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0원대 달러-원에도 네고는 주춤…수출업체, 더 오를 걸로 보나
달러-원, 야간 연장거래서 한때 1,411.00원 '껑충'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전날 달러-원 환율이 1,400원대로 뛰었음에도 수출업체들이 달러 매도(네고)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
간밤 연장거래에서는 1,410원선을 상향 돌파한 가운데, 이날 정규장에서는 거래를 기다리고 있는 수출업체 네고 물량이 얼마나 더 출회될지 주목된다.
26일 연합인포맥스 달러-원 거래 종합(화면번호 2110)에 따르면 전날 달러-원 환율은 1,403.00원에 상승 출발했다. 지난 5월15일(1,410.90원) 이후 최고 수준이다.
앞서 시장에서는 월말·분기말에 따른 수출업체 네고 유입이 롱 심리 과열을 억제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그러나 달러-원은 정규장 거래에서 쉽게 내리지 못한 채 1,400원 부근 흐름을 이어갔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매파적인 발언과 더불어 러시아·우크라이나의 전쟁 국면, 교착 상태에 놓인 한미 관세협상 등이 달러-원의 상승을 자극했기 때문이다.
◇"상승 전망에 네고 유보…달러 결제건 많아"
시장 참가자들은 환율이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에 수출업체들이 네고 물량을 다수 유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 조선사 관계자는 "수출업체들 사이에서 전반적으로 달러화가 계속 오를 것이라는 컨센서스가 있는 것 같다. (달러를) 많이 파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며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대미 투자 관련 이슈도 있다 보니, 조금 더 유보하는 경향이 있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A은행 세일즈딜러는 "네고가 생각보다 많이 나오지 않았다. 기존에 발생하던 물량은 소화된 것으로 보이지만, 대기업 기준 발생한 네고 물량이 거의 없었다"면서 "아마도 더 홀딩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수출업체들이 네고를 많이 내놓지 않는 이유는 달러를 사용해야 하는 결제 건이 많기 때문"이라면서 "대미 투자와 같은 해외 사업도 있겠지만, 특정 이슈 때문에 예전처럼 일정 레인지에 진입했을 때 물량이 바로 나오는 분위기는 아닌 것 같다"고 설명했다.
B은행 외환딜러도 "저희 쪽으로 들어온 물량은 없었다"면서 "플로우 거래가 많지 않았던 만큼 방향성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시장 불안이 상당히 높아진 상황이라며, "대미 투자가 단기간에 집행될 경우 외화 유출이 급격히 확대돼 적정 환율 수준을 100원 이상 상승시킬 전망"이라고 밝혔다.
◇"네고 쏟아졌지만…추가 상승 여력"
반면, 일부 은행은 네고 물량이 평소보다 많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C은행 외환딜러는 "장 초반 상단에서 네고 물량이 많이 나와 1,390원대로 잠시 내린 것 같다"고 언급했다.
D은행 메인딜러(주포)는 "최근까지는 네고를 이연한 분위기였지만, 오늘은 간만에 네고가 많이 나왔다"면서 "개장 직후에만 한 장(1천만달러 규모) 가까이 팔았는데, 다른 은행들은 더 많이 팔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귀띔했다.
수출업체들이 환율의 단기적인 상단을 더 높게 열어두고 있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었다.
A은행 딜러는 "현재 1,400원대 레벨이 용인되는 수준이라 단순히 1,400원선을 넘었다고 해서 물량을 더 내놓지는 않는 모습"이라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한미 통상협상 마찰 등 우려되는 소식이 나온다면 환율이 곧바로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D은행 주포는 "주요 고객 중 보유 달러를 전부 매도하는 경우는 없었다. 기대 심리가 위로 열려 있는 분위기"라며 "이날 고객들은 1,405원 부근을 상단으로 전망했는데, 단기적으로는 1,410원대를 열어둬야 한다고 본다"라고 부연했다.
최규호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의 상승 압력이 이어지는 이유는 미국 물가와 통화정책 불확실성 때문"이라며 "환율이 당장 하락 추세로 들어서긴 쉽지 않으며, 불확실성에 따른 환율 영향은 약 30원 내외로 추정한다"고 내다봤다.
한편, 달러-원은 야간 연장거래에서 한때 1,411.00원까지 급등했다. 지난 5월15일 야간거래 고점(1,412.1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치를 큰 폭으로 웃돌면서 달러인덱스는 98대 중반까지 치솟았다.
시장이 상단으로 관측한 1,410원대를 야간거래에서 이미 확인한 만큼, 수출업체 네고의 추가 발생 여부가 환율의 단기적인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jy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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