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켓워치] 다시 한번 '물가보다 고용'…주가 사상 최고·채권↑달러↓
(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1일(이하 미 동부시간) 뉴욕 금융시장에서 3대 주가지수는 동반으로 사상 최고 종가를 경신했다. 대표지수인 S&P 500과 나스닥은 4거래일 연속 올랐고, 다우지수는 하루 만에 반등했다.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더 뜨거웠고 고용은 예상보다 더 차가웠지만,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 경로를 뒤집을 정도는 아니라는 분석에 매수세가 집중됐다.
미국 국채가격은 이틀 연속으로 장기물의 상대적 강세 속에 상승했다. 수익률곡선은 평평해졌다.(불 플래트닝)
이번 주 하이라이트로 꼽혔던 미국의 지난달 CPI가 무난하게 나왔다는 평가를 받은 가운데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예상 밖 급증세를 보이면서 물가보다 고용에 초점이 맞춰졌다. 선물시장은 연내 3회 금리 인하 베팅에 힘을 실었다.
달러화 가치는 하락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DXY)는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약 4년 만의 최고치로 발표되자 97대 중반으로 밀렸다. 물가도 끈적했지만 고용 악화에 가려졌다.
유로는 매파적인 유럽중앙은행(ECB)의 기조에 달러 대비 강세를 나타냈다.
뉴욕 유가는 2% 넘게 급락했다. 내년 석유 시장에서 상당한 규모의 과잉 공급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에 투매가 나왔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8월 전품목(헤드라인) CPI는 전월대비 0.4%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7월(+0.2%)에 비해 오름세가 빨라졌을 뿐 아니라 시장 예상치(0.3%)도 웃돌았다.
다만 통화정책 측면에서 더 중요한 근원 CPI는 예상에 부합했다. 전월대비 0.3% 오르면서 전달과 같은 상승세를 유지했다.
미 노동부의 별도 발표에서 지난 6일로 끝난 주간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계절조정 기준으로 26만3천건으로 전주대비 2만7천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1년 10월 23일로 끝난 주(26만8천건)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17.08포인트(1.36%) 급등한 46,108.00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55.43포인트(0.85%) 뛴 6,587.47, 나스닥종합지수는 157.01포인트(0.72%) 상승한 22,043.07에 장을 마쳤다.
3대 주가지수는 모두 사상 최고치로 마감했다.
물가는 뜨거워지고 고용은 식는 스태그플레이션 조짐이 한층 뚜렷해졌다.
미국 노동부는 8월 전품목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0.4%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7월의 0.2% 상승보다 0.2%포인트 튀어 올랐다. 전년 동기 대비로도 2.9% 올라 7월의 2.7%에서 상승 각도가 가팔라졌다. 전월비 수치는 시장 예상치 또한 웃돌았다.
월간 기준 0.4% 상승은 지난 1월의 0.5% '깜짝 상승' 이후 최대치다. 관세 여파가 물가에 더 반영됐다고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동시에 실업보험은 급증하면서 고용 악화에 대한 불안은 더 커졌다.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6일로 끝난 한 주 동안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계절 조정 기준으로 26만3천건으로 집계됐다. 시장 전망치 23만5천건을 대폭 웃돈다. 2021년 10월 23일로 끝난 주간(26만8천건) 이후 가장 많았다.
다만 시장은 이 같은 부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상승폭을 확대했다. 인플레이션보단 경기둔화에 주목하면서 연준의 정책 경로는 뒤집히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프리덤캐피털마켓의 제이 우즈 수석 시장 전략가는 "0.25%포인트 인하는 준비운동이며 실업률 데이터를 고려하면 0.5%포인트 인하도 여전히 테이블에 올라와 있다"고 말했다.
고용 악화에 금리인하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는 베팅은 더 강해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12월까지 기준금리가 75bp 인하될 확률은 78.73%로 반영됐다. 전말 마감 무렵의 68.1%에서 10%포인트 가까이 올랐다.
업종별로는 에너지를 제외한 모든 업종이 올랐다.
이날은 우량주 위주로 구성된 다우 지수가 특히 강했다. 금융주와 산업주, 정유주, 경기순환주 등 그간 기술주 강세로 소외됐던 종목이 지수를 끌어올렸다.
시가총액 1조달러 이상의 거대 기술기업 중에선 애플이 1% 이상 올랐고 테슬라는 6% 넘게 뛰었다.
전날 기록적으로 폭등하며 단숨에 시가총액 1조달러에 가까워진 오라클은 이날 6% 넘게 밀리며 숨을 골랐다.
