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투자 협상 환율 최대 변수로 부상…"30~40원 등락 가능성"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3천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 패키지 협상을 둘러싸고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환율과 통화정책의 향방이 협상 결과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가 대미 직접투자시 외환시장이 불안해질 수 있어 미국에 무제한 통화스와프를 요청하는 등 안전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미국은 다소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합의점이 마련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달러-원 환율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기대 약화와 대미투자 협상 불확실성에 최근 1,400원을 돌파하는 등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30일 시장에서는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가능성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직접 투자 규모를 줄이는 것이 최선의 합의가 되겠지만 미국의 양보를 이끌어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 때문에 합의가 지연되고 미국이 관세인상 등을 통해 다시 압박하는 상황이 된다면 환율은 1,400원 중반이나 후반까지도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최악의 시나리오까지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A은행의 외환딜러는 "통화스와프도 불가능해지고 3천500억달러에서 더 투자를 요구하는 상황까지 가게 되면 1,400원 중반까지도 환율이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전날에도 네고가 유입되는 속에서도 결제물량이 생각보다 계속 나오면서 하단을 지지해줬던 게 통화스와프가 안되거나 이와는 별개로 기업들이 달러를 비축해놓으려고 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만약 심리를 자극하는 뉴스가 터지면서 달러를 무작정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면 환율이 더 오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씨티는 협상과 관련해 2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협상 결렬을 피하는 부분적 합의가 나오거나 합의가 나오지 않음에 따라 미국이 압박 수위를 높이려 25%나 그보다 높은 상호 및 자동차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다음 달 말로 예정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분수령이 될 수 있겠지만, 불확실성이 계속 이어진다면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도 '환율 불안'을 이유로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협상 추이에 따라 금리 인하는 내년까지 미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통화스와프가 체결돼도 환율 상승 부담이 없어지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한 외환시장 전문가는 한미 통화스와프가 체결된다고 해도 "통화스와프 자금 용도가 외화유동성 공급이라는 원칙을 따를 경우 유사시 우리나라 금융시장에 안전판이 제공된다는 것이지 대규모 외환 수요를 줄이는 것은 아니라서 환율 부담은 거의 줄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따라서 원화를 담보로 연준으로부터 빌린 달러를 기업의 투자재원으로 사용하는 것을 허용해 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데, 미국이 이를 굳이 받아들일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미국의 양보가 전혀 없을 경우 환율이 급등할 것이며 1차 저항선은 1,450원, 2찬 저항선은 1,480원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통화스와프가 체결되면 일시적으로 20~30원 하락한 후에 빠르게 원상복구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26일 달러-원 환율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3천500억달러 '선불' 발언에 1,410원대까지 오르며 4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원화 뿐만 아니라 주식, 채권까지 트리플 약세를 보였다.
시장은 하루 만에 안정을 되찾았지만, 이런 상황이이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는 점에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DB증권의 문홍철 연구원은 "외환시장의 긴장도가 고무줄처럼 팽팽하기 때문에 협상 결과에 따라서 환율이 30~40원 이상 상하로 등락하기 쉽다"면서 "1,420원 선 위에서는 당국이 개입이 강해질 수 있지만 저항선이 뚫릴 경우 상승압력이 1,400원대 중반까지 커지므로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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