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POLL] 커진 변동성에 고점 상향…10월 평균 1,426원
(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김지연 기자 = 서울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오는 10월 달러-원 환율이 높아진 변동성 속에 최대 1,450원선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대미 투자 관련 한미 협상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달러-원 환율이 최근 견고한 저항선이었던 1,400원선을 넘어서고 1,410원도 돌파한 바 있어 상승 여지를 크게 열어두는 모습이다.
연합인포맥스가 30일 은행과 증권사 등 12개 금융사의 외환 전문가들을 상대로 진행한 설문에서 10월 달러-원 환율 전망치 고점 평균은 1,425.75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9월 전망치 고점인 1,409.62원 대비 16원가량 높은 수준으로 상단이 열린 모양새다.
저점 평균 전망치는 1,372.17원이다. 9월 전망치 저점인 1,355.08원에서 17원가량 높아졌다. 상단과 함께 하단도 동반 상승했다.
달러-원 환율은 전날 정규장을 1,398.70원으로 마쳤는데 위아래로 27원 정도 움직일 여지가 있다는 판단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관세 인하의 조건으로 요구하는 3천50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둘러싼 불확실성을 주시하며 변동성 확대를 경계하고 있다.
전용진 우리은행 과장은 "엇갈리는 지표에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시장 분위기가 이어질 듯하다"며 "한미 환율 협상과 통화스와프 등 굵직한 정치 이슈가 환율 방향을 정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현환 iM뱅크 과장은 "미국 고용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기대에 부합하는 인플레이션 수치로 달러 약세가 예상되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압박으로 인해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변동성의 방향은 전망치 고점 평균이 높아진 데서 엿보이듯 위를 가리키고 있다.
정용호 KB증권 부부장은 "기존 해외 투자에 관세 관련 미국 투자 수요가 더해져 결제 수요가 강할 것"이라며 "한미 협상 불확실성에 추가적인 상방 압력이 있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문홍철 DB증권 자산전략팀장도 "대미 투자 자금 마련에 대한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기업들의 불안에 따른 투자용 달러 매수가 상당 기간 이어질 수 있다"며 "자금을 어떻게 마련한다는 초안조차 나오지 않은 상태여서 일본과 한국의 대응과 미국과의 협상에 따라 환율 변동성이 매우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분간 환율은 위쪽 방향성을 열어두되 불확실성의 진행 상황에 따라 높은 변동성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민수 IBK기업은행 차장은 "200일 이동평균선은 1,415원 수준으로 상단을 무겁게 한다. 최근 단기적 급등에 대한 피로감은 상승 속도를 제한하는 요인"이라면서도 "환율 합의에도 한국 경제에 부정적인 압력이 지속된다는 점, 대미 투자 불안과 매파적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은 원화 강세에 지속적인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했다.
10월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주목할 이벤트로 꼽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참석하는 만큼 한미 관세 협상에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연구원은 "10월 환율은 한미 관세 협상 불확실성이 지속됨에 따라 1,400원대 고환율 구간에 머물 것"이라며 "한국 내수 경기의 완만한 회복과 증시 호조에도 불구하고 3천500억달러 대미 투자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원화 강세를 제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현재 통화스와프 등 여러 옵션이 거론되고 있지만 양국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못하고 있어 협상 결과를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10월 말 있을 APEC 정상회담을 전후로 협상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그전까지는 불확실성으로 인해 환율이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진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달러-원이 점차 아래로 향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미 투자 관련 뉴스에 달러-원 변동성이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단기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지만 월말로 갈수록 하향 안정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그는 "현재 달러화 반등은 정치적 불확실성, 계절적 수급이 맞물린 단기 반등일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며 "미국 측 환율 레벨 압박이 상존하고 (고환율은) 정부의 강한 증시 부양 의지와도 상충하는 부분이 있는 만큼 환율을 계속 위로 보기도 어렵다"고 언급했다.
한미 투자 협상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해소될 경우 하락세가 펼쳐질 것이란 기대가 존재한다.
김준연 산업은행 대리는 "원화는 대미 투자펀드 등에 대한 경계감에 약세를 이어가겠다"면서도 "레벨에 대한 경계 등으로 10월 금통위가 동결될 경우, 원화는 한미 통화스와프 등의 논의와 함께 약세 폭을 줄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상반월에는 글로벌 달러 강세 흐름을 보이겠지만, 하반월에는 차츰 되돌려질 전망"이라며 "10월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수세는 원화 약세를 늦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이영화 BNK부산은행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와 관련한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잔존하는 가운데, 대미 투자와 관련한 미국과의 협상 불안 및 실수요 측면 달러 초과 수요 지속 등으로 추가 상승 압력에 노출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아직 협상 중임을 감안한다면 추가 상승 폭은 제한적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면서 "우려 수준보다 원활하게 타결된다면 불확실성 해소와 함께 달러-원 환율의 본격적인 하락 시도도 전개될 수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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