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자민당 총재 선거 임박…원화 강세 요인 될까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의 사임으로 치러지는 자민당 총재 선거가 오는 10월 4일로 예정된 가운데 엔화의 프록시(대리) 통화로 분류되는 원화에 미칠 영향에도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30일 연합인포맥스 해외주요국 외환시세(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오전 9시32분 현재 달러-엔 환율은 148.63엔, 달러-원 환율은 1,402.20원으로 상승했다.
내달 4일 열리는 일본의 자민당 총재 선거에는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담당상,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 등 5명이 출마했다.
일본의 주요 외신이 지난 27∼28일 자민당 지지자 3천14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고이즈미 의원을 지지한다는 응답자가 40%로 가장 많았고, 다카이치 의원(25%), 하야시 의원(16%)이 뒤를 이은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현재 고이즈미 의원과 다카이치 의원이 차기 총리 후보로 가장 유력한 상황이다.
달러-원 환율에 영향을 미칠 변수는 후보별 통화정책 기조다.
고이즈미 의원은 '기시다 후미오-이시바 시게루' 내각이 이어온 재정 긴축 노선을 계승해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 흐름을 지지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엔화 강세 요인(달러 약세)으로 작용해 달러-원 환율의 상방 압력을 일부 완화할 수 있다.
반면, 다카이치 의원은 '여자 아베'라는 별명과 함께 아베노믹스를 계승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해왔다.
다카이치 의원의 적극적인 재정 지출 및 금리 인상 반대 기조는 엔화의 약세(달러 강세)를 심화해, 현재 1,400원 부근에서 등락 중인 달러-원의 추가 상승을 자극할 여지가 있다.
이주원 대신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다카이치 의원은 다소 완화적인 스탠스를 나타낼 수 있으며, 기업 투자에 친화적이지 않은 시중금리 급등을 꺼릴 소지가 있다"면서 "다카이치 의원 당선 시 엔화의 약세 압력이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관측했다.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다카이치 의원이 우위를 보였지만, 시장에서는 대체로 고이즈미 의원의 당선 가능성을 조금 더 높게 보고 있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다카이치 의원은 아베 신조의 후계자로 이미지 메이킹이 돼 있어 대중의 폭넓은 지지를 얻기가 쉽지 않다"면서 "이시바 총리 입장에서는 새로운 내각이 출범해 본인의 정책이 뒤집히는 것을 원치 않을 테니, 결선 투표에만 간다면 고이즈미 의원이 승리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시바 총리가 30일 부산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세 번째 정상회담을 가진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임환열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이시바 총리가 이재명 대통령과 부산에서 정상회담을 가진다는 소식을 고려하면, 이시바 내각에서 활동했던 고이즈미 의원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도 분명히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임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을 제로금리 수준에서 구출하겠다는 고이즈미 의원의 의지가 뚜렷하다 보니, 고이즈미 의원 당선 시 일본의 금리 인상 흐름을 따라 엔화 강세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 이코노미스트는 "(고이즈미 의원 당선 시) 일본의 금리 인상 경로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인하할 경우 한국 원화보다 엔화가 더 크게 반응할 가능성이 높다"며 "따라서 엔화가 원화보다는 상승할 여지가 크다고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즉 일본의 금리 인상 기조와 함께 미국이 정책금리를 인하할 경우, 달러 대비 엔화의 강세가 두드러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때 원화도 어느 정도 강세 요인을 받겠으나, 안전통화인 엔화의 강세 폭이 위험통화로 분류되는 원화보다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주원 이코노미스트는 "자민당이 중의원에서 다수당일 경우 새 총재가 총리 후보로 지명되지만, 현재의 소수 여당 형태인 경우 다른 당과의 연합이 필요하다"며 "집권 여당 대표가 바뀔 경우 신속히 임시 국회를 소집해 총리 지명 선거를 하지만, 내달 4일 총재 선거 이후에는 10일 정도 시차를 둘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선거 전후로 환율 변동성의 확대를 주의해야 할 것"이라며 "내달 14일 새 총리를 지명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총리 지명이 원활하게 마무리되는지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겠다"고 이 이코노미스트는 조언했다.
jy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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