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협상 먼저 끝낸 美日…韓美는 언제쯤 어떤 내용 담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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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신윤우 기자 = 미국과 일본이 무역 합의에 이른 데 이어 환율 합의까지 마무리해 한미 환율 협상의 전개에 이목이 쏠린다.
3천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에 따른 외환시장 여파로 양국 무역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것으로 전해지는 만큼 단기간에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미국과 일본이 합의한 대로 환율이 시장에 의해 결정돼야 한다는 기본적인 방향에는 한미 간에도 이견이 없을 전망이다.
미 재무부는 11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미일 양국이 거시 경제 및 외환 관련 사안에 대해 긴밀한 협의를 계속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환율이 시장에 의해 결정돼야 하며 과도한 변동성과 질서 없는 움직임은 경제 및 금융 안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또 환시 개입은 과도한 변동성과 질서 없는 환율 움직임을 방지하기 위한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시행하기로 했고, 경쟁 우위를 얻기 위해 환율이나 국제 통화제도를 조작하지 않기로 했다.
이런 내용은 재무부가 반기마다 내놓는 '환율 보고서'에도 실리는 부분이다.
환율 결정을 시장에 맡기고 무질서한 외환시장 상황과 같은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외환 당국의 개입은 제한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미국은 기준을 세워놓고 주요 교역 상대국 중 일부 국가를 환율 관찰 대상국, 환율 조작국 등으로 지정하며 불공정한 환율 관행을 통제하고 있다.
따라서 이런 사항은 큰 틀에서 향후 한미 환율 합의에도 포함될 수밖에 없다는 게 외환 당국의 인식이다.
아울러 미국과 일본은 연기금과 같은 다른 정부 투자 기관이 경쟁력 확보를 위해 환율을 목표로 삼지 않을 것이라는 데 동의했다.
이 역시 미국이 매번 환율 보고서를 통해 경계감을 갖고 있다고 밝히는 사안이다.
실제 최근 보고서에서 재무부는 "국민연금이 지난해 9월 월별 선물환 매입 한도를 10억달러에서 30억달러로 3배 늘렸고, 같은 해 12월에는 한국은행과 통화 스와프 약정 규모를 500억달러에서 650억달러로 확대했다"는 점을 짚었다.
국민연금의 해외자산 증가와 환 헤지 전략, 통화 스와프 계약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의미로 향후 한미 합의에도 같은 취지의 내용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미일 합의 중 외환시장 개입 내역을 최소 월 단위로 공개하고 외환보유액 및 선도계약 현황 또한 월 단위로 공개해야 한다는 내용이 눈에 띈다.
현재 우리는 분기마다 환시 개입 내역을 공개하고 있어서다.
미국과 일본이 월 단위로 개입 내역을 공표하기로 한 만큼 한미 양국도 공개 주기를 단축할 가능성이 엿보인다.
기본적으로 한미 합의가 미일 합의와 유사할 수 있으나 한국과 일본의 처지가 달라 구체적인 합의 내용을 속단하기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약속한 대미 투자 규모부터 경제 및 외환 보유고 규모, 자국 통화의 지위 등이 판이하게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최근 한 토론회에서 "일본과 한국은 처한 상황이 너무 다르다"며 "한국과 일본의 경제 규모, 더 근본적으로 외환시장 상황이 매우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은 기축통화국이고 외환 보유고도 우리나라의 3배"라면서 "수출입은행, 산업은행에서 1년에 조달할 수 있는 금액(외화)이 200억~300억달러를 넘기기 어려운데, 특별히 외환 쪽 통화 스와프 문제 해결이 안 되어 있다. 일본은 기축통화에 미국과 무제한 통화 스와프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외환 보유고의 한계, 스와프 라인의 한계가 있고, 기축 통화국도 아닌데 구조를 어떻게 짜겠나. 외환시장에 미칠 충격에 대해서 같이 고민해주고 미국이 도와줄 수 있는 부분에 대한 해답을 달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런 점이 양국 무역 협상을 교착상태에 빠지게 해 최종적으로 무역 및 환율 합의에 도달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수도 있어 보인다. 합의가 패키지로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환율 협상과 관련해 "지금까지 문제가 없고 관세 협상과 같이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대미 투자 규모가 막대한 데 따른 원화 약세 우려가 커 이에 대한 해법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앞서 김용범 실장은 대미 투자 관련 세부 내용이 불분명하면 외환 시장이 충격을 받아 달러-원 환율이 수백원 뛸 수도 있다고 염려하기도 했다.
해결책으로는 김 실장이 언급한 한미 무제한 통화 스와프가 거론된다.
한도 없는 스와프 라인을 열어둬 환시 충격을 방지하겠다는 셈법이다.
김진욱 씨티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은 한국은행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무제한 통화 스와프 계약 체결을 강하게 바라고 있을 것"이라며 "미국 국채를 담보로 제공해야 하는 연준의 FIMA(Foreign and International Monetary Authorities) 레포보다 통화 스와프를 더 선호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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