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말 美 단기자금 경색 우려…달러-원 1,400원대 경계
  • 일시 : 2025-09-23 07:54:48
  • 분기말 美 단기자금 경색 우려…달러-원 1,400원대 경계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분기말을 맞아 미국의 단기자금시장이 경색될 우려가 커지면서 달러화 유동성 축소에 따른 달러 인덱스 상승, 달러-원 상방 압력이 나올 가능성에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

    지난 2019년 9월 중순 미국 초단기금리인 레포(Repo) 금리가 급등했던 당시 달러화가 같이 올랐던 흐름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레포금리 급등과 함께 연방기금(FF) 금리마저 들썩임에 따라 결국 연준이 유동성을 투입하는 긴급 대책을 내놓은 후에야 시장은 안정을 되찾은 바 있다.

    분기말을 앞두고 기업들의 세금 납부와 미 재무부의 국채발행이 겹치면서 이른바 '레포 발작'이 나타났고, 하루짜리 레포금리는 한때 10%를 웃돌기도 했다.

    당시 달러-원 환율은 9월 들어 1,180원 안팎에서 움직이다가 레포시장 불안이 불거진 직후 1,200원에 근접했다. 달러 단기 유동성 경색이 곧장 신흥국 통화 약세로 연결된 셈이다.

    23일 시장에서는 미국 재무부의 현금계좌인 일반계정(TGA) 잔고가 최근 급격하게 늘어난 점과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역레포 잔액이 바닥에 근접한 것 등을 단기자금시장 경색 조짐으로 보고 있다.

    연준에 따르면 TGA 잔액은 지난 8월 중순 5천260억달러에서 9월 중순 8천70억달러로 2천800억달러 가까이 증가했다.

    재무부가 예산 불확실성 속에 국채 발행을 확대해 현금을 확보한 결과다.

    이달 30일까지 임시예산안(CR) 처리에 실패하면 10월 1일부터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이 불가피해진다.

    아울러 팬데믹 시절 2조달러를 넘었던 역레포 잔액은 최근 113억달러 수준으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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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레포 잔액이 바닥을 찍으면서 재무부가 추가로 국채를 발행할 경우 곧바로 은행의 지급준비금이 줄어들면서 달러 유동성 축소가 나타날 수 있는 셈이다.

    일부에서는 이같은 달러 유동성 경색 조짐이 단기적으로 달러화의 강세를 불러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대신증권의 이주원 이코노미스트는 "9월 중순부터 기업들의 법인세 납부기간으로 은행의 지급준비금이 추가로 축소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2019년 9월 미국 자금시장 경색 당시 레포금리와 함께 달러 인덱스도 상승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도 자금시장 불안이 확대될 경우 일시적인 달러가치 상방압력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자산전략팀장은 지난 19일 연합뉴스경제TV에 출연해 "지난주부터 달러가 점점 마르고 있다는 자금시장 징후가 계속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단기시장금리인 SOFR과 연준 기준금리의 실질적 하한 역할을 하는 EFFR의 스프레드가 분기말을 보름이나 앞둔 시점에서 이미 20bp로 확대된 바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지급준비금 감소, 역레포 고갈, TGA 흡수 등이 맞물려 구조적 준비금 축소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달러 유동성 부족이 달러 강세·원화 약세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달러-원 환율이 1,400원대로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1,400원대로 환율이 오르면 정부의 정책 대응에 대한 압박도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 전반의 달러 유동성 경색 우려는 크지 않다.

    외화자금시장에서 스와프포인트가 최근 큰 폭으로 개선되는 등 달러 조달 스트레스가 감지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외화자금시장에서 22일 기준 일주일 물의 만기가 10월 1일에 떨어지는 데 분기 말 지나가는 상황인데 이론가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면서 "미국 자금시장 불안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장이 어느 정도 대비를 해놓기도 한 상황이기 때문에 달러 유동성 문제로 달러-원이 오를 것 같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외환시장의 한 전문가 역시 "시장 유동성이 일시적으로 줄어들 수 있는 현상은 염두 될 필요는 있다"면서도 "다만 우리나라까지 영향을 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현물환 시장에서 달러화 가치가 오르는 것과 달리 외화자금시장에서는 오히려 가격이 개선되는 등 달러화 조달 스트레스가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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