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400원대 복귀에 증권가 촉각…경계심리 속 '관망 모드'
외국인 자금 이탈 등 동향 안 보여…"증시 영향, 아직 없다"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원/달러 환율이 올해 5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외국인 수급에 힘입어 최근 상승 흐름을 보이던 국내 주식시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2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오후 2시 58분 현재 전날 주간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보다 3.0원 오른 1,400.5원을 보이고 있다.
환율은 간밤 야간 거래에서 장중 1,400원을 넘어선 뒤 올해 5월 14일(야간 거래 종가·1,404.5원) 이후 최고치인 1,403.8원에 거래를 마쳤다.
증권가 전문가들은 환율이 다시 하락해 안정될 때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면서도 대체로 증시 흐름 자체를 바꿀 정도의 상황은 아니라는 시각을 보였다.
정해창 대신증권[003540] 연구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환율 상승은 통상 외국인 수급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지만, 오늘 장에서는 당장 외국인이 환율 때문에 빠져나가는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새벽 (우리 정부의)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의 협상에서 특별한 결론이 나오지 않으면서 단기적으로 (외환) 수급이 불안정했던 측면이 있었던 듯 하다. 일단 국내 증시에는 뚜렷한 영향이 없었다"면서 "(결과를) 예측하기가 어려운 변수다 보니 경계심리만 시장에 좀 들어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최근 한국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매수세가 거셌던 것이 환율상승의 배경 중 하나가 됐을 것이란 진단도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039490] 연구원은 "한미 관세 협상 때 체결한 대미 투자 3천500억달러의 재원 마련을 놓고 논란이 개입된 듯 하다"면서도 "서학개미들의 미국 주식 투자가 9월에 급증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의 외화증권 예탁결제 현황을 보면 한국인의 9월 미국 주식투자금액이 8월 대비 211억 달러(약 30조원) 증가했는데, 이것 역시 환율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이야기다.
한 연구원은 "달러/원 환율 상승 속도나 레벨이 조금 신경 쓰이는 건 맞다. 그래도 서학개미의 미국 주식 투자확대가 달러 수요 증가와 달러/원 환율 상승으로 이어진 측면이 있는 만큼 1,400원대 진입을 두고 한국 증시 추세하락 시작, 외국인 순매도 전환 등의 부정적 해석은 지양하는 게 맞지 않나 싶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 포함 정부 주요 관계자들이 현재 미국에 가서 베선트 장관 등과 만나 외환 시장 문제, 대미 투자 재원 마련 문제 등을 논의 중이라고 하니 증시에 긍정적 결과가 나오길 기대해 봐야겠다"고 말했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내적으로는 대미투자협상을 둘러싼 불안감. 대외적으로는 시장의 보수적 가이던스(전망치)를 제공한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전날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매파적 발언이 강달러 압력을 높이고 있다"고 현 상황을 분석했다.
최규호 한화투자증권[003530] 연구원은 미국 물가와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환율상승 압력으로 이어지고 있는 만큼 "당장 하락 추세로 들어서긴 쉽지 않다"면서 "연말에는 환율이 하락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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