 대비 30bp를 절감한 결과로, 북빌딩 중 최대 32억달러가량의 자금이 유입됐다.

    두 발행사 모두 지난 4월 이후 상승했던 유통금리 회복 속도가 상대적으로 더뎌 적정 가격대를 가늠하기 어려웠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로 한국물 스프레드 전반이 벌어진 후 공기업과 시중은행, 일반기업은 달러채 발행을 거듭하면서 스프레드를 낮췄다.

    반면 이들은 연초 조달 이후 이종통화 시장만을 찾으면서 달러채 유통 스프레드 축소 속도가 느렸다.

    이에 산은의 경우 IBK기업은행과 시중은행 등과의 금리 차가 좁혀졌다. 시중은행 또한 꾸준히 스프레드를 낮추면서 산은의 적정 가격에 대한 의구심이 일곤 했다.

    하지만 이번 발행으로 산은은 역대 최저 금리를 경신해 한국물 몸값을 더욱 높였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번 발행물의 스프레드를 미국 동일 만기 국채금리 대비 28.7bp 높은 수준으로 관측하고 있다.

    미 국채 금리와의 격차를 20bp대까지 좁히면서 안전자산으로서의 입지를 더욱 다진 셈이다.

    그동안 한국물 시장에서 국책은행이 5년물 기준 해당 수준까지 발행 스프레드를 좁힌 건 2021년 수출입은행 이후 처음이다.

    이러한 분위기는 주금공의 조달에서도 이어졌다. 주금공은 처음으로 미 국채금리와의 격차를 40bp까지 좁혔다.

    주금공은 2023년 첫 글로벌본드 발행 당시만 해도 5년물을 동일 만기 미 국채금리 대비 110bp 높은 수준으로 발행했다.

    지난 2년여간 꾸준한 발행과 시장 활황, 한국물 인기 속에서 나날이 스프레드를 축소한 셈이다.

    한국물 맏형으로 꼽히는 국책은행이 스프레드를 더욱 낮추면서 후발주자들의 금리 기대감 또한 한층 커질 전망이다.

    산은의 벤치마크 역할이 돋보이는 가운데 다음 주 수은 또한 달러채 발행을 대기 중이다.



    ◇美 국채와 격차 불과 20bp대…커지는 금리 부담

    다만 한국물 스프레드가 나날이 저점을 찍고 있어 투자자들의 수익률 부담은 한층 커질 수밖에 없다.

    한국물 역사상 이례적일 정도로 낮은 스프레드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츰 투자 수요가 둔화할 가능성이 감지되기도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동안 한국물은 국책은행을 필두로 세계 각국의 우량 기관으로 투자자층을 넓히면서 저변 확대에 앞장서 왔다.

    아시아와 유럽, 미국을 넘어 중동과 중남미 등의 투자자까지 적극적으로 개척하면서 투자처를 넓힌 효과를 톡톡히 발휘해온 셈이다.

    이어 주택금융공사 역시 우량 기관 투자자 중심의 유로화 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커버드본드)를 찍으며 이러한 분위기를 뒷받침했다.

    주금공은 커버드본드 등을 통해 안전자산 투자에 집중하는 글로벌 중앙은행과의 소통을 이어간 덕에 이번 발행에서 관련 기관들의 배정 비율을 절반 이상으로 끌어올리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적극적인 투자처 개척과 아시아 안전자산으로서의 입지 구축으로 활황을 이어가곤 있지만 차츰 스프레드 부담이 커지면서 향후 분위기를 가늠하긴 어렵다는 시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풍부한 시장 유동성 등에 힘입어 한국물은 국가 역사상 최저 스프레드를 경신하고 있다"며 "하지만 너무 낮은 스프레드는 투자자들의 저항을 불러올 수 있는 만큼 향후 시장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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