파라마운트스카이댄스가 워너브로스디스커버리의 인수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에 워너브로스의 주가는 29% 폭등했다. 파라마운트의 주가 또한 16% 급등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 대비 0.64포인트(4.17%) 떨어진 14.71을 가리켰다.
◇채권시장
연합인포맥스의 해외금리 일중 화면(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오후 3시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오후 3시 기준가 대비 2.00bp 내린 4.0120%에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3.5290%로 같은 기간 0.40bp 낮아졌다.
만기가 가장 긴 30년물 국채금리는 4.6520%로 2.50b 하락했다.
10년물과 2년물 금리 차이는 전 거래일 49.9bp에서 48.30bp로 축소됐다. 지난 7월 말 이후 최저치다.
국채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CPI에 대한 경계감 속에 오름세를 보이던 미 국채금리는 뉴욕 오전 8시 30분 CPI와 주간 실업수당 청구 보고서가 함께 발표되자 한바탕 요동을 겪은 뒤 아래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벤치마크인 10년물 금리는 순간적으로 4.0990%까지 올라 일중 고점을 찍은 뒤 곧장 다시 떨어졌다. 10년물 금리는 이후 3.9940%에서 일중 저점을 기록한 뒤 낙폭을 축소했다. 4.0%를 밑돈 것을 지난 4월 7일 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8월 전품목(헤드라인) CPI는 전월대비 0.4%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7월(+0.2%)에 비해 오름세가 빨라졌을 뿐 아니라 시장 예상치(0.3%)도 웃돌았다.
다만 통화정책 측면에서 더 중요한 근원 CPI는 전월대비 0.3% 상승, 전달과 같은 상승세를 유지했다. 예상치에도 부합하면서 시장에 안도감을 제공했다.
미 노동부의 별도 발표에서 지난 6일로 끝난 주간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계절조정 기준으로 26만3천건으로 전주대비 2만7천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1년 10월 23일로 끝난 주(26만8천건)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23만5천건으로 약간 줄었을 것으로 점쳤으나 예상은 빗나갔다. 직전주 수치는 23만6천건으로 1천건 하향 조정됐다.
웰스파고의 사라 하우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관세로 인한 비용 부담 확대로 인해 재화 인플레이션이 내년 초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고용시장의 약세와 소비자 선택 폭의 확대, 그리고 고정된 기대 인플레이션으로 서비스 인플레이션으로의 스필오버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코네티컷 소재 웰스스파이어어드바이저스의 올리버 퍼셰 선임 부사장은 "다소 높은 (헤드라인) CPI와 예상에 부합한 근원 CPI는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가 다음 주 금리를 인하하리라는 인식을 강화한다"면서 "실업수당 청구 증가는 25bp가 아니라 50bp일 가능성도 시사하지만, 여전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치솟은 것은 텍사스 한 곳의 이례적 급증에 따른 일시적 현상일 가능성도 제기됐다. 지난주 텍사스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비계절조정 기준 3만1천908건으로 전주대비 1만5천304건(약 92%)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JP모건의 아비엘 라인하트 이코노미스트는 "텍사스의 급증 정도는 자연재해와 유사해 보인다"면서 "한가지 가능성은 7월 초 텍사스 홍수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재난실업지원(DUA) 신청건수는 주(州) 정부의 정규 실업수당 청구건수에 포함되지 않지만, 많은 사람이 실수로 정상적인 청구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오후 들어 실시된 30년물 입찰은 결과가 무난했다. 30년물 금리는 입찰을 소화한 뒤 낙폭을 다소 축소했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220억달러 규모의 30년물 국채 리오픈(추가 발행) 입찰에서 발행 수익률은 4.651%로 결정됐다. 지난달 입찰 때의 4.813%에 비해 16.2bp 낮아진 것으로, 지난 3월 이후 최저치다.
응찰률은 2.38배로 전달 2.27배에 비해 약간 상승했다. 이전 리오픈 발행 6회 평균치 2.42배는 밑돌았다.
발행 수익률은 발행 전 거래(When-Issued trading) 수익률과 일치했다. 시장 예상대로 수익률이 결정됐다는 의미다.
선물시장에 반영된 연내 금리 인하 폭은 약 73bp로, 전 거래일 대비 5bp 정도 확대됐다. 연말까지 25bp씩 두 번의 금리 인하는 확실하고, 세 번 인하 가능성은 90% 초반대 정도라는 프라이싱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은 뉴욕 오후 4시 1분께 연준이 이달 금리를 25bp 인하할 가능성을 전장 91.1%에서 92.8%로 약간 높여 반영했다. 50bp 인하 가능성은 전장 8.9%에서 7.2%로 소폭 낮아졌고, 금리 동결 가능성은 제로(0%)로 유지됐다.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오후 4시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47.165엔으로, 전장 뉴욕장 마감 가격 147.415엔보다 0.250엔(0.170%) 내려갔다.
