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엔 환율, 역대 최고 근접…작년 엔 캐리 공포 재현되나
  • 일시 : 2025-09-23 16:16:14
  • 유로-엔 환율, 역대 최고 근접…작년 엔 캐리 공포 재현되나



    (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유로화 대비 엔화 가치가 역대 최저 수준 근처까지 떨어지자(유로-엔 환율 상승) 지난해 유로-엔 환율을 급등시킨 이른바 '엔 캐리 트레이드' 공포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3일 연합인포맥스 해외주요국 외환시세(6411)에 따르면 유로-엔 환율은 이날 장중 174.49엔에 거래되며 올해 중 고점을 기록했다.

    유로-엔 환율은 연저점을 기록한 지난 2월 말 155엔대와 비교하면 약 12% 높아진 상태다.

    엔화 가치는 스위스프랑에 대해서는 최근 이미 역대 최저를 경신했다. 스위스프랑-엔 재정 환율은 지난 18일 장중 187.03엔을 터치하며 최고점을 달성했다. 같은 날 파운드-엔 재정 환율도 장중 201엔선을 상향 돌파해 201.26엔의 신고점을 기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내 추가 금리 인하를 시사하면서 약세를 보이는 달러화 정도를 제외하면, 엔화는 다른 주요 통화들 전반에 대해 약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최근 엔화 가치 하락에는 마이너스 영역으로 들어선 일본의 실질금리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정책금리에서 물가상승률을 빼서 산출하는 일본의 실질금리는 -2.2% 수준을 가리키고 있다.

    이런 마이너스 실질금리 하에서, 지난해 상반기 엔화 가치를 크게 끌어내린 해외 헤지펀드 등의 엔 캐리 트레이드 움직임이 다시 나타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엔 캐리 트레이드는 펀드나 금융기관 등이 금리가 낮은 일본의 엔화를 저비용으로 빌려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국가의 통화에 투자해 차익을 노리는 거래 기법이다. 엔화를 다른 국가의 통화로 바꾸는 과정에서 매도 압력이 가해진다.

    엔 캐리 트레이드는 지난해 7월 약 37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엔저의 원인을 제공했다고 알려졌다. 유로-엔 환율은 지난해 7월 장중 175.06엔을 터치하며 역대 최고를 찍었고, 그해 7월 말 일본은행이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펀드 세력은 엔화 매도 포지션을 한꺼번에 해소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현재 외환시장에서 환율의 변동률이 꽤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어, 투기 세력들이 환율 변동성을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엔 캐리 트레이드를 시도할 수 있는 좋은 상황을 맞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외국계은행 일본 지점이 본국 본점으로 송금한 '본지점 계정' 통계를 보면 송금액은 2025년 1~7월 월간 평균 12조7천178억 엔까지 증가했다.

    이는 2000년대 엔 캐리 붐의 끝자락인 2008년 14조1천361억 엔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해외에서 그만큼 엔화에 매도 압력을 가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미즈호증권의 오모리 쇼키 수석 전략가는 최근 고객 메모에서 "엔화가 안전자산에서 조달통화로 바뀜에 따라 큰 폭의 엔화 강세는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며 "엔화가 캐리 거래 속 고금리 통화를 매수하기 위해 조달되는 통화로서의 성격이 짙어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일본 정국의 불확실성도 엔화 약세에 한몫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의 우노 다이스케 수석 전략가는 "어느 후보가 이긴다고 해도 재정 확장적인 야당을 배려하는 정권 운영을 할 수밖에 없다는 시각이 최근 엔화 매도의 배경에 있다"고 말했다.

    또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으로 엔화 매도세가 끝난다고 해도, 엔저에 제동이 걸린다고 확신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후쿠오카파이낸셜그룹의 사사키 도오루 수석 전략가는 "해외 직접 투자 확대나 디지털 서비스 부분의 적자 등으로 엔화가 계속 팔려나가는 구조를 감안하면, 일본은행이 실질금리의 마이너스 폭을 크게 줄일 정도의 금리 인상에 나서지 않는 한 엔화 약세 상황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출처 : 연합인포맥스


    m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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