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 "3천500억弗 대미투자펀드 최종 합의 단기간 어려울 듯"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씨티는 3천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펀드를 둘러싼 한국과 미국 정부의 협상에 대한 결론이 빠르게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씨티 김진욱 이코노미스트는 15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미국은 물론이고 이재명 정부도 3천500억달러 투자를 놓고 양국이 선호하는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은 지난 12일 만났지만, 구체적 결과를 도출하지는 못했고,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과의 협의를 이어가고자 미국으로 출국했다.
러트닉 장관은 앞서 우리나라에 대해 지난 7월 합의한 양자 무역합의를 수용하거나 관세를 인하 합의 이전 수준으로 내야 한다고 압박했다.
김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이 두가지 이유로 우리나라가 원하는 합의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이 이미 일본과 5천500억달러 대미투자 합의에 서명했는데 투자 기한을 특정했고 미국 주도의 프로젝트 선정 절차, 2단계 이익 배분을 명확히 했다는 점을 들었다.
또 미국이 대만과 '빅딜'을 앞두고 있다고 밝힌 점과 스위스와 합의에 이를 수 있다는 내용이 알려진 점 역시 불리한 요소로 꼽았다.
김 이코노미스트는 대규모 대미 투자자금 조달 과정에서 원화채가 과잉 공급될 위험이 있을 뿐만 아니라 원화 절하 위험도 있다고 지적했다.
만약 3천500억달러가 3년 동안 미국으로 이전된다면 내년부터 연간 1천170억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다는 의미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앞서 국책 금융기관을 통한 외화자금 조달 규모가 매년 200억~300억달러에 그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렇게 되면 나머지인 860억~960억달러 정도는 원화채 발행으로 충당될 필요가 있는데 연간 국고채 발행 규모의 50%가 넘는 수준이다.
김 이코노미스트는 매년 이 정도의 자금이 달러화로 환전되는 것은 내년부터 2028년까지 국민연금의 연간 달러화 수요의 2배 이상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김 이코노미스트는 오는 23일 이재명 대통령의 유엔 안보리 기조연설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내달 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 등 두 가지 이벤트가 양국 및 다자 외교, 정치 이슈를 해결할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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