유로-달러 환율은 1.17368달러로 전장 대비 0.00365달러(0.312%) 상승했다.
ECB는 이날 통화 정책회의에서 예금금리는 2.00%, 주요 재융자금리(레피 금리)는 2.15%, 한계 대출금리는 2.40%로 동결했다. 시장 예상치에 부합한 결과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이날 "디스인플레이션 과정은 끝났다"면서 시장의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을 낮췄다.
유로-달러 환율은 매파적인 라가르드 총재의 발언을 반영하며 장중 1.17460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레이팅스의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실뱅 브로이어는 "ECB의 금리 인하는 끝났다"면서 "고착된 서비스 및 식품 인플레이션이 소비심리를 압박하고 있다. 유로를 약세로 만들기 위해 정책금리를 완화하는 것은 현재 상황에서는 무의미하다"고 했다.
달러인덱스는 95.523으로 전장 대비 0.291포인트(0.298%) 하락했다.
달러는 뉴욕장 들어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주간 고용지표에 반응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미국의 8월 전품목 CPI는 전달 대비 0.4% 상승했다. 7월(0.2%)보다 상승 폭이 확대했다. 시장 전망치(0.3%)를 상회한 결과이기도 하다.
같은 시각에 발표된 지난 6일로 끝난 한 주 동안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계절 조정 기준으로 26만3천건으로 나타났다.
시장 전망치(23만5천건)를 대폭 웃돈다. 지난 2021년 10월 23일로 끝난 주(26만8천건) 이후 가장 많다.
달러인덱스는 높아진 CPI에 순간 98.089까지 튀었지만, 이내 고용시장 악화가 부각되자 급격하게 방향을 틀었다.
달러인덱스는 여기에 유로 강세와 맞물려 장중 94.474까지 굴러떨어지기도 했다.
모건스탠리 자산운용의 엘렌 젠트너 수석 전략가는 "지금은 인플레이션이 부차적이며 노동시장이 핵심"이라며 "오늘 발표한 CPI는 어제 발표된 생산자물가지수(PPI)를 상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고용시장 둔화라는 연준의 시선을 돌릴 만큼 뜨겁지 않다"고 했다.
손성원 로욜라 메리마운트 대학교 교수는 "9월 금리 인하는 기정사실이지만, 향후 추세는 덜 확실해 보인다"면서 "인플레이션 상승과 고용 둔화는 연준에 어려운 정책적 딜레마를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손 교수는 "금리를 너무 빨리 인하하면 관세로 유발된 인플레이션이 고착될 위험이 있는 반면, 인하를 늦추면 실업 확대 위험이 커진다"고 우려했다.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은 7.1146위안으로 전장 대비 0.0057위안(0.080%) 소폭 하락했다.
달러-캐나다달러 환율은 1.3832캐나다달러로 0.0031캐나다달러(0.224%) 내려갔다.
파운드-달러 환율은 1.35778달러로 0.00471달러(0.348%) 높아졌다.
시장은 영국의 증세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AJ벨의 투자 디렉터인 러스 몰드는 "(레이철)리브스 재무장관은 채권시장에서 '자경단'을 달래는 조세·지출 계획을 마련하고 싶어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1.30달러(2.04%) 급락한 배럴당 62.37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월간 보고서에서 OPEC+가 생산량을 더욱 늘림에 따라 올해 세계 석유 공급이 예상보다 더 빨리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OPEC+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확대 협의체다.
OPEC+는 올해 10월부터 하루 13만7천배럴의 원유를 증산하기로 지난 주말 회의에서 결정했다.
코메르츠방크의 카르스텐 프리치 분석가는 "IEA가 내년에 석유 시장에서 엄청난 과잉 공급이 있을 것이라고 시사하면서 오늘 유가가 하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전날에는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지난 5일까지 일주일간 상업용 원유 재고가 390만 배럴 증가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는 100만배럴 감소를 점쳤던 시장의 예상을 크게 웃돈 수치다.
PVM의 타마스 바르가 석유 분석가는 "원유 시장은 중동 긴장으로 유가가 뛸 것이라는 전망과 공급 과잉으로 유가가 내려앉을 것이라는 전망으로 찢어져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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